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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각성한 사도스키 전투요원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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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봄 날씨를 느끼게 했던 5월의 첫 일요일, 롯데는 KIA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 금요일과 같은 치열한 경기였지만 결과는 달랐다. 연장전까지 어어졌던 경기는 10회말 장성우의 끝내기 안타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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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안타 이후 장성우를 축하하는 롯데 선수들(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승리!!!! 5월 2일 리뷰 >


 이미 KIA에게 연패를 당한 롯데의 팬들은 일요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

KIA가 롯데를 만나 폭발적인 공격을 보여준 것도 문제지만 선발매치업에서도 KIA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KIA의 로페즈는 지난해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어느정도의 믿음을 주는 선수였고,

롯데의 사도스키는 5경기에 출장해 단 1승도 올리지 못했고, 늘 도망가는 피칭을 보여주며 팬들의 신뢰를 잃은 선수였다.


침체되었던 타격이 폭발하기 시작한 KIA의 공격력과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선발투수의 대결, 그 결과에 대한 예상은 희망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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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의 1회 득점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말, 사도스키에게 힘을 실어준 득점 -


 직전 경기에서 15 대 7의 큰 점수차이로 패배를 안았던 롯데는 빠른 득점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롯데의 공격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주찬이 포문을 열었다.

로페즈의 3구째를 받아친 타구는 우익수 방향으로 날아갔고 KIA의 신종길의 글러브 아래를 스치며 펜스까지 굴러가 3루타로 연결되었다.


 선두타자가 3루까지 출루하자 2번 타자가 타격하기에는 훨씬 더 수월한 상황이 되었다.

내야땅볼이나 외야플라이만 쳐도 선취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편했던 손아섭은 2-2의 볼 카운트에서 높은곳에 로케이션 되는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어설픈 수비로 올바른 낙구지점을 찾지 못한 신종길의 키를 넘기며 2루타가 되었고 롯데는 선취득점을 올렸다.


 선취득점과 함께 주자 2루 상황이 되자 롯데는 연속 득점이 가능해졌다.

3번 타자 홍성흔이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큰 플라이볼을 치자 주자는 큰 무리없이 3루까지 진출했고, 이대호의 내야 땅볼에 손아섭이 홈으로 들어오며 추가득점에 성공하였다.


선취득점과 함께 한동안 부진했던 김주찬이 지난 토요일 경기에 이어 타격감을 찾은 모습을 보여 줬기에 즐거웠던 1회의 공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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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의 1회 득점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또 다시 실책, 2실점 -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마음의 안정을 찾은 사도스키는 2회까지 내야안타 한개만을 맞으며 KIA의 타선을 쉽게 막고 있었다.

사도스키의 호투는 3회도 이어져 순조롭게 상대를 제압하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책이 사도스키의 발목을 잡아끌었다.

투 아웃 상황에서 이용규가 받아친 타구는 평범한 2루 땅볼이었지만 조성황과 교체되어 들어온 정훈이 실책을 범하며 타자를 살려줬고, 이용규는 도루까지 성공하며 투수의 마음믈 풀편하게 하였다.

실책으로 출루한 주자가 도루까지 성공하자 사도스키의 집중력이 떨어졌나보다.

주자의 도루 직후에 던진 투구는 한복판으로 몰렸고 나지완의 큰 스윙에 걸려든 공은 좌익수 뒤쪽의 펜스를 훌쩍 넘기는 홈런이 되었다.


사도스키의 등판마다 실책을 범하는 내야수들의 모습들이 이제는 당연한 이벤트로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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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복귀로 내야에 힘을 실어줄 박기혁(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초, 역전 허용 -


 팽팽하게 이어지던 투수전은 5회초 역전을 허용하며 깨어졌다.


KIA의 선두타자 박기남이 당겨친 내야타구는 총알 같이 빨랐고 기습번트를 대비해 전진수비하던 이대호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며 내야안타가 되었다.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하자 KIA는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이현곤의 번트 타구가 높이 뜨면서 아웃이 되었다.

하지만 결국 이용규에게 결국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고, 타구는 손아섭이 다이빙케치에 실패하는 사이 펜스까지 굴러가 쉽게 점수를 내줬다.


이후 두 명의 선두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아쉬움이 남는 5회였다.


이현곤이 아웃된 번트타구는 바로 잡지 않고 바운드 시켰다면 더블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이였다.

