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롯데, 북치고 장구 친 전준우 (위기에 닥친 마산구장)




 7월 6일은 롯데의 팬들을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새로운 통합시가 생겨나며 마산시라는 호칭은 창원시가 되었고, 우리에게 익숙했던 마산구장이라는 이름은 창원 마산구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런 상황은 통합 창원시의 출발은 넥센의 구단 버스 기사분이 길을 찾지 못하는 해프닝을 만들기도 했다.

 마산구장의 호칭이 바뀌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이들도 많았다.
프로 원년부터 롯데와 함께한 구장의 명칭이 바뀐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곳을 가득 메워줄 팬들과 그들의 열정은 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명칭을 환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7월 6일 경기 리뷰 >

 7월 6일의 경기는 두 가지 부분에서 관심이 모아지는 경기였다.

 지난 삼성전에서 12명의 타자를 상대로 8개의 삼진을 뽑아냈던 김수완이 선발 데뷔전을 치르며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첫 번째 관심 부분이었으며,
시즌 전까지만 해도 롯데에게 10연패를 안겼던 마산구장이 롯데에게 5연승을 허락할지가 두 번째였다.

7월 6일의 선발투수 김수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초, 김수완의 실점

 선발 데뷔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수완은 1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삼진을 비롯해 상대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는 만족스러운 피칭을 보였다.

 김수완의 2회초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선두타자 클락을 초구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유한준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손쉽게 투 아웃을 잡아냈다.

 문제는 다음 타자들과의 승부였다. 
1-0의 볼카운트에서 김수완은 강정호를 상대로 각이 좋은 포크볼을 던졌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던 강정호는 자세를 낮추며 김수완의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며 출루했다.

 처음으로 타자를 내보낸 김수완은 이숭용과의 승부에서 공이 조금씩 빗나가며 위기를 맞았다.
0-2의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위해 던진 공이 한가운데로 몰려 이숭용에게 공략을 당했고, 1루수의 실책이 나오면서 선 발 데뷔 첫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2회초 김수완의 실점이 1루수 김주찬의 실책으로 만들어 졌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당시 이숭용의 타구를 보면, 김주찬의 실책보다는 이숭용의 안타를 주는 것이 맞았다는 생각이다.

강민호의 홈런 장면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말, 깅민호와 손아섭의 백투백 홈런 

 데뷔 첫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은 김수완이 2회초 수비에서 실점을 하자 롯데의 타자들은 그에게 힘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김수완을 돕기 위한 노력의 발판을 놓은 선수는 가르시아였다. 
가르시아는 2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 1-3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바깥쪽 높은 변화구를 받아쳐 중견수 오른쪽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에 성공했다.

 선두타자가 출루에 성공하니 롯데의 타자들은 집중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가르시아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2-1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바깥쪽 꽉 찬 공을 풀스윙으로 걷어 올렸고 타구는 중견수 뒤 담장을 살짝 넘기는 투런홈런이 되었다.

강민호의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그 열기가 수그러들기도 전에 롯데는 또 다시 홈런포를 과시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타석에 오른 손아섭은 홈런허용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김성태의 초구를 노렸고,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공을 밀어 쳐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큰 홈런을 기록했다.

 3회말에 보여준 강민호,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백투백홈런 모습은 6, 7번 타자가 만든 홈런이라는 점에서 롯데의 장점인 장타력과 홈런능력이 얼마나 좋은지를 확인하게 해주는 좋은 장면이었다.

2회 손아섭의 홈런 장면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김수완의 동점 허용

 야수들이 홈런 두 방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김수완은 2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김수완은 선두타자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장기영의 승부에서 손에 힘이 들어가며 연속 2개의 볼을 던지더니 결국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던진 공이 공략당하며 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김민우에게는 초구에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해 원 아웃 주자 1, 3루의 위기에 몰렸다.

 위기에 몰린 김수완은 다음 타자와의 초구 승부가 중요했지만 강병식을 상대로 초구와 두 번째 공에 스트라이크를 잡아내지 못했다.
상대팀 3번 타자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게 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김수완은 결국 1-2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직구가 공략당하며 1, 3루 주자 모두에게 홈플레이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회초, 이대호가 막아낸 실점

3회초 수비에서 동점을 허용한 김수완은 4회초 수비에서는 투구패턴이 상대에게 읽히면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수완은 지난 삼성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넥센의 타자들은 4회초부터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3대3 동점 상황이 계속 되는 가운데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수완은 강정호와 이숭용에게 각각 초구 중전안타와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또 다시 위기에 몰렸다.

