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롯데, 2010시즌 전반기 최고의 경기는??



 수많은 이슈를 만들며 정신없이 달려온 2010시즌 프로야구의 전반기 일정이 지난 7월 22일의 경기를 끝으로 마감되었다.
지난 3월 27일 어렵사리 예매한 개막전표를 손에 쥐고 사직구장으로 향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즌의 60% 이상을 소화했다고 하니 시간이 총알 같이 지나갔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고 또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시간들이 무의미 하지 않았다면 지나간 추억들을 다시 꺼내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참이던 지난 3월부터 시작 된 나의 블로그 활동도 4개월이란 시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중간에 블로그를 옮겨 타는 일이 있었지만 몸이 좋지 않았던 1~2일을 제외하면 처음 목표로 하였던 매일 하나씩 포스트 발행하기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 야구 이야기를 포함한 이런저런 내용의 포스트도 190여개가 되었다.
나에겐 그만큼의 추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 롯데, 2010프로야구 전반기 결산, BEST 경기 >

 전반기 마감과 함께 펼쳐지는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롯데의 골수팬 입장에서 올스타브레이크로 인해 4일 동안 롯데의 경기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그다지 즐거운 일이 아니다. 

 롯데의 경기가 없었던 금요일 저녁, 4개월 동안 나의 추억이 되어준 포스트들을 다시 한 번 훑어보고 개인적으로 큰 즐거움을 느꼈던 BEST경기와 반대로 정말 답답하고 화나게 만들었던 Worst경기를 정해봤다.

 그리고 오늘은 그 중 개인적으로 Best라고 생각 되는 경기들을 한번 정리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순서는 일정 순 혹은... 비슷한 경기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롯데 첫 승의 주역이었던 박종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월 4일 기아전, 시즌 첫 승 -

 롯데는 3월 한 달 동안 계속 되었던 시범 경기에서 10승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하며 희망적인 마음으로 2010시즌의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롯데의 시범경가와는 전혀 달랐다.
시범경기 동안 압도적인 팀 타율을 기록했던 롯데의 타선은 개막과 동시에 침묵하기 시작했고, 야수들은 실책을 밥 먹듯이 하며 팀은 개막전부터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시즌 첫 승은 어느 팀이나 모두 소중하지만, 개막과 동시에 5연패에 빠졌던 롯데의 첫 승은 다른 팀의 첫 승보다 그 의미가 클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12회까지 가는 연장 끝에 짜릿한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앞선 연패기간 동안 팀의 에이스들(사도스키 2경기, 장원준 2경기, 송승준 1경기) 모두 패전 투수가 된 상태에서 임시 5선발로 생각 되었던 이명우가 6 2/3이닝 동안 호투를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과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가 박종윤, 이승화 등의 백업선수였다는 것은 첫 승의 의미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앞선 경기들에서 평균 2개의 실책을 하던 야수들이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았던 것도 승리에 보탬이 되었다.


 자세한 경기 내용 : '롯데의 첫 승과 해결해야할 문제들' (블로그 활동 초반의 글이고, 블로그 이사를 하면서 복사해 붙인 글이라..조금 조잡하지만..)

4월 11일 경기에서 끝내기 밀어니가 볼넷을 얻어낸 홍성흔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월 11일 한화전, 6점차 역전승 -

 롯데는 4월 11일 경기에서 한 때 6점차까지 벌어졌던 점수를 뒤집으며 10회말 대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 경기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4월 9일에 있었던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
롯데는 4월 9일 경기에서 경기 초반 8점이라는 점수 차로 큰 리드를 하고 있었지만 한화의 추격을 조금씩 허락한 끝에 12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고, 야구역사에 많은 기록을 갈아치운 이 경기의 패배로 롯데는 '야구 역사의 패자'로 기억되게 되었다.

 롯데는 충격적인 패배에 대한 복수를 이틀 만에 해냈다.
선발투수였던 송승준이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며 5이닝 8자책점을 기록하였지만 송승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정훈, 이정민, 강영식이 5이닝 동안 한화의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냈고, 그동안 야수들은 상대 투수들을 공략하며 6점이나 벌어졌던 점수 차를 좁혔으며, 10회말 공격에서 극적인 밀어내기 승리를 챙겼다.



조정훈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월 13일 넥센전, 조정훈과 금민철의 6년만의 재대결 

 4월 13일의 경기는 조정훈과 금민철의 6년 전 대결 때문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졌던 게임이었다.

 두 선수의 인연은 2004년의 대구에서 시작 되었다.
2004년 7월 대구에서 펼쳐진 26회 대붕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선발투수로 만났던 두 선수는 12회까지 가는 완투 대결을 펼쳤으나 4-4의 스코어로 첫 번째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다음 날 이어졌던 '결승전 재대결'에서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던 두 선수는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 되는 5회까지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부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고교시절 17이닝의 혈투 속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선수가 프로 팀에 들어와서 다시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은 팬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6년을 기다린 승부는 롯데가 9대0으로 완승하며 조정훈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대결은 누가 승리 투수가 되었다는 것을 떠나 6년 전 약팀으로 평가 받던 팀의 소속으로 대회 모든 경기의 마운드를 책임졌던 두 선수가 이제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은 경기였다.




