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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레즈더비의(붉은 장미 전쟁?) 중심에선 박지성!!

 지난 일요일 늦은 저녁 10시 30분  

축구팬들에겐 주말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이벤트인 맨유와 리버풀간의 '붉은 장미의 전쟁(레즈 더비)'이 기다리고 있었다.

22시 30분이 아닌 새벽시간의 경기였더라도 축구팬이라면 꼭 챙겨 봐야할 EPL 최고의 라이벌 매치를 주말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개최하는 자비를 베풀다니~!!

더욱이 최근 소속팀인 맨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성의 선발출전 또한 긍정적인 상황이라면 

이것은 축구팬에겐 축복과 같은 상황이 아닐까??



◀ 이번 더비의 의미 

장미의 전쟁이라고 호칭되고 있는 더비의 의미만으로도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지만

2009~2010시즌 양 팀의 리그 성적과 양 팀의 라이벌 상황이 극적으로 맞물려 더비의 역사상 중요하고 치열한 게임이 예상되고 있었다.

양 팀의 리그 상황

단지 2009-2010시즌 리그의 상황만 본다면 

맨유는 하루 먼저 게임을 치룬 아스널 (승점 67점, 31게임)에 이어 리그 2위(승점 66점, 30게임)을 달리고 있다. 리그게임을 한경기 덜 치루고

승점 2점차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승점 64점, 29게임)에게 쫒기고 있는 상황으로 꼭 승리하여 1위를 노려야 한다.


반면 리버풀은 이번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으면서 무너져가는 Big4라는 강팀의 이미지를 지켜야하며 

현재의 리그순위는 5위에 머물러 있으나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그 4위 수성을 해야 한다.


라이벌로서의 상황

양 팀의 역대 전적은 179게임 68승 50무 60패로 맨유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으며

유럽 컵 대회 우승은 맨유가 3회 리버풀이 5회 우승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1986년 퍼거슨경이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하기 이전에는 리버풀이 압도적으로 강한 팀 이였기에

맨유를 라이벌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 이였으나 퍼거슨경이 감독을 맡은 이후 리버풀은 1989-1990시즌 우승을 

끝으로 우승의 경험이 없으며 그동안 퍼거슨의 맨유는 11회의 우승을 경험하며 20년 가까이 리그의 최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의 우승으로 양 팀은 18회라는 리그 다승타이틀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양 팀의 상황들을 종합하면 그 어떤 팀도 물러날 수 없으며 무승부 게임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이번 시즌 맨유가 우승을 하게 된다면 영국축구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지켜왔던 리그 최다 우승 타이틀을 완전히 넘겨줘야하는 

비극을 맞이해야 하기에 어떻게든 이번 더비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맨유의 우승 가능성을 낮춰야 하는 입장 이였다.


 게임 흐름 ▶

양 팀 간의 경쟁의 치열함을 보여주듯 양팀은 미드필더진을 두텁게 하며 선발라인업을 짰다.

맨유는 4-2-3-1의 포지션에 활동량이 많은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시키며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의 경기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듯 했고

리버풀도 역시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많으며 거친 플레이에 능한 카윗과 막시를 미드필더진에 배치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EPL31R 맨체스터UTD vs 리버풀 (박지성선발) 전후반.100321.HDTV.XviD-EumKo.avi_000433934.jpg EPL31R 맨체스터UTD vs 리버풀 (박지성선발) 전후반.100321.HDTV.XviD-EumKo.avi_000462095.jpg 


전반 초반 양 팀 모두 상대팀의 강한 압박으로 세밀한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전반 5분경 맨유는 하프라인에서 게리네빌의 실수로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줬고 리버풀의 제라드-카윗-토레스로 연결되는 간결하고 깔끔한 한번의 공격을 막지 못하여 득점을 내주며 어렵게 게임을 풀어나갔다.

실점 장면을 비롯하여 전반 중반까지 맨유는 상대 공격수인 토레스를 놓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줬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안정된 수비를 보였다.

이른 실점으로 위기를 맞은 맨유는 전반 10분경 발렌시아가 우측면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로 동점 기회를 얻어냈다.

