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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이원석에게 비수 꽂힌 송승준 하위타선 승부에 패배하다



 지난 금요일부터 시작된 장마비는 수도권지역 사람들의 주말을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나마 일요일에는 비가 그친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외출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비만 내리지 않을 뿐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으로 가득했고, 습한 공기는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다습한 날씨라도 비가 오지 않는 것만으로 즐거운 사람들이 있기 마련, 이틀 동안 내렸던 비로 인해 롯데의 경기를 보지 못했던 팬들은 오랜만에 게임이 치러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 7월 18일 경기 리뷰 >

 롯데는 장원준의 갑작스런 부상 소식으로 인해 선발진에 큰 공백이 생겼고, 이는 치열한 4위 싸움을 해야 하는 팀에게 최악의 악재가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때 맞춰 내리기 시작한 장마비는 롯데에게 이틀간의 휴식을 줌과 동시에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남아있던 게임을 6경기에서 4경기로 줄여주며 투수진 운영에 여유를 만들어 줬다.

 롯데가 장마비로 인해 만들어진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남은 4경기 중 기존의 선발투수(송승준, 사도스키, 이재곤)들이 출전하는 3경기를 꼭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사진출처:KBO홈페이지)

- 양팀 투수들의 좋은 출발

 두산의 선발투수인 히메네즈는 각 언론의 예상처럼 뛰어난 출발을 보였다.
무더운 날씨가 시작되면서 본인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히메네즈는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챙기며 0.83이라는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말해주듯 롯데의 타자들을 상대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고, 롯데의 타자들은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

 히메네즈의 투구에 대한 예상은 롯데팬도 하고 있던 부분이었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롯데팬의 관심은 지난 6월 4일 부상 이후 제구력의 문제를 보이고 있던 송승준이 어떤 투수를 하느냐에 모아졌다.
송승준은 여전히 부상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팀이 처한 상황 때문인지 뛰어난 집중력을 보였고, 이전 두 경기에 비해 좋은 구위와 제구력이 동반된 공을 던졌다.

김민성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선취 득점에 성공

 히메네즈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던 롯데는 3회초 공격에서 선취득점을 올렸다.

 롯데의 첫 득점을 이끈 선수는 김민성이었다.
김민성은 3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어려운 승부 끝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에 성공했다.

 김민성이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하며 득점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그 기회를 극대화시켜준 것은 히메네즈였다.
히메네즈는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이지만 도루 허용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었고, 주자의 도루에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견제구를 악송구하는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무사에 주자가 2루까지 출루하자 로이스터 감독은 김주찬에게 보내기 번트 지시했고, 김주찬이 3루측 보내기 번트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
평소 작전을 잘 펼치지 않은 로이스터 감독이었지만 양 팀 선발투수의 호투를 신경 쓰는 듯 했다.

 3루 주자 김민성을 홈으로 불러들인 선수는 조성환이었다.
원 아웃 주자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1-2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낮은 공을 받아쳤고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투수 옆을 빠지는 중전안타를 만들어내며 팀에게 선취 득점을 선물했다.


 3회초에 만들어진 롯데의 득점은 작전과 팀 베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서 의미가 있었다.
김민성을 2루에 두고 김주찬이 만든 보내기 번트는 완벽에 가까웠으며, 득점을 만드는 적시타 장면도 역시 주자가 3루에 있었기 때문에 내야 땅볼이라도 만들겠다는 타격이 좋은 코스로 공이 가며 안타가 된 것이었다.

고영민 (사진출처:두산베어스홈피)

- 3회말, 송승준의 동점 허용

 팽팽한 투수전에서 롯데가 선취점을 만들어냈지만 아쉽게도 3회말 수비에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송승준은 3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손시헌을 중견수 플라이로 쉽게 아웃시켰지만, 다음 타자 양의지와의 승부가 좋지 않았다. 
3회말 두 번째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와의 승부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한 것이다.

 양의지에게 2루타를 허용한 송승준은 그동안 좋았던 컨트롤이 조금 흔들리기 시작했다.
양의지 다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이원석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지 못하며 끌려가다 2-3에서 던진 승부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지 않으며 볼넷을 내주고 말았고, 다음 타자인 고영민과의 승부에서 제구력 문제로 풀 카운트에 몰린 끝에 한복판의 높은 직구를 던져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송승준이 3회말 수비에서 1점을 내주는 것에는 이원석의 선구안이 큰 역할을 했다.
양의지에게 안타를 허용해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한 송승준을 상대로 이원석은 볼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원석 (사진출처:두산베어스홈피)

- 5회말, 이원석에게 허용한 결승 홈런

 5회말 수비에 들어간 송승준은 3회말에 2루타를 허용했던 양의지를 상대하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승부의 큰 변수가 되고 말았다.

