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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김일엽의 활약으로 만든 구원 10승과 이대호의 40호 홈런




 초, 중, 고교의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름 내내 우리를 힘들게 했던 무더위는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태풍 '덴무'와 국지성폭우로 인해 낮아졌던 기온은 휴가의 절정을 이뤘던 8월초와 같은 수준으로 다시 올라왔고, 전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폭염경보 및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폭염은 부산지역에도 역시 영향을 주었다.
사무실을 잠시 벗어났을 뿐인데 등줄기에는 땀이 타고 흘렀으며, 얼굴의 표정은 자동적으로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들이키기 시작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은 아주 짧은 만족감을 안긴 뒤 몇 배는 긴 아쉬움만을 남길 뿐이었다.



< 8월 20일 경기 리뷰 >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도 극복하기 힘들었던 폭염 속에서도 롯데팬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줄어들 줄 몰랐다. 롯데의 선수들은 천적과도 같은 SK와의 3연전에서 3승을 모두 챙기는 승전보를 가지고 홈으로 복귀 하였고, 이들의 뛰어난 활약에 직접적인 응원을 보내고 싶었던 팬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사직구장을 직접 찾아 두산과의 주말 첫 경기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붇기 시작했다.

 원정 6경기를 펼치고 홈으로 돌아와 두산을 상대하게 된 롯데의 선발 투수는 장원준이었다. 전반기가 끝나려는 시점에서 허리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하였던 장원준은 후반기 시작 이후 2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장하였고, 1승 1패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상태지만 최근 등판에서 6 2/3이닝 투구를 하며 2자책점만을 기록하는 등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 롯데팬들을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반면 두산의 선발투수인 홍상삼은 지난 시즌 까지만 하더라도 롯데 킬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지만,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하여 10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는 등 결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장원준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초, 선취 솔로 홈런을 내준 장원준

 8월 20일 경기에서 양 팀의 선발투수 중 먼저 실점을 허용한 선수는 장원준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장원준은 팬들을 만족시킬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장원준의 빠른 공은 구위가 좋아보였고, 주 무기인 우타자 몸 쪽 슬라이더도 역시 원하는 위치에 제구 되는 모습을 보였다.
장원준의 위력적인 투구는 2회초 투 아웃까지도 이어졌다. 
1회 수비에서 상대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장원준은 2회에도 역시 마운드에 올랐고, 두산의 중심타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김동주와 최준석을 각각 1루 수 땅볼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상대의 타자를 압도하는 듯 한 투구가 이어졌다.

 하지만, 장원준이 어려운 상대들을 잘 넘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문제가 생겼다.
의외의 복병으로 남겨져 있던 이성열에게 던진 초구가 바깥쪽 높게 제구 되었고, 타자의 방망이에 맞은 공이 좌익수 뒤 펜스에 떨어지면서 선취 솔로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2회초 수비에서 장원준이 피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 것을 큰 문제로 인식하는 팬들은 없었다. 장원준의 공은 여전히 유력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7일 홈슬라이딩 장면.. 이 때는 세이프였는데...(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말, 동점기회를 날려버린 이대호의 느린 발

 롯데는 실점을 허용한 뒤, 바로 다음 공격에서 동점과 역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찬스를 만들었지만 이것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2회말 롯데의 공격에서 동점의 기회를 놓치게 만든 것은 지나칠 정도로 느린 이대호의 발이었다.

 이대호의 느린 발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은 이대호와 강민호가 각각 3루와 2루에 있던 원 아웃 상황에서 연출 되었다.

 롯데는 2회말 공격에서 이대호가 2회말 공격의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고, 강민호의 펜스 상단을 맞추는 2루타가 나오며 원 아웃 주자 2, 3루의 찬스를 잡은 상태였다.
안타 한 방이면 역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는 1-1의 볼카운트에서 한복판의 변화구를 받아쳐 좌익수 프라이를 만들었고, 3루에 있던 이대호는 공격적인 태그 업 플레이를 펼쳤지만, 김현수의 송구는 일찌감치 양의지의 글러브에 들어가 이대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대호가 태그 업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는 팬들이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 플레이는 이대호와 박계원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즐기는 로이스터 감독의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동계훈련기간의 장원준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장원준의 두 번째 실점

 야구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찬스 뒤에는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2회말 득점찬스에서 점수를 올리지 못한 롯데는 곧이은 3회초 수비에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가 득점의 찬스를 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맞이한 3회초 수비에서 장원준은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불안한 출발을 하였지만 오재원의 희생번트 타구에 빠른 대응을 보이며 선행주자를 아웃시켜 위기를 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누상에 나가있는 주자가 발 빠른 오재원이라는 점은 장원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이종욱의 투수 앞 땅볼에 오재원을 2루에 내보낸 투 아웃 주자 2루 상태에서 고영민의 중전안타가 나왔고, 전준우의 정확한 송구 덕에 홈에서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지만 간발의 차로 오재원을 막아내지 못했다.


