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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약발 떨어진 롯데의 타선?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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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도 곰사냥을 시도 했던 롯데는 전날 퍼부었던 화력을 되돌려 받으며 패배하고 말았다.


두산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패배한 롯데는 5월 첫주를 4승 2패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무리하였다.


< 금요일 승리의 기분을 고스란히 돌려준 롯데 >


 연이틀 13점과 11점이라는 큰 점수로 곰 사냥에 성공한 롯데는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에게 11점을 내주고 단 1점만을 뽑아내며, 전날의 11대0의 승리를 두산에게 고스란히 돌려줬다.


경기 초반 양팀의 선발투수가 보여 줬던 투구 위력은 이날의 경기가 투수전이 될 것을 예상하게 했지만, 롯데의 장원준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며 두산의 압승으로 경기는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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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였지만 좋은 투구를 보여준 장원준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장원준의 불운(?)과 두산의 집중력 -


 1대1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4회초, 장원준의 불운(?)과 두산의 집중력이 만나면서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데뷔 이후 가장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를 압도했던 장원준에게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4회초 선두타자 김현수를 안타로 출루시킨 이후 부터였다.

무사에 주자가 나간 상황, 첫 타석에서 삼구삼진을 당했던 김동주를 상대로 장원준은 여전히 공격적인 투구를 했고 내야 땅볼을 유도하는 듯 했다.

 2-1의 볼카운트에서 김동주가 친 타구는 타석 앞에서 바운드되며 투수 쪽으로 날아갔고, 팬들은 병살 유도가 성공되었다고 생각 했지만 타구는 장원준의 글러브를 외면하며 지나쳐 중전 안타가 되었다.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웃처리가 불가능했던 타구도 아니었기에 장원준은 아쉬움이 컸다.


 김동주의 타구가 안타가 되며 위기에 몰린 장원준에게 또 하나의 불운이 닥쳤다.

여전히 좋은 공을 던지며 최준석을 상대했고 최준석은 장원준의 공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며 김동주와 마찬가지로 타석 앞에서 크게 바운드 되었다.

다만 다르다면 방향이 3루 방향을 향했고 바운드의 크기가 조금 더 컸다는 것이다.

크게 바운드된 공은 최준석이 빠르지 않은 타자였기에 병살타로 연결될만해 보였다. 하지만 타구는 이대호의 키를 넘어 글러브에 맞아 좌익수 쪽으로 굴러갔고 안타가 되었다.

예상외로 큰 바운드가 되긴 하였지만 미리 자리를 잡고 있었던 이대호가 조금 더 유연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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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와의 교류전, 장원준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두산의 집중력 -


 김동주, 최준석에게 맞은 두개의 안타는 장원준에게 아쉬움으로 남는 게 당연했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손시헌을 상대하며 반영되는 듯 했다. 그동안 낮은 코스로 완벽하게 제구 되던 몸 쪽 직구가 높게 형성되었고 손시헌을 초구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는 안타로 연결했다.


아쉬운 장면이 겹치며 연속으로 4개의 안타를 내준 장원준은 고의 사구와 안타 2개를 두산에게 더 헌납하며 4회에만 4실점을 하였다.


장원준의 불운도 있었지만 두산선수들의 집중력이 대단했던 길고 긴 이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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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타를 휘둘렀던 손시헌이 4회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되는 장면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임태훈과 두산의 불펜에 제압당한 방망이 -


 5대1로 리드 당하고 있었지만 며칠간 보여줬던 롯데의 공격력은 역전을 기대하기에 충분했고, 그래서 팬들의 희망도 컸다.


하지만 1회부터 공략이 쉽지 않았던 임태훈의 공은 그가 마운드에서 물러나는 순간까지 롯데에게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임태훈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완론드, 고창성, 정재훈, 그리고 이용찬에게도 마찬지로 완전 제압당하였다.

2회 1득점을 끝으로 롯데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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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과 이대호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칼을 갈았던 두산의 공격 -


 4회의 득점으로 5대1의 리드를 지키던 두산은 롯데가 추격을 하지 못하자 7, 8, 9회 공격을 퍼부으며 이틀 동안 당했던 패배에 대한 복수를 하였다.


7회에는 선두타자가 기습번트로 출루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더니 김현수의 땅볼타구에 롯데가 실책으로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주자 김동주와 최준석의 연속안타, 양의지의 고의사구, 이원석의 몸에 맞는 볼을 묶어 3점을 올렸다.


그리고 8회에는 이성열, 김현수의 백투백 홈런으로 2점을, 9회에는 몸에 맞는 볼 2개와 안타 2개로 1점을 득점하며 롯데에 대한 복수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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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약발 떨어진 롯데의 공격? >


 두산을 상대로 이틀간 폭발적인 공격을 펼쳤던 롯데의 공격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물먹은 방망이가 되었다.


5개의 안타로 1득점을 하는데 그친 공격력은 앞선 두 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포함하여 25개의 안타로 24점을 뽑았던 것에 크게 부족한 모습이었다.


사실 이날의 경기는 롯데 야수들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보다 임태훈을 필두로 하는 두산 투수진의 활약이 아주 좋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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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훈의 호투 -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 하지 않던가?

데뷔 후 두 번째 선발 등판( 정규시즌 첫 등판 )한 임태훈의 투구는 힘이 있었다. 

임태훈의 힘 있는 공은 경기 초반 컨디션이 좋았던 롯데의 타자들이 잘 맞춘 타구가 끝까지 뻗지 못하고 펜스 앞에서 잡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불펜등판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볼 배합은 롯데의 타자들을 조급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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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불펜진의 호투 -


 선수라면 언제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지만, 그 의지는 분명 경기의 흐름과 이에 따른 집중력의 차이로 달라지게 된다.


이틀간의 대패를 설욕하기 위해 야수들이 집중력을 보이며 완벽해 보였던 장원준을 무너트리자, 불펜진도 그동안의 부진을 씻기 위에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집중력은 불같은 롯데의 타선을 침묵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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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임태훈을 상대로 외야 깊숙한 타구를 날렸던 홍성흔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상한 흐름(?) -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모든 운동이 그렇겠지만 야구는 더욱 두드러진다고 생각한다.

'위기 뒤에 찬스','찬스 뒤에 위기'라는 아주 기본적인 명언이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흐름'이란 것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요일 롯데의 경기는 이상한 '흐름'이 존재했다.

내 기억 속에 일요일의 장원준 만큼 완벽 했던 장원준은 없었다. 그의 공은 어떤 공이든 완벽에 가까운 제구를 보였다. 그리고 그의 자신감 넘치는 투구모습은 나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내 기억 속에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장원준이 4회 김동주와 최준석에게 아쉬움이 남는 안타를 허용했을 때 머리 속을 스치는 나쁜 예감이 있었다.

'오늘은 지는 경기인가?', 그만큼 두산이 친 두개의 안타는 흐름을 좌우 할 만큼 크게 다가왔고, 장원준은 4실점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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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선수들이 '운이없네','이상하네'라는 생각을 잠시라도 했다면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 프로라면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지만..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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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수비와 공격을 보였던 이대호의 5월8일 모습 ( 출처: 롯데자이언츠홈피)


상대에게 11점이라는 큰 점수를 주는 동안 1득점에 그치며 침묵했던 롯데의 타선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활화산 같았던 타선이 잠시 휴식을 가졌을 뿐이니까.


경기 전 뉴스에 실린, 롯데의 맹타를 두고 김무관 타격코치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약 먹었나? 칭찬 약발."

하루 부진했던 공격 때문에 '약발'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팬들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