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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잔여경기 일정' 발표가 롯데에게 미치는 영향?




 태풍 '덴무'의 영향으로 8월 10일 예정되었던 프로야구 경기들이 모두 취소가 되었다.
무더위에 지쳐있던 사람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비가 내리고 있지만 강한바람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이번 태풍은 사람들에게 작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는 듯하다. 
지난 일요일 저녁 작업 중이던 나의 문서를 날려버린 이 태풍은 오늘 새벽 집 앞 편의점의 입간판을 부셔버리기도 했다.

오늘 새벽 고흥반도에 상륙하였다는 '덴무'가 한반도를 빠져나가기 전까지 더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우천 취소에 따른 '득'과 '실'은?? >

 태풍 '덴무'는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화요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는 날이면 늘 이야기 하는 부분이지만 일요일의 경기 이후 월요일의 휴식일을 지겹게 보내야 했던 야구팬들에게 화요일 경기의 우천 취소는 현재 날씨와 같이 청천벽력의 소식이 된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우천 취소게임에 대한 각 팀의 반응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팀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팀 이외에도 경쟁 상대의 우천 취소에 따른 득과 실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2010 프로야구 엠블

- KBO의 잔여경기 일정 발표

 시즌 막판 우천 취소에 따른 득과 실을 따지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한 가지는 바로 그동안 우천 취소되었던 경기의 '잔여경기 일정'이 어떻게 배정되느냐이다. 
시즌 경기가 휴식일인 월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6일을 각 팀이 모두 경기를 펼쳤던 것과는 달리 우천취소 되었던 경기와 우선 편성에서 제외 되었던 각 팀의 8경기가 진행되는 '잔여경기 일정'은 우천 취소된 경기의 상대팀과 구장에 따라 각 팀의 편성일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잔여 경기의 일정에 따라 선발진이 약한 팀은 큰 이득을 가져 올 수도 있다. 실제 일부의 팀의 경우 잔여 경기의 일정이 좋게 짜여 팀의 1, 2선발 투수로만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시즌 막판 순위싸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잔여경기의 일정이 8월 10일 발표되었다.

 '잔여경기 일정'이 정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 될 경우에는 '잔여경기 일정표'의 예비일이 존재한다면 그 예비일에 경기를 배정하고 그렇지 않다면 잔여경기 일정이 끝나는 9월 19일 이후로 경기가 배정된다. 

※ 8월 10일 발표 된 잔여경기 일정표 :  

8월 10일 황재균의 우천취소 세레머니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롯데에게 나쁘지 않은 잔여경기 일정

 롯데는 '삼성(홈) - KIA(원정) - SK(원정) - 두산(홈)'으로 이어지는 8월 22일까지의 일정을 마치고 나면 8월 10일에 발표 된 '잔여경기 일정'에 따라 나머지 경기를 치러야한다.

 그럼 '잔여경기 일정'은 롯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8월 24일부터 9월 19일까지(8월 10일 우천 취소 경기는 포함되지 않은 상황) 배정 된 경기는 20게임이며, 정확히 홈 10경기와 원정 10경기로 나눠져 있다.

 '잔여경기 일정' 중 홈경기가 초반에 몰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동안 확인을 하지 않고 있었던 부분인데, 롯데가 상대전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들인 SK와 삼성과의 경기 중 홈경기 우천 취소가 많았나보다. SK('잔여경기 일정' 중 4경기 모두가 홈경기)와 삼성(3경기 중 2경기가 홈)의 경기가 대부분 홈경기라는 점도 특징이다.

 원정 경기 중 한화와의 경기가 3게임이나 되는 것도 롯데에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외에는 KIA, 두산과 2경기를 치러야하며, LG, 삼성, 넥센과 각각 1경기씩의 원경 경기를 해야 한다. 롯데에게 천적이나 다름없는 SK와의 경기는 없다.
그리고 원정 경기의 일정도 'LG(1) - 넥센(1) - 두산(2)'의 서울경기 4게임이 모두 한 번에 몰아져 있는 것도 나름 좋은 배정으로 보인다. 

 8월 22일까지의 '우선편성 경기' 일정을 잘 소화한다면 '잔여경기 일정'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우선편성? : 2010프로야구는 각 팀이 133게임씩(각 팀을 상대로 19경기씩 상대)을 소화하는 단일리그제이다. 우선편성이란 각 팀이 치러야하는 133게임 중 정확히 125게임을 소화하는 8월 22일까지를 우선편성하여 일정에 따라 소화하고 그 이후에 각 팀에 남아있는 8경기는 8월 22일까지 우천 취소되었던 경기들과 함께 새롭게 일정이 정해져 잔여게임을 치르는 것이다

8월 10일 우천취소 세레머니, 주자 황재균, 포수 홍성흔, 심판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롯데에게는 조금 이득이 될 듯한 8월 10일의 우천 취소

 우선 롯데의 입장에서는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팬들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8월 10일의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이 경기는 양 팀에게 시즌 가장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우천 취소가 없다면 양 팀 모두에게 시즌 가장 마지막 경기가 된다.)