유능한 선수였다면 이현곤이 뛰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낙구 시킨 뒤 1 - 6 - 3 병살 플레이를 하는게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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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사도스키(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말, 동점성공과 아쉬움 -


 사도스키가 5개의 공으로만 이닝을 마무리하자 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손아섭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내고 연속 4개의 파울을 치더니 5구째 낮은 공을 끌어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며 출루하였다.

3번 타자 홍성흔은 힘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1-1의 볼카운트에서 로페즈의 공을 받아쳤고 베트가 부러졌지만 유격수를 넘기는 안타가 되었다.


홍성흔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주자 1, 3루 찬스는 이대호에게 연결되었다. 

이대호가 친 타구는 타석 앞에서 바운드 되며 내야 땅볼이 되는 듯 했지만 바운드가 예상보다 그게 튀면서 3루수 키를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가 되었다.


이대호의 안타로 동점에 성공한 롯데는 무사 주자 1, 3루의 찬스 상황이 계속 되었지만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없었다.


가르시아의 3루 땅볼 타구에 홈으로 들어오던 홍성흔이 아웃이 되고 말았고, 

조성환을 대신해 2회부터 경기에 들어온 정훈이 몸에 맞는 볼로 주자 만루 상황을 만들었지만 강민호가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치면서 이닝이 마무리 되었다.


2-3의 볼카운트에서 가만히 있어도 볼넷을 얻어 출루할 수 있었지만 몸을 밀어 넣으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정훈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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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 타점을 올린 이대호(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7회말, 다시 잡은 리드 -


 7회말 첫 타석에는 앞선 수비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준 박종윤이 들어섰다.

박종윤은 몸 쪽으로 제구 된 초구를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겼고 1, 2루사이를 뚫는 안타를 만들며 살아나갔고 박기혁의 희생번트에 2루에 안착했다.


1회 3루타로 선취득점을 올렸던 김주찬은 컨디션회복에 성공한 것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로페즈의 2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로 연결했고 기분 좋은 타점을 올렸다.


 김주찬의 안타 뒤 손아섭도 안타를 쳐 원 아웃의 주자 1, 2루 상황이 되었지만 6의 공격과 마찬가지로 1득점 이후 추가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의 무게중심인 홍성흔과 이대호가 찬스 상황에서 각각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나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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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초, 승부는 원점으로 -


 경기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했던 경기는 8회 동점을 허용하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원 아웃의 아웃카운트에서 사도스키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강영식이 첫 타자를 상대하며 볼넷을 허용했다.

김원섭을 상대로 2-0의 좋은 볼카운트로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만 강민호가 3구째 파울타구에 맞으며 장성우로 교체되는 동안 어깨가 식었는지 파울 한개 뒤 연속으로 볼 4개를 던졌다.


주자를 1루에 두고 상대해야하는 타자는 KIA의 4번 타자 최희섭이었다. 전날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기록한 최희섭은 상대하기에 까다로운 상대였다.

최희섭에게 6구째 우전안타를 맞으며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왼손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올린 강영식이 두 명의 좌타자를 모두 출루 시키자 투수는 배장호로 교체되었다.


 교체된 배장호도 완전하지는 않았다.

첫 타자 김상훈에게 2-1의 볼카운트에서 좌익수 앞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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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호(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연장 접전, 그리고 끝내기 안타 -


 8회 동점허용으로 더욱 팽팽해진 경기는 정규이닝동안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10회초, 허준혁(좌)와 오랜만에 1군에 복귀한 임경완이 3명의 타자를 손쉽게 처리하며 수비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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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이용규의 도루를 저지하는(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1 0회말의 시작, 롯데팬들의 머리에는 끝내기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했다. 3번 타자 홍성흔으로 시작되는 타선은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타선이었다.


시작은 기대와 달랐다. 타격 1, 2위를 달리는 홍성흔과 이대호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팬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듯 했다.


 하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단 한 번도 출루가 없었던 가르시아가 투 아웃 이후에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출루에 성공한 가르시아는 도루에 성공하며 2루에 안착했고, 대타 전준우의 내야안타로 3루까지 출루하였다.


투 아웃 이후에 두 명의 주자가 출루하며 만든 끝내기 기회는 장성우에게 넘어갔다.

장성우는 손영민의 초구 스트라이크와 2구 볼을 지켜보고 있더니 세 번째 공을 밀어 쳤고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며 끝내기 안타가 되었다.


