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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이대호의 대기록을 평가절하 할 필요가 있나?




 8월 14일 광주 무등경기장의 관중석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14,000여명을 겨우 수용할 수 있는 무등경기장의 규모는 치열한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롯데와 KIA의 열광적인 팬들을 생각한다면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 8월 14일 경기 리뷰 >

 8월 14일 경기에서 KIA가 선발투수로 내세운 선수는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시즌 14승을 기록하며 류현진에 이어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투수로 지난해 보다 뛰어난 투구를 하고 있음과 동시에 시즌 초반 윤석민 등이 타자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할 때에도 유일하게 득점지원을 받으며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상태였다.

 반면 롯데가 선발로 내세운 투수는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은 데뷔 이후 이렇다 할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던 선수였지만 최근 갑작스런 허리 통증을 겪으며 팬들을 걱정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다승 2위를 달리고 있지만 8월 14일 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양현종 (사진출처:KIA타이거즈홈피)

- 1회초, 중심타선의 연속안타와 하위타선의 볼넷으로 만든 3득점

 전날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들 당하였던 롯데는 1회초 공격부터 상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1회초 롯데의 공격이 시작되고 마운드에 오른 상대 선발투수 양현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의 선두타자 김주찬은 평소에는 지나칠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지만 이 경기에서는 양현종의 컨디션이 좋지 못함을 파악하고 스윙 한 번 하지 않고 볼넷을 얻어내며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다.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하였지만 조성환은 아쉽게도 진루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양현종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쳐 선행주자를 아웃시킨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조성환이 빠른 발을 가졌기에 병살타는 모면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양현종의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조성환이 진루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본 롯데의 팬들은 전날 경기 패배의 기운이 8월 14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걱정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롯데의 중심타선은 전날 경기의 패배를 설욕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했다.
조성환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이 0-1의 볼카운트에서 낮게 제구 되는 공을 가볍게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고, 이대호가 0-2의 볼카운트에서 2루수 뒤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기록해 팀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으며, 이대호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가 양현종의 초구를 공략해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좌전안타를 만들어 3루에 있던 홍성흔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중심타선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아낸 롯데의 공격은 강민호의 안타로 끝나지 않았다.
이대호가 견제구에 아웃 당한 투 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가르시아가 바깥쪽 공을 가볍게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며 출루에 성공했고, 이후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와 문규현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 점수를 만들어내며 팀의 세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1회초 롯데의 공격에서 가장 높게 평가 할 수 있었던 부분은 김주찬을 비롯해 하위타선의 선수들이 상대투수로 부터 볼넷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평소 상대투수가 제구력의 문제를 보일 때도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으로 경기를 어렵게 진행했던 롯데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8월 14일 경기에서 롯데의 타자들이 얼마나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 장면 (사진출처:yahoo미국판 뉴스)

- 2회초, 9경기 연속 홈런으로 'World Record'를 기록한 이대호

 3대0의 스코어로 롯데가 경기를 리드하고 있던 2회초 공격,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이 터져 나왔다.


 이대호의 9경기 연속홈런의 대기록은 2회초 원 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주찬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후 조성환과 홍성흔이 컨디션이 좋지 않던 양현종을 상대로 연속타자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한 상황이었다.

 KIA는 양현종이 스트라이크를 전혀 던지지 못하자 투수를 김희걸로 교체시켰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던 이대호는 김희걸이 자신에게 포크볼 승부를 많이 했음을 기억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몸 쪽으로 제구 되는 김희걸의 초구를 지켜본 이대호는 두 번째 공에 자신이 기다리던 포크볼이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이대호의 방망이에 맞은 공은 광주 무등경기장을 정확히 절반으로 가르며 날아갔고 전광판 앞의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홈런이 되었다.


 2회초 공격에서 이대호가 기록한 9경기 연속 홈런은 한 - 미 -일 프로야구 역사에 처음으로 나온 기록이었고, 한국의 프로야구보다 역사가 깊고 수준이 높다는 미국과 일본의 언론에서도 'World Record'라는 제목으로 이대호의 홈런 기록을 전했다.

2009시즌까지만 하더라도 3루수의 기대주였던.. 2010시즌 든든 중견수가 된 전준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말, 전준우의 호수비가 막은 대량실점

 롯데의 2회말 수비에서는 이대호의 대기록을 축하하는 전준우의 호수비가 나왔다.