 팬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롯데의 입장보다는 삼성의 현재 상황과 연관이 있는데, 삼성의 경우 현재 1위 탈환에 대한 의지도 있는 상태이며, 두산과의 2위 싸움도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서 집중력이 높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8월 10일의 경기기 우천 취소로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되게 된다면, 그 때의 상황(삼성의 순위가 확정된 상황)에 따라 롯데는 조금 더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 같이 최근 페이스가 좋고, 또 팀의 순위측면에 있어 승리에 대한 애착이 강한 팀을 지금 상대하는 것보다 차후에 상대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팬들이 이번 우천 취소가 나름 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롯데의 선발 투수였던 이재곤과 삼성타자들의 궁합(?)과 관련이 있다.

 이재곤의 경우 최근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언더 투수로서 삼성과의 궁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언더 투수는 기본적으로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와의 승부가 어려울 수밖에 없고, 또 킥모션도 크기 때문에 도루를 많이 허용하게 되는데, 삼성의 경우 실력이 좋은 좌타자가 많으면서 팀 도루도 역시 SK와 함께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다투고 있는 팀이기 때문에 이재곤으로서는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KIA 마스코트 (사진출처:KIA타이거즈홈피)

- KIA의 우천 취소도 롯데에겐 이득이 아닐까?
 
 4게임 차이로 롯데를 바짝 뒤쫓고 있는 KIA의 게임 취소도 역시 롯데에게 이득으로 보여 진다.

 KIA의 입장에서는 이번 우천취소가 큰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IA의 경우 한화와의 3연전을 치러야 하는데 8월 10일의 경기에서는 서재응(KIA)과 데폴라(한화)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던 상태였다.
경기의 결과가 예측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재응과 데폴라의 맞대결은 아무래도 서재응쪽으로 승리의 무게가 크게 기우는 것이 사실이었다.

 문제는 이 경기가 시즌 마지막으로 가게 되면 KIA의 입장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KIA의 경우 이번 3연전에서 류현진이라는 상대를 만날 필요가 없었다. 지난 일요일 롯데전에 등판하였던 한화의 류현진이 이번 KIA와의 3연전에서 등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경기가 잔여경기 일정 뒤로 배정이 되면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른다.
상대가 데폴라라는 나름 만만한(?) 선발 투수에서 류현진이라는 최고의 투수로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휴식이 필요한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롯데팬의 조금 과도한(?) 욕심

 8월 10일 경기의 우천취소에 대한 롯데팬들의 반응은 분명 나쁘지 않다.

 그러나 사람이란 동물은 항상 하나의 욕심이 충족되면 또 다른 욕심을 가지게 되는 듯 하다.
'이왕 우천취소가 될 경기였다면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취소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경기가 취소되는 것과 게임이 시작된 이후 게임이 취소되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선발투수의 등판과 휴식에 관련된 문제 때문이다.

 실제로 8월 10일의 4경기가 모두 취소되었지만 경기가 시작 된 이후 노게임이 선언 된 롯데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취소가 선언된 다른 경기의 팀들은 선발투수의 운영에 있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와의 4위 싸움이 치열한 KIA의 경우 10일 경기에서 등판 예고되었던 서재응이 11일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게 되면서 나머지 투수들에게 하루의 휴식일이 생겼지만, 롯데는 이재곤이 8월 10일 경기에서 등판하여 투구를 했기 때문에 KIA를 비롯한 다른 팀들이 우천 취소로 얻을 수 있었던 선발투수 운영의 여유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그 어떤 팀들보다 우천취소를 바라고 있던 팀이 바로 롯데였다.

 롯데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사도스키와 장원준의 컨디션 문제로 선발로테이션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도스키의 경우는 최근 3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구위가 좋지 않은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8월 10일의 게임이 경기 전 우천취소 되었다면 분명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있어 큰 이득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이 하루씩 밀리게 됨으로서 모든 투수들이 하루라는 달콤한 휴식을 가지거나 혹은 다른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그들은 원래의 일정에 맞춰서 등판을 하고 사도스키를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차례 빠지게 하여 체력을 보충할 확실한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8월 10일 부산지방에 내린 비가 좀 더 일찍 시작 되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자연의 힘을 원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마무리하면서.. >

 많은 비로인해 경기가 취소 될 때면 항상 이번의 경기 취소가 롯데에게 도움이 될까? 손해가 될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는 어김없이 롯데에게 좋은 쪽으로 나온다.
이런 결과는 아마도 롯데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모든 일들에서 롯데가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 작용해서 그럴 것이다.

 이번 8월 10일 경기의 우천 취소도 마찬가지이다.
나름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면서 판단을 내렸기에 롯데에게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삼성이 시즌 막판까지 순위싸움에 대한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롯데는 지금 보다 더 힘든 경기를 해야 한다.

 결국은 팬심이 과도하게 담긴 팬들의 추측과 예상이 모두 옳은 것이 되려면 자이언츠의 용사들이 그만큼 많은 노력을 하고 최고의 결과물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과연 롯데의 선수들은 팬들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