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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김광현의 노히트? 나는 이재곤의 완투가 더 아쉽다.


 화창한 날씨의 6월 10일 목동구장.
주중 1차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지난 경기에서 완벽한 공격력을 과시한 롯데의 팬들은 다시금 롯데타선의 화력쑈를 구경하기 위해 목동구장으로 모여들었다.



< 6월 10일 경기 리뷰 >

 5연승을 기록하며 2010시즌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롯데는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두 번째 승리를 노리는 이재곤을 선발로 내세워 연승의 숫자를 '6'으로 높이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이대호, 이런 이대호가 똑딱이라고?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초, 이대호가 똑딱이 4번 타자라고??? -

 1회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롯데는 프로 첫 선발 데뷔전이라는 상황에 긴장한 넥센의 투수 문성현을 상대로 강한 공격력을 과시 했다.

 선두타자인 손아섭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볼을 잘 골라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고, 조성환은 조금씩 빠지는 볼을 던지던 문성현이 0-1의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공을 정확하게 공략하여 투수 강습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스트레이트 볼넷과 내야안타로 흔들리는 문성현은 홍성흔을 어렵사리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산 하나를 넘겼지만 국내 최고의 타자이며 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대호는 넘기 힘든 산과 같았다.
1-2의 볼카운트에서 한복판 조금 낮은 공을 완벽한 자세로 밀어 쳐 좌측 폴대 안쪽에 떨어지는 쓰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대호의 홈런 장면에 대한 리플레이 장면이 중계화면에서 끝나는 순간 롯데의 또 하나의 홈런이 나왔다.
문성현의 두 번째 공을 잡아당겨 이대호와 거의 같은 곳에 떨어지는 백투백 홈런을 만들어냈다.

롯데는 가르시아의 홈런 뒤 강민호가 우중간 2루타를 치며 1회에만 볼넷 하나와 안타 4개(홈런2개)로 문성현에게 선발 데뷔전을 톡톡히 치르게 만들었다.

이재곤의 지난 5월 27일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말, 이재곤의 완벽한 출발 -

 야수들이 4점이라는 큰 점수를 뽑아낸 뒤 첫 수비에 들어간 이재곤은 자신감 넘치는 피칭으로 완벽한 출발을 보였다.

 선두타자 장기영을 5구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낸 이재곤은 다음 타자인 황재균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공격적인 피칭을 보였고, 이숭용을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삼진 2개, 내야땅볼 1개를 유도하는 완벽한 피칭으로 선발 2연승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넥센의 문성현 (사진출처:넥센히어로즈홈피)

- 2회초, 문성현의 강판과 롯데의 추가 1득점 -

 롯데는 2회에도 문성현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기혁이 초구 내야땅볼로 아웃 된 뒤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첫 타석에서 스윙 한번 하지 않았던 손아섭은 2-1의 볼카운트에서 문성현의 4구째를 밀어 쳐 좌익수 왼쪽에 떨어져 펜스까지 구르는 2루타를 쳐냈고, 넥센의 선발 투수 문성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넥센의 투수가 김성태로 바뀌고 조성환의 우익수 플라이로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한 상황,
타석에는 타점 1위 홍성흔이 들어섰고 초구에 3루수와 3루 베이스를 강하게 뚫는 적시 2루타를 만들어내며 롯데의 추가 득점을 올렸다.

강민호, 강민호는 5월 초 부터 불꽃 타격을 뽐내기 시작했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강민호의 투런 홈런 -

 롯데의 불꽃타선은 3회에도 식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가르시아는 김성태의 초구 몸 쪽 공을 잡아 당겨 가르시아 시프트도 어쩔 수 없는 1, 2루를 뚫는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무사에 주자를 1루에 둔 강민호는 1-3의 볼카운트에서 김성태가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3회초 강민호의 타석에서는 넥센의 포수 강귀태와 주심 사이에 볼 판정으로 인한 충돌이 있었다.
항의 순간의 공을 확실히 볼이 맞았으나 앞선 1, 2회 문성현의 우타자 바깥쪽 공이 계속 볼로 판정 받은 것이 쌓여 강귀태가 폭발한 듯 했다.

3회초, 강귀태와 주심의 팽팽한 다툼 (사진출처:넥센히어로즈홈피)

- 5회말, 실점보다 긴장되었던 이재곤의 부상 -

 공격에서는 상, 하위 타선의 구분 없이 맹타를 휘두르며 넥센의 마운드를 공략했다면 마운드에서는 이재곤이 4회까지 넥센의 타자들을 꽁꽁 묶고 있었다.