 이대호의 쓰리런 홈런으로 6대0의 리드를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2회말 첫 상대인 최희섭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내주고 말았고, 뒤이은 김상현에게도 우중간 안타를 맞으며 무사 주자 1, 3루의 실점의 위기에 놓였다.
여전히 롯데가 6점이라는 큰 점수차로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직 2회말이라는 점과 최근 롯데 불펜의 활약을 생각하였을 때 2회말에 맞이한 위기는 나름 롯데의 선수들과 팬들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위기에 몰린 장원준을 더욱 압박하는 것은 김상현에 이어 타석에 들어서는 안치홍의 존재였다.
이번 시즌 안치홍은 장원준을 상대로 6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천적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역시나 장원준을 상대로 강한모습을 보였다. 2-1의 볼카운트에서 장원준의 5구째를 공략한 안치홍의 타구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를듯하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 장원준을 구원하는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 구세주는 바로 중견수 전준우였다.
안치홍의 타구를 보며 중견수 자리에서 우중간으로 대각 뛰기를 시작한 전준우는 공이 바닥에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몸을 날렸고, 우중간을 완전히 가를 듯 했던 공은 전준우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장원준의 대량실점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준우의 호수비 덕분에 실점을 1점(전준우의 호수비 상황에서 3루 테그업을 했던 최희섭의 득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렇게 롯데의 대량실점을 막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 받을 수 있었던 전준우의 호수비는 단순히 수비 장면만을 봐도 올 시즌 8개 구단 최고의 수비였다고 추천하는 것에 모자람이 없었다.
외야 수비수들이 앞으로 달려 나오며 하는 다이빙캐치도 역시 멋진 수비임에 틀림없지만 전준우가 보였던 뒤로 뛰면서 성공시킨 다이빙캐치에 비교할 만한 대상은 되지 못한다.

김상현의 지난 8월 11일 모습 (사진출처:KIA타이거즈홈피)

- 4회말, 김상현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

 6대1의 스코어로 리드를 지키고 있던 롯데는 4회말 수비에서 김상현에게 솔호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3회말의 위기를 잘 넘긴 장원준은 조금 더 편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거포타자인 김상현과의 승부는 다른 타자들과의 승부만큼 쉽지만은 않았다.
장원준과 김상현의 4회말 승부는 나지완과 최희섭을 각각 좌익수 플라이와 1루 땅볼로 잡아낸 투 아웃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김상현을 상대로 1-1의 볼카운트에서 던진 장원준의 변화구는 바깥쪽 높은 곳으로 제구 되었고, 부상 복귀 이후 많은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는 김상현의 방망이에 맞은 공이 전광판 앞 그린몬스터를 넘어가면서 솔로 홈런이 되었다.


 장원준은 4회말 수비에서 김상현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그동안 상대전적이 좋지 않았던 안치홍을 상대로 볼넷을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행이도 채종범을 상대하면서 안정감을 찾은 장원준은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으며 4회말 수비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김주찬 지난 7월 30일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경기의 흐름을 롯데 쪽으로 가져온 김주찬

 롯데가 여전히 4점차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2회 이후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채 상대에게 몇 번의 득점기회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롯데의 팬들은 약간의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팬들의 불안감을 날려버릴 추가득점이 6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나왔다.

 6회초 공격에서 추가득점에 앞장선 선수는 김주찬이었다.
문규현과 황재균이 각각 3루땅볼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투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손영민의 초구를 상대로 3루쪽 기습번트를 성공시켜 출루했고, 조성환의 타석에 2루 베이스를 훔쳐냈다.

 투 아웃 이후 김주찬에게 기습번트와 도루를 허용한 손영민의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롯데의 타자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
조성환은 0-2의 볼카운트에서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안타를 만들며 2루 주자인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임과 동시에 2루까지 출루하였고, 다음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2-3의 볼카운트에서 몸 쪽 공을 받아쳐 3루수 키를 넘기는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타점 기록을 112점에서 113점으로 높였다.


 6회초 공격에서 나온 김주찬의 기습번트와 도루성공은 2회 이후 나오지 않고 있던 팀의 추가 득점을 이끌었다는 부분에서 큰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종종 홈런을 기록하기도 하는 김주찬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초, 김주찬의 투런 홈런

 6회초 공격에서 팀이 완벽한 승기를 잡는 것에 큰 활약을 보였던 김주찬은 8회초 공격에서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롯데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완벽한 팬서비스를 선물했다.


 김주찬의 투런 홈런은 원 아웃 주자 3루 상황에서 나왔다.

 8회초 공격의 선두타자로 나선 문규현이 상대수비가 타구를 잃어버리는 행운의 2루타로 출루한 뒤 황재균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원 아웃 상황에서 김주찬은 타석에 들어섰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KIA의 박성호는 김주찬을 상대하며 팔에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김주찬을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진 박성호는 두 번째 투수에서 와일드 피치를 하며 2루 주자를 3루까지 보냈고, 3구째도 역시 볼을 던졌다.

 0-3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김주찬은 여유 있게 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박성호의 4구째 스트라이크를 그냥 흘려보낸 김주찬은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다음 공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김주찬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중견 수 뒤 펜스들 넘어가면서 투런 홈런이 되었다.


 8회초 나온 김주찬의 투런 홈런으로 롯데는 10대2의 스코어를 만들었고, 전날 경기에서 당했던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해냈다.