 실점을 허용했던 3회말의 수비와 같은 타순을 상대하게 된 송승준은 지난 대결과 마찬가지로 손시헌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지만 이번에도 역시 양의지와의 승부가 좋지 않았다.

 3회말의 실점 이후 나름 좋은 공을 던지고 있던 송승준은 앞선 대결에서 2루타를 허용한 양의지에게 부담을 느끼는 듯 했다. 타자를 상대로 연속 3개의 볼을 던진 송승준은 하나의 스트라이크를 잡아냈지만 5구째에도 볼을 던지며 자자를 내보냈다.

 양의지를 상대로 볼카운트가 흔들렸고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 것은 악수가 되고 말았다.
양의지 다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이원석은 제구력이 흔들리고 있는 송승준이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고, 송승준은 한복판으로 밋밋하게 들어간 변화구를 공략 당하며 좌중간의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5회말 송승준이 이원석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할 때 던진 공은 아쉬움이 남는다.
앞선 타자와의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했기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송승준이 던진 공은 마치 너무 힘이 없었고, 마치 배팅 볼 같은 느낌까지 있었다.

양팀 투수들 투구내용 (사진출처:KBO홈피)

- 같은 수의 안타, 볼넷이 승부 갈랐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두 팀에서 올라온 투수라고는 각각 선발 투수 한명씩이 전부였다. 완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양 팀은 각각 4개씩의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는 1득점에 그쳤고, 두산은 3득점을 올렸다.
두 팀의 점수차에 대해 단순하게 생각하면 '두산에는 홈런이 있었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팀의 득점을 설명하는 것에는 홈런 보다 볼넷이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팀의 모든 득점 장면에는 '볼넷'이 존재했다.
롯데의 득점은 김민성이 볼넷으로 나가 조성환의 안타에 홈을 밟으며 만들어졌다.
그리고 두산은 3회말 공격에서 이원석이 어려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해 송승준을 힘들게 만들며 동점을 만드는데 기여했고, 5회말 공격에서 양의지가 볼넷으로 출루해 이원석이 선택의 폭을 줄이는데 도움을 줬다.

- 하위타선과의 승부에서 졌던 송승준

 송승준은 부상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고 좋은 투구를 보였다.

 다만 양의지 - 이원석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8, 9번 타자와의 승부가 좋지 않았던 것이 흠이었고, 그것이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



< 장마비가 준 혜택을 살리지 못한 롯데 >

- 장마비가 롯데에게 준 혜택을 최대한 살리려면..

 지난 이틀간 내렸던 비는 분명 롯데에게 큰 도움이 되는 존재였다.
하지만 우연하게 주어진 혜택은 가만히 있는다고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롯데가 장마비로 인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 혜택을 최대한 살리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놓았어야했다.

 장마비가 롯데에게 내려준 혜택은 남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까지 선발투수 3명(송승준, 사도스키, 이재곤)이 6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것에서 4경기만을 소화하면 되게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원래라면 '송승준 - 땜방 선발1 - 사도스키 - 이재곤 - 땜방선발2 - 송승준 - 땜방선발1'의 로테이션을 돌아야 했지만 '송승준 - 사도스키 - 이재곤 - 땜방 선발'으로 전반기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롯데가 비로 인한 혜택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선발진 3명이 출전하는 경기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
문제는 비로 인해 일정이 바뀌면서 선발 매치업이 꼬였다(?)는 것이다.
송승준의 상대는 선발등판의 경험이 없는 이재학에서 다승 선두권 싸움을 하고 있는 히메네즈로 바뀌었고, 사도스키는 로테이션상 화요일 경기에서 현재 최고 중에 최고 투수인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이다. 즉, 롯데의 남아 있는 선발진 중에 가장 신뢰감이 높은 두 투수가 승리를 예상하기 힘든 어려운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사도스키와 류현진의 맞대결이 펼쳐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허나 로테이션을 계산하면 '류현진 - 사도스키'의 맞대결이 정상적인 순서입니다.)

송승준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좋은 투구를 했지만 패전 투수가 된 송승준

 팬들이 선발로테이션이 꼬였다고 생각하고 약간의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우리의 에이스들이 상대보다 부족하다고 느껴서가 아니다. 치열한 순위싸움을 해야 하는 팀 사정상 조금 편안한 매치업에서 확실한 승리를 챙겼으면 하는 마음이 아쉬움으로 표출된 것뿐이었다.

