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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강민호의 존재감이 만든 연패탈출




 
6월20일의 잠실구장은 3연승을 달리며  5위 자리를 빼앗은 홈팀 LG의 팬들과 6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해 조급해진 롯데의 팬들로 가득 찼고, 양팀의 팬들은 응원이라는 방법으로 그라운드의 선수들만큼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 6월 20일 경기 리뷰 >

 긴 연패로 인해 5위 자리마저 빼앗긴 롯데는 팀 성적뿐만 아니라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3일 연속 관중석의 절반을 메워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꼭 승리를 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사도스키가 마운드에 오르는 이 경기마저 패하게 된다면 롯데의 상처는 쉽게 회복하기 힘든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  1회초, 1주일 동안 계속되는 1회득점

 경기가 시작 되고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첫 승부부터 상대투수를 괴롭혔다.

 평소와 달리 조금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김주찬은 더마트레를 괴롭히며 선두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2-3의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풀카운트에 몰린 더마트레는 결정구로 자신이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직구를 선택했고, 빠른공에 장점을 보이는 김주찬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직구가 반가웠다. 
김주찬은 약간 높게 제구 되는 공에 지체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김주차의 방망이에 맞은 공은 좌익수 뒤의 관중석 중간에 떨어지는 큰 홈런이 되었다.

롯데는 김주찬의 홈런으로 이번 주 모든 경기에서 1회득점에 성공했다.

정성훈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1회말, 동점을 허용하다

 연패탈출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도스키는 1회말의 수비부터 LG타자들의 노림수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의 타자들은 다양하고 각도가 큰 변화구를 던지는 사도스키와의 대결에서 볼카운트가 몰리면 결코 승부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빠른 타이밍부터 방망이를 휘두르며 공격적인 타격을 보였고,
사도스키는 선두타자 이대형과 이택근에게 각각 초구에 좌익수 왼쪽 안타와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단 2개의 공으로 안타 2개를 허용했다.

 무사에 두 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사도스키는 흔들리지 않은 듯 했다.
전날 경기에서 5안타를 치며 롯데를 침몰시켰던 이진영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LG의 타자들은 크게 동요를 보이지 않는 사도스키를 흔들기 위한 시도를 감행했다. 4번 타자 이병규의 타석에 더블스틸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사도스키의 공을 받은 강민호는 3루에 빠르고 정확한 송구를 했고, LG의 이대형은 자연 태그로 아웃이 되었다.

 강민호의 도움을 받은 사도스키는 이병규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전체적으로 자신의 볼을 던지고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좁은 스트라이크 존이 사도스키의 발목을 잡았다.
정성훈을 상대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초구와 두 번째 공이 모두 볼로 판정이 된 것이다. 해설진 조차도 당연히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며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았다'라는 멘트까지 했던 상태였지만 볼이 되고 만 것이다. 어이없게도 볼카운트가 몰린 사도스키는 좀 더 높고, 좀 더 가운데로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고 이 공은 정성훈의 방망이에 맞고 안타가 되고 말았다. 결국 1회에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1회말 김귀한 주심의 볼 판정은 이번 시즌 스피드업을 위해 공 반개 정도의 스트라이크 존을 옆으로 넓힌 것에 완전히 역행하는 듯했다. 양 사이드의 존도 좁았고 낮은 공은 전혀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았다. 

조성환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회초, 조성환과 가르시아가 만든 득점

 많은 안타가 나왔지만 예상외로 1대1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4회초, 롯데는 LG의 더마트레의 공략에 성공했다.

 롯데의 4회초 공격을 이끈 선수는 조성환이었다. 
드디어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격 3위에 오른 조성환은 이대호가 아웃 된 뒤 타석에 들어섰고 1-2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안타를 만든 뒤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2루타를 만들었다.