2010시즌 전지훈련 중 장원준의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장원준의 호투와 여전히 불안한 임경완

 사실 8월 14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롯데의 팬들은 장원준에 대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허리 통증으로 몇 차례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던 장원준은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지난 8월 8일 한화전 등판에서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3자책점을 기록하는 투구를 하며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얼마 전에 보도되었던 열애설까지 생각한다면 팬들의 걱정이 오지랖 넓은 걱정으로만 생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장원준은 보란 듯이 좋은 투구를 보였다.
2회말의 대량 실점의 위기에서 전준우의 도움을 받았고, 4회말 수비에서는 김상현에게 솔로 홈런을 맞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몸 쪽으로 제구 되는 직구가 날카롭게 들어갔다.

 반면 불펜의 가장 큰 고민인 임경완은 이 경기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7회말 투 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임경완은 초구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8회말 수비에서도 이용규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이현곤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나지완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피칭을 다시 보였다.



< 이대호의 신기록!! 우리 스스로가 평가절하 할 필요가 있나? >

 8월 14일의 경기가 끝난 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롯데팬들은 팀의 승리와 이대호의 신기록 달성에 큰 기쁨을 즐기고 있었다.

 7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아시아 타이기록을 달성하였을 때나 8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져리그 타이기록을 달성하였을 때는 롯데가 패배하여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를 하지 못했던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서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 기록에 걸맞은 행복한 표정을 보였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이대호의 신기록에 대한 기사에 의외로 많은 비난글이 달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 말도 되지 않은 억지나, 이대호의 덩치를 조롱하는 악플 이외에도 이대호의 기록에 대해 '세계 신기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낮간지럽다거나 창피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작지 않음에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역시나, 나의 블로그 글에도 비슷한 류의 댓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대호가 8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였기에 기쁜 마음으로 쓴 글에 댓글이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 댓글을 읽어보니, 아마도 내가 표현하였던 8월 14일 경기에서 또 홈런을 기록하면 150년 메이져리그 역사에서도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던 세계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는 내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ㅋㅋㅋ'라는 닉네임으로 그가 남긴 댓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국내 최고기록이면 최고기록이지 세계기록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있나? 분명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준은 차이가 있고 조건이 다른데 세계 기록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하지 않느냐? 야구를 처음 시작하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이대호의 기록을 넘어서는 기록이 나온다면 그 것도 역시 세계기록이냐?' 정도의 댓글 이었다.

 솔직히 어제 저녁 이 댓글을 보는 순간에는 그저 황당함마저 느끼게 되었다.
나 또한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그리고 대한민국의 리그 수준에 차이가 있음은 인정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대호의 기록에 대해 굳이 평가절하 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것도 미국과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나름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댓글에 대한 답글을 남겼다.
뭐, 그가 그저 'ㅋㅋㅋ'라는 닉네임만을 남겨놓고 갔기에 다시 나의 블로그를 방문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았지만 나의 생각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미국의 언론에서 보도 된 이대호의 홈런에 대한 기사도 링크를 걸어뒀다. (오늘 일어나 보니.. 그 외에도 상당히 많은 기사가 보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메이져리그와 일본에서 이대호의 기록을 낮춰 볼 수 있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하여 우리들...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야구팬들까지 그 기록의 가치에 대해 낮춰서 생각하고 '세계 신기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역시 'World Record'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리고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대호가 기록한 연속경기 홈런은 각 리그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기록이기에 그 가치에 대해 존중해주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제 댓글에 대해서는 그저 메이져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한 팬분의 MLB와 NPB에 대한 애정의 표현으로 생각해야겠다.

※ 이대호의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이 나온 이후 적었던 블로그 글



< 마무리 하면서.. >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던 8월 14일 경기를 롯데는 승리로 이끌었다.

 7경기 연속 홈런과 8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음에도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인해 기쁜 마음의 인터뷰를 하지 못했던 이대호는 다행이도 8월 14일 경기에서도 연속 경기 홈런의 기록을 더욱 늘렸고, 팀도 승리를 거두게 되면서 활짝 웃는 표정으로 자신의 기록에 걸맞은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KIA에게 턱 밑까지 추격당했던 게임차는 3게임으로 다시 늘렸다.

롯데팬의 입장에서는 8월 14일의 경기가 완벽할 정도의 게임이 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타 팀팬의 입장에서 말하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그동안 말이 많았던 무등경기장의 펜스시설에 대한 대비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경기에서 KIA팬들에게 (神)이라고 불리는 이종범은 멋진 수비를 하고도 부상으로 엠블런스를 타야했고(다행이도 큰 부상은 아니라는 기사가 있었다), 롯데의 가르시아도 역시 부상을 당할 뻔 했다. 
멋진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이렇게 선수들이 시설의 문제로 부상을 당하는 것은 무등구장을 홈으로 쓰는 KIA의 팬들 뿐만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가장 큰 실례가 될 것이다.

 오늘 예정된 경기가 치러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경기가 치러지게 된다면 롯데는 이재곤이 선발등판하게 된다.
지난 7월 29일 선발 등판에서 2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하여 9개의 안타를 맞으며 7자책점을 기록하는 최악의 투구를 보였던 이재곤이 복수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재곤은 오늘 경기에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롯데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로서 당당하게 복수에 성공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