2연전 패배의 아픔을 잊게 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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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안타, 기뻐하는 장성우(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승리에 숨은 주역, 가르시아 >


 경기가 끝난 뒤 수훈선수의 인터뷰에는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인 장성우와 아쉽게 승리를 놓친 사도스키가 초대 되었다.

그들이 수훈선수로 뽑힌것에 불만을 가질 팬들은 전혀 없다. 그들의 플레이는 팀의 승리를 이끌기에 충분했고 그만한 결과를 가져 왔다.


그리고 두 명의 수훈선수를 제외하고 모든 팬들이 떠올리는 다른 한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가르시아다.


가르시아는 일요일 경기에서 정규이닝 동안 볼넷과 안타를 통한 출루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고 멋진 활약을 펼쳤다.

투 아웃 이후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한 가르시아가 보여준 도루는 상대가 베이스커버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였다.

코치의 지시가 있었는지(과연 투 코치의 지시가 있었을까?)는 모르겠지만 그의 도루는 롯데의 야수들과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환상적인 도루로 인한 흥분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그는 또 다시 멋진 플레이를 보였다.

전준우가 친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될 것 같았지만 3루로 향하던 가르시아가 유격수의 시야를 가리는 영리한 플레이를 보였고 결국 내야안타로 기록 되었다.


그의 도루가 없었다면, 그가 상대 유격수의 시야를 가리는 영리한 플레이를 보이지 않았다면 장성우의 안타는 끝내기가 될 수 있었을까?

아니, 장성우가 타석에 들어서기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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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부터인가 가르시아가 볼넷을 골라나가는 일은 이슈거리도 되지 않는다.

지난 시즌까지의 그를 생각한다면 볼넷으로 출루하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가르시아가 볼넷으로 출루하면 그 이닝에서는 꼭 득점이 이뤄지는 듯하다. 

뭐, 아닌 경우도 많겠지만 중요한 순간이면 볼넷을 골라내 출루를 먼저 생각하는 그의 모습 때문일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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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장난스럽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가르시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사도스키의 각성 전투요원이 되나? >


- 부진했던 사도스키 -


 사도스키는 그동안 5경기에 나와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나름 작은 실점을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해 팬들은 그를 위로 했다.

하지만 등판횟수가 많아질수록 그는 스스로의 무덤을 팠다. 좋은 볼 카운트에서도 늘 도망가는 피칭을 했고 볼넷을 남발했다.


 그가 좋은 공을 가졌음은 확실해 보인다.

KIA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다양한 구질은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번 도망가는 피칭을 했다.

등판마다 실책을 범하는 내야 수비진에 대한 불신과 추운 날씨로 인한 싱커의 컨트롤 문제가 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야수들의 실책이나 실책성 플레이 뒤에는 꼭 안타(홈런)나 사사구를 허용하는 그의 멘탈적인 문제도 크게 작용했다.


기대가 컸던 사도스키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부상을 이유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10여일이 지난 일요일 1군에 복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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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스키(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사도스키의 각성 -


 1군에 복귀하며 선발로 나선 사도스키는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투구를 했다.


 늘 도망가는 피칭으로 일관하던 투구는 공격적이게 변하였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늘 유인구만을 던지던 그는 공격적인 승부를 걸기도 했고 상대는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따듯해진 날씨 때문인지 쉬는 기간 동안 심리적인 안정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패스트볼의 컨트롤도 좋았다.

패스트볼의 제구가 좋으니 커브도 잘 먹혔고,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할 때와는 달리 상대는 쉽게 사도스키의 공을 커트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할 때는 변화구에만 타이밍을 맞추며 쉽게 커트할 수 있었지만 패스트볼의 투구가 많아지니 상대가 어려워하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그의 공격적인 투구와 패스트볼의 컨트롤 안정은 투구수를 줄이게 했고 8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설 수 있게 했다.


 그는 일요일 경기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의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하는 공격적인 피칭은 상대가 쉽게 공략히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여전히 야수 중 한명이 실책을 번했고, 실책을 허용한 뒤 홈런을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가 계속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면 더 나아질 가능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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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훈선수로 인터뷰하는 사도스키(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롯데의 팀원이 된 이상 그들을 믿을 수 밖에 없다. 

불안하지만 조금만 더 야수들을 믿고 공격적인 피칭을 보여주길 빌어본다.

그렇다면 그들은 더 많은 호수비와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그대를 돕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