 3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를 볼넷을 내보낸 뒤 상대의 보내기 번트 작전을 실패로 만들었지만 끝내 실점을 허용한 부분은 큰 아쉬움이 남았다.

조성환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말, 손아섭과 조성환의 연속 적시타로 만든 동점

 2대0의 스코어로 리드를 당하고 있던 롯데는 3회말 공격에서 하위 타선에서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는 공격이 매끄럽게 열결 되면서 동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3회말 롯데 공격의 포문을 연 선수는 황재균이었다.
황재균은 문규현이 3루 땅볼로 물러난 원 아웃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1-1의 볼카운트에서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2루타로 출루에 성공했고, 홍상삼이 김주찬을 상대하며 폭투를 던졌을 때 3루까지 진루했다.

 3회말 롯데의 첫 득점은 손아섭의 타석에서 만들어졌다.
황재균의 안타와 김주찬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원 아웃 주자 1,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0-1의 볼카운트에서 몸 쪽 높은 공을 받아쳐 투수 옆을 빠져나가는 중전안타를 만들어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1루 주자 김주찬을 3루까지 진루시켰다.

 손아섭의 안타로 점수 차를 좁힌 롯데는 그 기세를 더욱더 몰아가기 시작했다.
손아섭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홍상삼과의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2-3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높은 공을 밀어 쳐 동점을 만들어냈다.


 롯데의 3회말 공격은 황재균, 손아섭, 조성환의 안타로 동점을 만들어냈기에 성공적인 공격 이닝이 되었다.
하지만 동점을 만든 이후 계속 된 원 아웃 주자 1, 3루 찬스에서 이대호가 병살타를 기록한 장면은 롯데팬의 입장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롯데 시절의 최준석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또 다시 찬스 뒤의 실점을 허용한 롯데

 롯데는 5회말 공격에서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찬스를 살리지 못한 롯데는 곧이은 6회초 수비에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의 5회말 공격에 팬들은 큰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황재균이 중견수 뒤 펜스 상단을 맞추는 3루타를 기록하며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하였지만, 회생플라이나 내야 땅볼만으로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에서 김주찬과 손아섭이 각각 삼진과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투 아웃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마저 3루 땅볼 아웃이 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3회초 수비에서 좋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실점을 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한 롯데는 6회초 수비에서도  똑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6회초 수비에서 또 다시 실점을 하게 된 것이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이번에도 피홈런이 문제였다.
6회초 첫 상대인 3번 타자 김현수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한 출발을 보인 장원준은 김동주를 상대로 2-2의 볼카운트에서 솔로 홈런을 맞은 뒤, 바로 다음 타자인 최준석에게도 1-1의 볼카운트에서 좌중간 홈런을 맞아 백투백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롯데의 6회초 실점은 2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백투백 홈런을 맞았던 장원준은 이성열에게도 2루타를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장원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허준혁도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재원에게 안타를 맞아 6회초 롯데의 세 번째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사진출처:mbclife방송화면 캡쳐)

- 6회말, 이대호의 시즌 40호 홈런

 6회초의 3실점으로 5대2의 스코어로 리드를 당하게 된 롯데는 6회말 공격에서 이대호가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상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6회말의 롯데 공격이 시작되고 경기장안의 어수선함 분위기가 통제되기 전 이대호의 홈런포가 나왔다.
6회말 롯데 공격의 선투자타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무릎 쪽으로 들어오는 빠른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쳤고 이대호의 스윙에 걸려든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날아갔고, 사직구장의 외야를 완벽하게 넘어가는 비거리 145m의 초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경기가 끝 난 뒤 인터뷰에서 앞전타석에서 병살타를 기록 할 때와 같은 코스의 공일 들어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고 이것이 맞아떨어지며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6회에 나온 이대호의 홈런은 그의 노림수가 얼마나 강한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홈런이었다.

(사진출처:KBO홈페이지)