 팬들의 이런 아쉬움을 완벽하게 달래고 장마비가 만들어준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장 좋은 결과물은 승리 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휴식 이후의 첫 경기인 7월 18일 경기에서 송승준이 좋은 출발을 해줘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송승준은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에이스라는 호칭을 붙여도 부족함이 없을 투구를 했지만, 결과는 패전투수가 된 것이다.

 롯데는 송승준이 패전 투수가 되면서 비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혜택을 극대화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제 사도스키가 류현진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기대해야한다.



< 애증의 이름 이원석 >

- 전천후 내야수를 잃은 롯데

 두산의 선수지만 이원석은 여전히 롯데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이다.
2005년 신인으로 롯데에서 프로야구에 발을 내디딘 이원석은 데뷔 첫 해인 2005년부터 시즌 절반이 넘는 72경기에 교체요원 혹은 선발로 출전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많은 기대감을 안겼고, 이후 2006년부터는 정교한 타격 능력도 인정을 받아 주전 3루수와 유격수로 풀타임 출전을 해왔다.

 롯데팬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던 이원석이 롯데를 떠나게 된 것은 홍성흔의 FA영입 때문이었다.
홍성흔의 영입으로 두산에게 보상선수를 내줘야했던 롯데는 이원석을 18인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고, 두산에서는 예상외의 좋은 자원이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이를 놓치지 않고 이원석을 보상선수로 요구했다.

 두산에게 이원석을 보상선수로 빼앗기게 된 롯데의 팬들은 엄청난 충격에 휩쌓일 수밖에 없었다.
내야의 수비가 약한 롯데의 입장에서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이원석은 큰 자산이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팬들은 이원석이 18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 될 것이라 믿고 있었던 상태였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이유인지 이원석은 두산의 선수가 되고 말았고, 롯데가 여전히 3루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원석의 보호선수 미지명은 여전히 롯팬들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있다.
(당시 이원석의 보호선수 미포함에 대한 다양한 예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산의 내야진이 탄탄하고 이혜천이 일본으로 진출하며 옆구리 투수의 공백이 생겼기 때문에 투수을 원한 것으로 판단하고 투수보호에 지나치게 힘썼다는 의견 등이 있었죠.)

관련글 : 시한폭탄 롯데내야!! 그리고 이원석..(2010년 3월 20일자 등록글)

자료 (statiz.co.kr)

- 롯데 만나면 펄펄 나는 이원석

 롯데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원석은 이제 롯데에게 천적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두산에 이적하며 몸집을 키운 이원석은 2009시즌 9개(롯데에 있는 3시즌 동안 총 3개의 홈런)나 되는 홈런을 기록했으며 롯데 시절부터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타격능력도 좋아져 0.298이라는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원석은 친정팀인 롯데를 상대로 중요한 순간 홈런이나 안타를 기록하며 롯데의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가 되기 시작했다.

이원석의 수훈선수 인터뷰 (사진출처:방송화면캡처)

- 7월 18일 경기에서 롯데를 침몰 시킨 이원석

 이원석인 7월 18일 경기에서도 롯데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이 경기 직전까지 이원석은 한동안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롯데를 만나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원석이 7월 18일 경기에서 롯데를 힘들게 하기 시작한 것은 2회초 강민호의 타석부터였다.
0-0의 스코어로 동점을 이루고 있던 2회초, 강민호가 3루 선상을 타고 흐를 것 같은 안타성 타구를 쳤지만 이원석이 좋은 수비를 보이며 잡아내 아웃을 만들었다. 강민호가 선두타자였으며 그 공이 빠졌다면 무조건 2루타가 되는 공이었음을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원석인 3회말 두산의 공격에서 송승준을 힘들게 하며 볼넷을 골라내 고영민이 동점 적시타를 기록하는데 도움을 줬고, 5회말에는 롯데를 침몰시키는 결승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 마무리하며.. >

 7월 18일의 경기는 롯데팬으로 하여금 많은 아쉬움을 남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송승준이 좋은 투구를 했음에도 패전 투수가 된 것도 아쉬웠고, 여전히 롯데팬들 사이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이원석이 또 다시 롯데를 상대로 비수를 꽂았기에 팬들은 2009시즌을 앞두고 그가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지목 되었던 때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지난 경기를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이제 또 앞을 보며 달려야겠죠.
아직 화요일 경기의 선발투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로테이션상 류현진과 사도스키의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2010시즌 최고의 용병투수인 사도스키가 2010시즌 국내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