 조성환이 멋진 주루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다면, 그 찬스를 득점을 연결시킨 것은 가르시아였다.
최근 부진한 타격으로 롯데 공격의 흐름을 끊었던 가르시아는 타순이 내려가서 그런지 조금은 작은 스윙을 했고 한복판의 공을 가볍게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고 2루에 있던 조성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의 4회초 1득점은 조성환과 가르시아의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가 만든 것이었다.
반면 가르시아의 안타 이후 강민호의 연속 안타가 나와 원 아웃 1, 3루의 찬스가 생겼지만 박종윤의 병살타가 나오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택근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5회말,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사도스키

 4회까지 사도스키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에 고생하며 많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단 1점만을 실점하며 호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두타자부터 시작하는 LG의 5회말 공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사도스키는 이대형을 1루 땅볼로 잘 처리했지만 이택근과의 대결에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1-0의 볼카운트에서 던진 몸 쪽 공에 이택근이 팔꿈치를 밀어 넣자 사도스키가 불만을 표현하였고 이택근이 이에 대응하며 두 선수가 얼굴을 붉힌 것이다.
두 선수가 같이 얼굴을 붉혔지만 더 손해를 보는 것은 투수였다. 미세한 차이로 스트라이크와 볼이 결정되는 승부에서 심리적인 흔들림은 투수에게 결코 좋지 않았다. 2-3 풀카운트에 몰린 사도스키는 결국 이택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다툼의 여파는 다음 타자들과의 승부에서도 계속 되는 듯했다.
이진영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택근을 2루에서 아웃시킨 사도스키는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이택근에게 다시 한번 불만을 표현하였고, 이후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와 정성훈에게 각각 초구 안타와 2루타를 허용하면서 2점을 내주고 말았다.

 5회말에 있었던 이택근과 사도스키의 다툼은 미국야구와 한국야구의 문화차이에서 오는 다툼이었다.
미국의 경우 스트라이크 존 비슷하게 들어가는 공에 몸을 들이미는 경우가 거의 없을뿐더러 혹여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공에 맞았을 경우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의 경우 몸 쪽에 들어가는 약한 변화구에는 당연하듯 몸을 들이미는 경우가 많고 혹여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공을 맞더라도 몸에 맞는 볼을 선언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고 말할 수 없는 문화의 차이가 서로의 얼굴을 붉히게 만든 것이다.

강민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하위타선이 만든 역전 2타점

 5회말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했지만 3번 타자부터 시작되는 6회초의 공격은 다시 역전을 만들어 내기 충분해 보였다.

 홍성흔이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더마트레의 초구를 노렸고 바깥쪽으로 제구 되는 공을 받아쳐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안타를 만들어냈고,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이대호가 2-2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며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무사에 주자 1, 3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최고의 타격감을 유지하며 앞선 타석에서 2루타를 만들어냈던 조성환은 2루수 플라이로 아웃이 되었고, 가르시아는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두 명의 타자가 타점을 올리지 못하고 물러나자 팬들의 머리에는 불안한 생각이 자리 잡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롯데의 분위기 메이커 강민호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강민호는 더마트레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고, 2루 주자를 홈을 불러들였다.

 롯데는 꺼져가던 공격의 불씨를 살리게 되자 상대투수 더마트레를 더욱 압박했다.
앞선 4회 공격에서 병살타를 치며 아쉬움을 남겼던 박종윤이 더마트레의 초구를 가볍게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고, 2루에 있던 이대호에게 홈을 밟게 만들었다.

가르시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7회초, 도망가는 2득점

 6회초 공격에서 2점을 뽑아내며 1점차의 불안한 리드를 하게 된 롯데는 7회초 공격에서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7회초 롯데의 공격은 1번 타자 김주찬이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기습번트를 성공하며 무사 1루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손아섭의 보내기 번트가 실패하며 선행주자가 아웃 되고 말았다.

 손아섭의 보내기 번트 실패는 공격에 찬물을 끼얹는 듯 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롯데에게는 공포의 타선이 존재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김광수의 6구째를 밀어 쳐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만들어냈고, 1루 주자 손아섭은 거침없는 베이스런링으로 홈을 파고들었다.