 4회까지 단 37개의 공으로 넥센의 타선을 제압하던 이재곤은 5회에도 원 아웃을 잘 잡은 뒤 강병식에게 투수 옆을 빠지는 중전 안타를 맞으며 경기 두 번째 주자를 내보냈고, 강정호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경기 첫 위기에 몰린 상황, 롯데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든 사건이 벌어졌다.
이재곤의 4구째를 받아친 유선정의 강습타구가 이재곤의 오른쪽 무릎에 맞으며 내야안타가 되었고, 강습타구에 맞은 이재곤은 마운드에 드러누운 상태에서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5선발자리를 잘 지켜주며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던 이재곤이 부상을 당하는 것은 롯데팬들 누구에게나 큰 근심을 안겨주게 되는 것이었다.

 5분정도를 마운드에서 고통스러워하던 이재곤은 다행이도 팬들의 걱정이 힘이 되었는지 큰 부상을 입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임무인 마운드를 계속 지켰다.

아무리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무릎에 공을 맞은 이재곤의 집중력과 투구의 힘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원 아웃 만루 상황에서 조중근의 1루수 깊은 내야 땅볼에 1점을 내준 뒤 장기영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추가로 내줬다.

3점을 내줬지만 이재곤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아 롯데팬들을 안심하게 했던 5회말의 수비였다.

5회말, 이재곤의 3점째 실점장면 (사진출처:넥센히어로즈홈피)

- 7회초, 강민호의 두 번째 홈런- 

 3회초 강민호의 투런 홈런 이후 득점이 없었던 롯데의 공격은 7회초 다시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7회초의 공격은 홍성흔이 2-2의 볼카운트에서 이보근의 5구째를 밀어 쳐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이대호와 가르시아의 연속되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4이닝 만에 롯데의 득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7회 공격은 홍성흔의 득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가르시아 다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바뀐 투수 박성훈의 한복판에 몰리는 직구를 3회의 홈런 장면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 중견수 뒤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구에 맞고 고통스러운 표정의 이재곤 (사진출처:넥센히어로즈홈피)

- 9회초, 이대호의 두 번째 홈런 -

 9대 3의 스코어로 이미 승부의 추는 롯데 쪽으로 크게 기운 9회초, 경기의 마지막 공격을 장식하는 홈런포가 나왔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조성환과 홍성흔이 각각 유격수 땅볼과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난 뒤 타석에 들어섰고 한복판으로 밋밋하게 들어오는 변화구를 잡아 당겨 강민호와 마찬가지로 경기 두 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두 개의 홈런은 각각 밀어친 타구와 당쳐친 타구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가치가 높아 보였다.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말, 아쉽게 놓친 이재곤의 완투승 -

 8회까지 90개 정도의 공을 던졌던 이재곤은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지난 선발 경기에서 첫 선발승을 거두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완투승을 기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재곤은 선두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쉽게 9회를 마무리 할 것으로 보였지만 강병식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강정호와 유선정을 각각 볼넷과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시키며 위기에 몰렸다.

 위기에 몰린 이재곤은 다음 타자인 김민우와의 승부에서 2루수 땅볼타구를 유도해 내며 완투승을 손에 잡는 듯 했다. 하지만 2루수 조성환이 타구를 한번 더듬는 바람에 타자 1루 주자는 2루에서 아웃시켰지만 타자를 1루에서 살려주며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재곤은 결국 장기영에게 1타점 중전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이재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사율이 황재균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미숙했던 수비로 인해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생애 첫 완투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된 이재곤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 이 것이 바로 롯데의 타선 >

- 홈런포로 상대를 제압하다 -

 롯데는 주중 2차전 경기에서 15안타 13득점으로 넥센의 마운드를 맹폭한 것에 이어 3연전 마지막 경기인 목요일 경기에서도 13안타 10득점을 올리며 화력을 과시했다.
연 이틀 경기에서 한 타자를 제외한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상,하 타선의 구분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의 타선은 상대팀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 타선의 다양한 매력 가운데 6월 10일 경기에서 보여준 롯데 타선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나 중심타선의 파워였다.

