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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체스터더비,계약연장 축포를 쏘아 올린 스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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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많은 축구팬들은 EPL 142번째 맨체스터 더비를 시청하기 위해 TV앞에 모여들었다.


이번 맨체스터 더비는 그냥 평소와 같은 지역 라이벌전의 의미와는 다른 큰 전쟁과도 같았다.


맨유는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첼시와의 승점 4점 차를 좁혀야 했고, 맨씨티는 챔피언스리그 자동 진출권이 보장된 리그 4위 수성을 위해서 꼭 승리가 필요했다.




< 박지성의 명단 제외 >


국내 팬들에겐 맨유와 맨씨티의 큰 목적 이외에도 박지성과 절친 테베즈의 대결 또한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테베즈는 팀의 주축으로 선발 출장하였지만 박지성은 교체명단에도 들지 못하며 두 명의 절친 간의 대결은 무산되고 말았다.


SK00701_20100417_020201 (1).jpg 출처:스포탈코리아


< 박지성의 제외 이유 >


맨유 구단에서는 박지성의 결장이 지난 경기에서의 작은 부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맨유의 상황과 부상 중인 루니의 활용을 봤을 때 박지성의 결장은 '다른 원인'도 있어 보인다.


'다른 원인'이란?


 맨유는 우승을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골'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상대 맨씨티는 리그 4위를 달리는 강팀이다. 

만약 리그 중반이거나 맨유가 1위를 달리고 있다면 '승리'를 위한 게임을 하는 것은 같겠지만 기본적으로 '지지 않는'이라는 생각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맨유는 '지지 않는'의 경기는 필요없다. 무조건 이겨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박지성이 뛰어난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골'에 대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선발에서 제외된다.


그럼 굳이 교체 명단에서도 제외해야 하는가?

뮌헨전 이후 적었던 '[맨유VS뮌헨]맨유의 챔스탈락과 스쿼드에서 제외된 박지성' 포스트에 적힌 제외 이유를 보면 어느 정도는 고개가 끄떡여 질지도 모른다.

물론 나의 생각이 무조건 '맞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추론 중에 하나일 뿐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단지 그때와 다른 점은 마케다가 오베르탕으로 바뀌었고, 중앙 미드필드진이 노장선수가 먼저 출전하고 젊은 선수가 벤치에 대기한 것뿐이다.




 < 게임 리뷰 >


- 입장차이를 보인 양팀의 경기 운영 -


양팀의 게임은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동안 있었던 142번의 더비와는 다르게 양팀에게는 큰 목표가 동반된 경기였다.


마음이 조금 더 급한 쪽은 맨유였다. 맨유는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지만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보장 받는 4위에 자리하고 있었기에 강팀 맨유를 상대로 패배만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가지게 되는 게임이었다.


게임의 운영에서 양팀의 입장차이가 보였다.

맨유는 공격진에서 계속적인 공격을 퍼부었지만 맨시티는 수비와 비드필더진을 두텁게 하고 벨라미와 테베즈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하였다.


SK00701_20100417_021801.jpg 출처:스포탈코리아


- 끊임없었지만 무득점에 그친 맨유의 전반전 -


전반초반 맨시티의 수비진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맨유는 몇 번의 공격을 반복하였지만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전반 4분경 플레쳐의 중거리 슛이 골대 왼쪽을 살짝 비켜 나갔다.

게임 초반 어수선한 상황이 정리되자 맨시티의 수비는 두터워지기 시작했고 8분경 맨유는 테베즈에게 프리킥을 허용하였다.

테베즈의 골대구석을 노린 프리킥은 원하는 곳으로 잘 파고들었지만 반데사르가 잘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맨유는 지속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갔지만 효율적인 공격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부상 후 경기에 복귀한 루니는 부상의 여파 때문인지 평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좌우 측면을 이용한 크로스는 수비수에게 걸렸으며 중거리 슈팅은 조금 씩 빗나갔다.


맨시티의 수비가 두터워진 이후 맨유는 뚜렷한 공격 루트를 찾지 못했고 조급한 모습으로 작은 실수들을 반복했다.


상대 골문 앞에서의 잦은 실수들은 역습을 허용했다. 