 점수가 2점차로 벌어지자 LG의 박종훈 감독은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원 아웃 주자 2루 상황에서 이대호를 고의 사구로 내보내는 선택을 한 것이다.

 LG 박종훈 감독의 선택은 조성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LG의 작전이 성공하게 가만두지 않았다.
2-1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가르시아는 바깥쪽 공을 가볍게 밀어 쳐 좌전안타를 만들어 냈고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가르시아가 만든 타점은 평소에는 보기 힘든 팀 배팅으로 만든 타점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컸다.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7회말, 추격을 허용하는 2실점

 7회초 수비에서 어렵게 2점을 뽑아낸 롯데는 바로 다음 수비에서 곧바로 점수를 잃었다.

타격전에 많이 지쳐있던 사도스키는 7회말의 수비에 들어서며 이택근과 이진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사도스키를 강판시킨 로이스터 감독은 좌타자 이병규를 상대하기 위해 강영식을 원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강영식은 이병규를 상대로 좋은 공을 던지며 2-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5구째 공이 높게 제구 되며 좌익수 왼쪽의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7회말 수비에서 2실점을 하긴 했지만 무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은 나름 좋은 결과였다.

조성환 (사진출처:KBO홈피)

- 9회초, 조성환과 강민호의 투런 홈런

 6대5의 불안한 리드를 계속한 채 롯데의 9회초 공격은 시작되었다.

 1점이 소중한 로이스터 감독은 좌투수 이상열을 상대하기 위해 선두타자 손아섭을 빼고 전준우를 대타로 기용하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LG의 박종훈 감독은 투수를 오카모토로 교체하며 맞불을 놓았다.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는 오카모토와의 승부에서 2-3의 풀 카운트를 만든 뒤 좌중간안타를 뽑아내며 출루에 성공했지만, 다음 타자인 홍성흔과 이대호는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두 명의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다.

 홍성흔과 이대호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롯데에게는 조성환이 남아 있었다.
조성환은 전준우가 도루에 성공한 0-1의 볼카운트에서 몸 쪽으로 잘 제구 된 공을 잡아당겨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조성환의 홈런으로 LG를 몰아부친 롯데는 나머지 하나의 아웃 카운트도 유용하게 썼다.
가르시아가 바뀐 투수 한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 출루하였고, 강민호가 초구를 노려 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만들었다.

- 김사율의 마무리.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사율은 이병규와 정성훈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3명의 타자를 각각 삼진, 좌익수 플라이,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 하였다.

강민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강민호의 존재감을 느끼게 했던 경기 >

 6월 20일의 경기는 역전이 반복되는 뜨거운 타격전이 전개 되었고, 롯데가 승리를 챙기며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아무래도 경기 후 수훈선수로 뽑혔던 강민호였다.

 5타수 4안타의 좋은 기록도 눈에 띄지만 6회초 무사 1, 3루에 조성환과 가르시아가 아웃 되며 찬스가 무산 될 뻔 했던 상황에서 강민호가 안타를 만드는 장면은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삼성과의 경기부터 중요한 순간 한방이 부족했던 롯데의 팬들은 강민호의 빈자리를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부상에서 복귀한 두 번째 경기에서 완벽한 타격감을 과시하며 롯데의 다득점을 이끌었다.

이 경기의 승리를 강민호의 존재감으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에 있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강민호의 존재감은 그의 앞에 배치된 타자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가르시아가 두 개의 안타를 봅아낸 것도 강민호의 존재감과 전혀 상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게 따라다녔던 볼배합과 수비에 대한 지적은 수그러든지 오래며,
잠시의 공백으로도 그 빈자리를 느끼게 만들정도로 타선의 중요한 존재이다.
아직도 그의 존재와 활약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롯데는 길고 길었던 연패를 드디어 마감했다.
이제 다시 연승으로 달리는 일만이 남았다.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 지루하게만 느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