- 8회말, 실책으로 무너진 두산의 내야 

 5대3의 스코어로 리드를 당하고 있던 롯데의 8회말 공격이 시작 되었고, 롯데는 두산 내야진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2점차 리드를 당하고 있던 롯데에게 2번 타자부터 타선이 시작 되는 8회의 공격이야말로 동점과 역전을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찬스가 될 가능성이 높았고, 선수들은 집중력을 높이려 노력했다.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8회말 공격의 선두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두산의 투수 정재훈의 초구를 받아쳐 투수 옆을 빠지는 중전안타로 출루에 성공했고, 손아섭이 출루에 성공하자 조성환도 역시 높은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2-1의 볼카운트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던 조성환은 정재훈의 5구 째 몸 쪽 공을 잡아당겼고 유격수 깊은 내야안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조성환의 깊은 내야안타는 완벽에 가까운 두산의 내야진을 붕괴시켰다.
조성환의 타구를 내야안타로 막아낸 손시헌의 수비는 좋았지만 이후 손아섭 선행주자를 잡기 위해 2루로 던진 공이 2루수의 키를 넘으며 무사 주자 2, 3루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두산의 내야진은 연이은 실책을 저지르며 롯데가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게 도왔다.
조성환에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가 1-0의 볼카운트에서 평범한 내야 땅볼 타구를 쳤지만, 두산의 1루수 오재원이 공을 더듬는 플레이를 보이는 동안 3루에 있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고, 뒤 늦게 공을 정확하게 잡고 1루로 토스한 송구가 1루 에러로 연결되는 동안 2루에 있던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와 동점이 만들 수 있었다.


 8회말 롯데의 공격에서 나온 두산 내야진의 수비실책은 경기 내내 최고의 수비를 보였던 그들도 순간의 판단 미스가 연쇄적인 수비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서 수비는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실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였다.

전준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말, 승부를 결정지은 전준우의 쓰리런 홈런

 8회말, 로이스터 감독은 상대의 실책으로 롯데가 쉽게 동점을 만들어내자 이 기세를 몰아 역전에 성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2루에 있던 이승화를 대주자로 교체시킨 것이다.


 이대호를 빼고 이승화를 대주자로 넣는 승부수는 이승화의 미숙한 플레이로 인해 무의미하게 되어버렸다.
가르시아의 투수 앞 땅볼 타구에 2루 주자가 런 다운에 걸려 아웃이 된 것이다. 타자 주자는 살 수 있었지만, 로이스터 감독이 4번 타자 이대호를 빼고 대 주자를 넣은 이유를 생각한다면 최악의 결과물이 되고 만 것이다.

 롯데가 상대 수비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까지는 좋았으나 이승화가 미숙한 주루 플레이로 아웃이 됨으로 인해 롯데가 완벽한 승기를 잡지 못한 체 다시 경기의 흐름을 두산쪽으로 넘겨야하는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실제 롯데가 8회말 공격에서 뽑아내지 못한다면 이후 이닝에서 이대호 없이 공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8회말 공격에서 점수를 뽑아내야 했다.

 스스로 찬스를 망치려고 하던 롯데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은 두산의 이현승이었다.
가르시아의 타석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이현승은 가르시아를 상대로 투수 땅볼을 유도하는 좋은 피칭을 했지만, 강민호와의 승부에서 문제를 보였다. 강민호가 스트라이크 비슷하게 들어오는 이현승의 공을 커트해냈고, 결국 2-3의 풀카운트에서 승부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던 이현승의 변화구가 전혀 위력적이지 않게 들어오면서 강민호가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해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보낼 수 있었다.

 많은 사건이 벌어졌던 8회말 롯데의 공격을 마무리 지은 선수는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원 아웃 주자 2, 3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초구 파울을 친 뒤 연속 3개의 볼을 골라내며 1-3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고, 한복판 높게 제구 되는 체인지업을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쓰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8회말 쓰리런 홈런을 기록한 전준우는 경기가 끝난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음을 말했다. 평소 노림수를 가지고 있던 공에 대해서는 홈런을 비롯하여 많은 장타를 만들어내는 전준우의 장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장면이었다.

김사율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초, 양의지의 5경기 연속 홈런

 8회말 공격에서 완벽하게 승기를 잡은 롯데는 9회초 수비에서 투수를 김사율로 교체시켰고, 바뀐 투수 김사율은 두산의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9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사율의 공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빠른 공의 구위가 좋았으며 제구력도 역시 나빠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두산의 9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서는 양의지의 컨디션은 김사율의 그것보다 도 높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앞선 4경기에서 연속경기홈런 기록을 이어오고 있던 양의지는 2-1의 볼카운트에서 조금 높게 제구 된 빠를 공을 가볍게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김사율은 9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김사율에게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후의 타자들인 오재원과 이종욱을 모두 2루수 땅볼로 처리하였고, 고영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한 마무리를 해냈다.



<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롯데의 타선 >

 최근 롯데가 연승을 달리면서 보여준 타선의 활약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이렇게 롯데의 타자들이 상, 하위 타선의 구분 없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홍성흔의 공백으로 인해 롯데가 큰 위기를 맞았다고 힘들어하던 나를 비롯한 많은 팬들의 설레발을 무색하게 만든다.