맨시티 벨라미와 테베즈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은 위협적이었다.  전반 중반에는 맨씨티의 역습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비디치와 반데사르의 활약으로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상대의 두터운 수비에 막혀있던 맨유의 공격은 전반 막판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발렌시아가 헤딩으로 연결해준 공을 받은 루니는 몸동작으로 자신을 마크하던 수비를 완벽히 따돌리며 슛을 시도하였지만  볼이 골대 우측 밖을 향했다.


SK00701_20100417_021501.jpg 출처:스포탈코리아


- 교체카드로 변화를 준 후반 -


후반 시작됨과 동시에 맨유는 몇 번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전반과 마찬가지로 맨씨티의 역습은 골문 앞에서의 패스가 부정확했고 맨씨티는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의 위기를 잘 넘기고 진영을 정비한 맨유는 후반 5분부터 상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플레쳐의 중앙 장악과 발렌시아의 측면 크로스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자 맨씨티는 파울로 맨유의 공격을 끊기에 급급했다.


맨유의 파상공세에도 맨씨티의 수비가 쉽게 뚫리지 않자 퍼거슨 감독은 후반 13분, 전반 활약이 없었던 깁슨을 빼고 나니를 투입하며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 흔들기에 들어갔다.

맨유가 교체카드를 사용하자 맨씨티도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아담존슨을 빼고 비에이라를 투입하며 중앙 미드필드를 두텁게 했다.


이후 양팀은 모든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였지만 결국 골을 만들지 못하고 시간은 90분을 향했다.


0대0의 스코어로 게임이 끝나면 맨씨티는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었지만 맨유는 1위 탈환의 가능성이 점차 멀어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미 양팀의 선수들은 치열했던 더비로 인해 많이 지쳐있었다. 역습상황이 만들어 져도 역습을 연결할 힘이 부족해 보였다.

맨유의 선수들도 맨씨티의 선수들만큼 지쳐 있었지만 그들의 집중력은 더욱 강했다.

추가시간 3분이 다 되어 가던 상황.  왼쪽 측면의 에브라가 노마크 상황에서 볼을 받았고 골문 앞으로 센터링을 올렸다.

그리고 골문 앞에는 집중력이 떨어진 맨씨티의 수비를 따돌린 스콜스가 노마크로 있었다.


노마크의 스콜스에게 정확히 연결된 공은 스콜스의 이마를 거쳐 맨씨티의 골문 안으로 향했다.


SK00701_20100417_021401.jpg 출처:스포탈코리아


< 첼시와의 승점 1점차 승부 >


스콜스의 활약으로 승점 3점을 챙긴 맨유는 기쁜 소식 하나를 더 접하게 되었다.


맨씨티와의 경기가 끝나고 약 3시간 뒤에 벌어진 토트넘과 첼시와의 경기에서 첼시가 토트넘에게 패하고 말았다.


리그 1위 첼시와의 승점 차는 4점에서 1점으로 좁혀졌다.


리그 게임이 3경기 밖에 남지 않아 역전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오늘의 극적인 승리는 1위 탈환에 대한 좋은 신호로 느껴진다.


SK00701_20100418_020801.jpg 출처:스포탈코리아


< 레젼드 스콜스, 개약 연장 자축포를 쏘아올리며 팀을 구하다. >


한국 시간으로 17일 맨유는 스콜스와의 계약을 2011년 11월 까지 연장하였다고 발표했다.

스콜스를 올드트레포트에서 1년을 더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구팬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기사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기사가 발표 된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맨유를 벼랑 끝에서 건져내며 자신이 왜 '맨유의 레젼드'인가를 보여 줬다.


스콜스는 팀 동료들에게 최고의 선수로 뽑히는 선수다.


아니, 잉글랜드의 대표팀과 EPL을 거쳐 간 많은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이다.


다만 다른 '스타선수'에 비해 남들에게 주목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며 축구만을 바라보며 살기에 그가 크게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그런 폴 스콜스가 36살의 나이에 맨유와의 연장계약을 발표한 날 팀을 구해내는 골을 성공시키며 그 어느 때 보다 화려한 자축포를 쏘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