 6월 10일 경기에서 롯데의 중심타선은 5개의 홈런을 만들어냈다.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던 3번 타자 홍성흔의 홈런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이대호와 강민호가 각각 두개의 홈런을 뽑아냈고 가르시아도 한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홍성흔과 함께 홈런 순위 공동 2위에 올라섰다.

 모든 홈런이 소중하지만 이대호의 1회 스리런 홈런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5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타점과 높은 득점권 타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의 큼지막한 홈런과 장타가 비교적 작아 타팀 팬에게 가끔은 '똑딱이' 4번 타자라는 오해까지 받는 이대호의 경기 초반 승부를 결정하는 스리런 홈런은 다른 팀의 팬들에게도 엄청난 파워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서운 롯데의 토종 타자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소총 부대로 유명했던 롯데가... -

 롯데는 시즌 현재 76개의 홈런으로 두산의 62개를 14개차이로 제치고 팀 홈런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클린업 트리오인 홍성흔(15개) - 이대호(14개) - 가르시아(15개)가 기록하고 있는 홈런의 합(44개)은 KIA의 팀 홈런 38개를 훌쩍 넘을 뿐만 아니라 LG(45개), 넥센(46개)과도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6번 타자 강민호도 역시 12개나 되는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 한다면 롯데의 3~6번 타선의 파워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롯데의 이런 모습은 오래된 롯데의 팬이나 롯데를 좋아하게 된지 4~5년을 넘긴 팬들에게는 아주 낯선 모습이다.
90년대 중반 마땅한 홈런타자 없이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중점으로 했던 '소총부대'의 롯데와 몇 년 전만 해도 이대호만 피하면 된다던 '이대호와 여덟 난장이'의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장면이니 말이다.
 
KBO 홈런 순위

전체 홈런 순위 5위권 안에 4명의 타자를 포진 시키고 있는 롯데 중심타선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 일지 궁금하다.



< 이재곤이 5선발이야? >

- 어느 팀 보다 든든한 5선발, 이재곤 -

 롯데의 팬들은 이제 이재곤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선발로케이션의 마지막 퍼즐인 5선발을 매우기 위한 실험에서 가장 마지막에 혜성처럼 나타난 이재곤은 앞선 실험 대상자였던 이명우, 김대우, 진명호, 이용훈을 제치고 가장 안정되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3경기째 선발 등판을 기록하며 그의 많은 장점들이 알려지고 있지만 그중에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성격이 될 것이다.

 첫 1군 등판이었던 SK전 불펜 등판 때도 그랬고 컨디션에 따라 구위에 문제가 있을지언정 상대와 경기 상황에 따라 심리적인 문제를 보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그의 성격은 첫 선발 등판이었던 SK전에서도 1위 팀을 상대하면서도 큰 부담을 가지지 않으며 7이닝 2자책점의 호투를 기록하게 했고, 두 번째 등판이었던 삼성전에서도 역시 위기에 몰리고도 자신이 원하는 구종과 제구를 성공하며 첫 승을 올렸었다.

 이재곤의 이런 장점은 넥센의 문성현과의 대결을 펼쳤던 6월 10일 경기에서 더욱 부각되었다.
문성현이 일찍 강판되며 많은 것을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문성현이 1회 제구가 조금씩 빗나가면서 스트라이크를 인정받지 못하자 흔들리며 공기 가운데로 몰려 난타당한 모습은 이재곤과 분명 큰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5회의 수비에서 공에 무릎을 강타 당한 뒤 3점을 내주고, 바로 다음 이닝부터 다시 자신이 원하는 공을 던지며 9회까지 등판하는 모습은 '이녀석은 정말 물건이다'라는 생각을 절로하게 만들었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김광현의 노히트? 롯데팬은 이재곤의 완투승이 더 아쉽다. -

 우완 언더 투수는 투구폼에 따른 체력적인 문제와 투구의 궤적상 좌타자에 약하다는 극명한 단점이 있기 때문에 선발투수로는 어렵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그렇기에 이재곤은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많은 장애물을 이겨내야 한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광현의 노히트 실패보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완투승을 놓친 이재곤의 투구가 롯데팬으로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애띤 얼굴에 항상 긴장한 듯 홍조띈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대담하고 담대한 성격을 팬들은 잘 알기에 그가 어려운 조건을 이겨내고 다시 완투, 완봉을 기록하는 날까지 그를 응원할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굴러가고 있는 롯데는 이제 많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마산구장으로 향한다. 
롯데의 선수들이 징크스는 아무것도 아님을 보이며 연승을 계속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