(약간의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심판의 판단영역인 듯하다.)

루니는 페널티킥이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자신 앞으로 굴러오는 공을 리바운드 하여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빠른 동점골로 게임을 원점으로 만든 맨유는 전반 20을 전후로 투박했던 패싱호흡도 좋아지며 게임 점유율을 높여갔다.

특히 양쪽 측면을 이용한 공격이 살아나면서 몇 번의 좋은 기회를 만들기도 했으며 전반 종료 직전에는 패널티 에어리어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었지만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은 리버풀의 강한 공격으로 시작 되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마음이 급한 입장 이였기에 전반에 비해 강하게 공격을 나섰지만 결과물을 얻지는 못하였다.

양 팀의 공방이 계속 되던 후반 15분경 더비게임의 결승골이 나왔다.

페널티에어리어 앞에서 공을 잡은 루니가 오른쪽 측면의 플레쳐에게 내줬으며 

플레쳐는 오버래핑 해오던 네빌을 이용하여 자신 앞을 막고 있던 2명의 수비수의 틈을 만들었고

그 틈으로 올린 센터링을 박지성이 중앙수비수 틈을 비집고 다이빙헤딩하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이후 리버풀은 교체카드를 총동원하며 공세를 펼쳤지만 급한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패스는 호흡이 맞지 않았고

믿고 있던 토레스마저 좋은 기회를 연결하지 못하면서 결국 맨유에게 승리를 넘겨줬다. 


박지성 활약

게임 초반 박지성은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세밀한 컨트롤에 문제를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22분경에는 중앙에서 공을 잡고 오른쪽 측면의 발랜시아에게 내주고는 골대 앞으로 달려가 노마크의 센터링을 받기도 하였으나 골 연결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였다.

하지만 전반전의 중반을 넘기면서 박지성 본연의 모습을 찾았고 후반시작 부터는 전반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 하였다.

후반 6분경에는 루니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 후 왼발 슛을 시도 하였지만 아쉽게도 레이나 골키퍼 정면으로 공이 갔다.

전반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 하던 박지성은 후반 15분 박지성은 플레쳐의 측면 크로스를 중앙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하여 결승골을 만들었다.


 박지성.jpg

이번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만들어낸 박지성의 결승골은 자신에게나 팀에게나 큰 선물이다.

팀은 어려웠던 리버풀과의 더비에서 승리함으로서 리그 우승의 가능성을 높이면서 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에 한발 다가서게 되었고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의 경기에서의 골에 이어 풀럼 전 어시스트 그리고 이번 더비전의 결승골로 최근 팀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증명하게 되었다.



"타이틀 경쟁과는 또 다른 경쟁" 

'장미의 전쟁(레즈 더비)'을 앞두고 가졌던 퍼거슨경의 인터뷰 내용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아주 단순한 표현이지만 라이벌전이 가지는 의미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알기에는 충분한 표현이다.


어쩌면 '붉은 장미의 전쟁(레즈 더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더비가 될수도 있는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감독, 동료, 언론으로 부터 찬사를 받는 박지성을 볼 수 있어 행복한 주말 이였다.  


※ 참 고 ※

장미의 전쟁이란 

1455 ~ 1485 왕위계승 문제로 30년에 걸쳐 벌어졌던 랭커스터가(家)와  요크가(家)의 귀족가문간의 전쟁을 말하며 

두 가문의 문장이 장미문양 이였기에 장미의 전쟁이라고 불러졌습니다.

각각 붉은 장미(랭커스터家), 흰 장미(요크家)


맨유와 리버풀간의 더비를 '장미의 전쟁'이라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실제 '장미의 전쟁'의 주인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현재 3부리그에서 활동중인 리즈 유나이티드 입니다.

랭커스터 지방의 맨유가 랭커스터 가문의 색인 붉은색 유니폼을

요크 지방의 리즈가 요크 가문의 색인 흰색 유니폼을 입으면서 

양팀의 경기를 '장미의 전쟁'이라고 불렀습니다.


맨유와 리버풀간의 더비는 실제 '레즈 더비(Reds Derby)'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