SK전 11연패를 끊는데 많은 역할을 했던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월 29일 SK전, 지긋지긋하던 SK전 11연패를 끊었던 경기

 2009시즌부터 이어진 SK전 연패는 11이라는 숫자까지 올라가 있었다.
박빙의 경기를 펼치다가도 경기가 끝나고 나면 고개를 숙이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선수들의 모습만이 팬들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SK전 최악의 연패를 당하고 있던 롯데가 드디어 승리를 거둔 것이 5월 28일 경기였다.
문학구장에서 SK를 만난 롯데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던 사도스키가 선발투수로 등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회까지 매 이닝 실점을 허용하며 4대0 스코어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롯데의 선수들은 평소와는 다른 집중력을 보였다.
4회까지 모든 이닝에 주자가 나갔음에도 병살타 3개를 기록하며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5회말 공격에서 홍성흔과 강민호가 각각 솔로 홈런과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수비가 최고 강점인 SK에게 실책을 두 개를 이끌어 내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7회초 공격 원 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박종윤의 타구가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더블아웃의 위기에 놓였지만 최정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1루수 뒤로 빠지는 첫 번째 실책이 되었고, 송구실책에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던 가르시아를 잡기 위해 던진 정근우의 홈 송구가 홈 플레이트 뒤 그물 안으로 들어가는 두 번째 실책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역전을 해냈다.

 연패를 끊었던 이날의 경기는 최악이라고 평가받던 롯데의 불펜이 사도스키 이후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했기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6월 11일 경기에서 1회말 쓰리런 홈런을 친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월 11일 마산구장 10연패 탈출

롯데에게는 위에서 언급한 SK전 11연패만큼 심각한 문제가 한 가지 더 있었으니, 그 것은 바로 몇 년째 이어온 마산구장 10연패였다.

 5월 25일, 롯데자이언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사항 한 가지가 올라왔다.
그 내용은 6월 11일 펼쳐질 홈경기의 구장이 사직구장에서 마산운동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롯데의 팬들은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 2008년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마산구장 10연패가 혼란의 이유였다.

 팬들의 걱정 속에 시작 된 6월 11일의 경기는 1회초 장원준이 선두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장원준이 정원석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순간, 팬들의 머리 속에는 '마산구장 10연패'라는 단어만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 홈런은 장원준을 경기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
장원준은 이후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7회까지 상대를 2실점으로 막아냈다.
장원준이 좋은 투구를 했다면, 타자들 역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대호가 1회말 공격에서 쓰리런 홈런을 기록하며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이후 전준우와 가르시아가 각각 2회와 6회말 공격에서 솔로 홈런을 기록하며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투수, 불펜투수, 그리고 야수들의 공격력 등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고, 이런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2년째 이어지고 있던 마산 구장 10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롯데의 선발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재곤과 김수완의 선발 데뷔전과 첫 승 -

 2010시즌 전반기 동안 롯데가 얻어낸 가장 큰 수확은 이재곤과 김수완이라는 신인 투수들의 발굴일 것이다.

 이재곤과 김수완은 기존의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 5선발 자리를 책임지고 있던 이명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한 평가를 받던 많은 선수들 중에서 이재곤이라는 인물이 나타났고, 얼마 뒤 팀의 1선발을 책임지던 조정훈 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 되면서 그를 대신해 1군에 진입한 선수가 김수완이었다.

 이재곤과 김수완은 각각 '세계청소년 야구대회의 우승 주역'과 '15년 만의 고교야구 노히트 노런 기록'이라는 스타성과 자질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 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실망하지 않고 계속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어렵게 잡은 첫 선발 기회에서 두 선수 모두 뛰어난 활약을 보인 뒤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기록했다.

 이재곤의 선발 데뷔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5월 29일, 프로야구 최강 팀으로 자리 잡고 있는 SK를 상대로 선 발 데뷔전을 치룬 이재곤은 7이닝 동안 5피안타 5사사구를 내주며 단 2자책점만을 내주는 호투를 보였다.
이재곤의 첫 승을 기록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SK전의 호투로 완전하게 선발진에 합류한 이재곤은 6월 4일 삼성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5이닝 7피안타 3자책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김수완도 역시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7월 6일 넥센전에 선발로 등판하며 프로야구 선발 데뷔전을 가진 김수완은 이 경기에서 5 2/3이닝 3자책점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바로 이틀 전인 2010시즌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김수완은 8이닝 동안 단 1자책점을 내주며 생에 첫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김수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그 외 -

 그 외에도 극적인 끝내기 안타와 홈런이 나왔던 경기들이 기억에 남는다.

 롯데에게 천적과도 같은 SK를 상대로 9회말 홍성흔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던 '7월 9일의 경기'도 좋았고,
8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고 9회말 공격에서 전준우의 끝내기 투런 홈런이 나왔던 '7월 6일 넥센전'도 역시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즌 초반 부진했던 사도스키가 각성한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10회말 장성우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며 승리를 챙겼던 '5월 2일의 KIA전'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 마무리하며..>

 롯데가 거둔 모든 승리는 소중합니다.
팬들을 즐겁게 했던 경기는 지금 제가 거론한 경기보다 몇 배는 많습니다.
그리고 이기지 못한 경기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거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기에 패배한 경기도 Best경기로 뽑을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제가 꼽은 경기에 얼마나 동감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름 고른다고 고른 경기인데....
많은 분들이 동감하는 내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