 사실 홍성흔이 부상으로 전력으로 이탈하였을 때 팬들이 느꼈던 절망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홍성흔이라는 선수가 정교한 타격이면 타격, 홈런포로 대표되는 장타력, 그리고 찬스에서 보여주는 결정력 등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그의 빈자리를 모두 대신 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성흔이 부상으로 빠진 뒤 치렀던 4경기에서 홍성흔의 빈자리를 느낄 수 있었던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홍성흔이 우스갯소리로 말했던 자신의 자리가 없어졌다는 말도 그런 이유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홍성흔의 공백을 느낄 수 없었으니 홍성흔과 같이 만능의 역할을 하던 선수가 갑자기 타선에 추가 된 것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롯데 타선에 바뀐 옵션은 홍성흔을 대신해 손아섭이 라인업에 포함 되었고 2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손아섭이 분명 부진을 겪고 있을 당시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팀에게 도움이 되곤 있지만 홍성흔의 활약과 존재감을 모두 대신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홍성흔의 아바타 놀이?

 8월 20일에 포스팅 했던 글에서 표현 하였듯

 최근의 롯데 타자들의 활약을 보면 모 예능프로그램의 아바타 놀이(?)를 떠오르게 한다.
부상으로 인해 벤치에 앉아있는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롯데의 타자들의 필요한 순간 홍성흔이 보여줬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3번 타자로 나서 김광현을 쓰러트리는 투런 홈런을 기록한 조성환의 화요일 활약,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한 순간 꼬박꼬박 타점을 만든 손아섭과 황재균의 수요일 활약, 18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의 승기를 잡게 만든 가르시아의 목요일 활약, 그리고 8회말 동점 상황에서 쓰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한 전준우의 금요일 활약, 홍성흔이 타선에 배치되어 있을 때 팬들이 늘 홍성흔에게 바라던 사항들을 지금 현재 다른 선수들이 돌아가며 그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이 원래도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임이 분명하나 조성환, 가르기아의 경우 홈런을 거의 기록하지 않거나 오랫동안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중요순간 홈런포를 가동했고, 긴 부진에 빠져 있던 손아섭, 황재균이 홍성흔의 부상 이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기에 언급해 보았다.)

지난 5월27일의 문규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선수들

 홍성흔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이유는 롯데의 선수들이 필요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플레이들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홍성흔의 공백에 따라 선수들이 게임에 좀 더 집중하며 자신이 그동안 보였던 플레이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일맥상통), 또 홍성흔의 부상으로 조금은 달라진 팀 공격스타일에 걸맞은 플레이를 선수들이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특히 중요순간 타점을 만들어내고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홍성흔을 대신할 활약을 펼치는 것은 아니지만 문규현과 김주찬처럼 자신의 타순에 걸맞은 플레이로 팀의 득점기회를 제공하고, 홍성흔의 부상 이후 많아진 작전 수행을 성공으로 이끄는 플레이를 하는 것 또한 롯데의 타선이 좀 더 강한 공격력을 과시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 힘겹게 달성한 구원 10승 >

 야구팬이라면 누가나 알 수 있는 롯데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투수들의 활약이다.

 상대적으로 선발진에 비교했을 때 월등히 안정감이 떨어지는 롯데의 불펜은 팀 승리에 관여 정도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구원투수의 3가지 성적 (구원승, 홀드, 세이브)에서 모두 8개 구단 최하위를 기록하며 불펜투수들의 팀 활용도와 또 그에 따른 성적 등 모든 부분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각 팀별 구원 투수 활

 그리고 팀 승리 54승 중 구원승이 10경기밖에 되지 않는 점과 팀의 53패 중 구원패가 19패가 된다는 것을 단순 비교하여도 1~3위 팀이 모두 팀 구원투수 패 대비 승이 월등히 많고, SK와 삼성의 경우 팀 구원 투수의 '승'이 '패'에 비해 2배와 4배가 많다는 점은 롯데팬으로 하여금 부러움을 금치 못하게 하는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김일엽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7경기 만에 나온 구원투수 승

 이런 가운데 8월 20일 경기에서 롯데가 구원투수 승을 챙겼다는 점은 롯데의 팬들에겐 희소식 일 수밖에 없다.

 선발투수로 경기에 출장하였던 장원준이 홈런 3방을 포함하여 5자책점을 기록하며 3점차 리드를 당한 채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6회초 투 아웃 주자 1, 3루의 위기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김일엽이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 1/3 동안 무실점 호투로 역전의 기회를 마련해 승리 투수가 된 것이다.

 이 경기에서 김일엽이 승리 투수가 되면서 롯데도 드디어 두자릿수 구원투수 승 기록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 마무리하면서.. >

 롯데는 토요일 경기에서 이재곤을 선발로 내세우며 팀 5연승을 노리게 된다.
이재곤은 이미 지난 8월 3일 두산전에서 9이닝 1자책점 완투승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상대에게 각인시켜놓은 상태이다.

 올 시즌 두산전 두 번째 선발 등판을 하게 되는 이재곤, 그는 과연 지난 8월 3일의 경기처럼 두산의 타자들을 완벽하게 압도할 수 있을까?

 3만 관중이 움집 할 홈구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 시키는 완벽투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