 넥센이 보내기 번트를 성공하며 원 아웃 주자 2, 3루로 변한 상황, 실점율이 아주 높은 경우였지만 롯데는 이대호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이 3루 베이스와 수비 사이를 뚫는 2루타성 타구를 쳤지만, 이대호가 놀라운 반사신경을 바탕으로 한 백핸드 캐치에 성공했고, 3루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대호의 활약은 어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속되는 위기 상황에서 장기영의 파울타구가 나왔고 등을 지고 달려 가야하는 어려운 타구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 5회초, 역전을 허용한 김수완

 어렵게 4회의 위기를 넘긴 김수완은 5회초 수비에서 제구력에 문제를 보이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선수타자 김민우를 상대로 볼넷을 내준 뒤 도루까지 허용한 김수완은 강병식을 2루 땅볼로 아웃시켰지만 주자를 3루까지 내보내며 실점의 위기를 맞았다.

 원 아웃 주자 3루의 위기에 몰린 김수완의 제구력은 더욱 문제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점에 대한 압박이 심했던 김수완은 클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김민우 때와 마찬가지로 도루까지 허용했다.

 상대에게 볼넷 2개와 도루 2개 내주며 원 아웃 주자 2, 3의 위기에 몰리게 되자 실점은 간단하게 만들어졌다.
다음 타자 유한준을 상대로 2-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결국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고만 것이다.

5회초 김수완은 투구 내용이 아닌 킥 모션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김주찬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말, 동점을 만든 김주찬의 도루

 2회의 홈런 두방 이후 넥센의 김성태를 비롯해 불펜투수들에게 고전하며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던 롯데는 8회말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어냈다.

 막혀있던 롯데 공격의 물고를 튼 선수는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은 8회말 공격에서 선투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2-1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박준수의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고, 조성환의 타석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주찬이 도루에 성공한 뒤 조성환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롯데에게는 홍성흔, 이대호라는 완벽한 타자들이 있었다.

 타점기회에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1-0의 볼카운트에서 가운데로 몰리는 타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2루에 있던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8회말의 동점은 홍성흔의 안타도 좋았지만 김주찬의 선두타자 안타와 도루성공이 없었다면 득점이 불가능 했을지도 모른다.

끝내기 홈런 이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전준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홈피)

- 9회말, 전준우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 

 롯데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전준우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며 승리를 챙기게 되었다.

 9회말 공격에 들어갈 때만 해도 롯데의 팬들은 가르시아와 강민호의 끝내기 홈런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가르시아와 강민호는 각각 유격수 플라이와 투수땅볼로 물러나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가르시아와 강민호가 팬들이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내지는 못해 다음 이닝을 생각하려는 찰라 손아섭이 기회를 만들어냈다.
손아섭이 상대투수 송신영과의 승부에서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며 볼넷을 얻어낸 것이다.
 
 손아섭이 어렵게 만든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전준우였다.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전준우는 상대가 자신에게 슬라이더 승부를 많이 했음을 기억하며 타석에 들어섰고, 송신영이 던진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뒤 끝내기홈런을 만들어냈다.



< 북치고 장구 친 전준우 >

 전준우는 이날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수훈선수가 되었다.

 9회말 투 아웃 상황에서 나온 끝내기 투런 홈런 모습은 누가 봐도 통쾌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끝내기 홈런만으로는 그를 수훈선수로 뽑아 라고 했다면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을 것이다.

 그를 수훈선수로 빛나게 만든 것은 6회초 실점을 막은 두 번의 호수비일 것이다.
이숭용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고 강귀태의 3루 땅볼에 2루까지 진출한 상황, 김수완의 공을 받아친 황재균의 타구는 외야로 날아갔고, 우중간 깊숙한 타구는 안타가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타구를 쫒아간 전준우는 펜스 앞에서 역모션으로 타구를 잡아내며 첫 번째 실점을 막았다.
전준우의 호수비는 6회초에 다시 한 번 나왔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 친 김민우의 타구는 중견수 뒤 깊은 곳으로 날아갔고, 전준우는 펜스에 바짝 붙어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타구가 떨어지길 기다리던 전준우는 적당한 타이밍에 점프를 했고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며 두 번째 실점을 막아냈다.

 롯데의 팬들은 전준우가 입단하던 첫 해부터 타격의 정확성, 빠른 발, 안정된 수비, 송구능력, 파워를 겸비한 5툴 플레이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시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차근차근 보여주며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날 전준우가 보여준 플레이는 이제 낮선 장면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성장 중이며 완벽한 5툴 플레이어가 되어가고 있는 그가 보여줄 멋진 플레이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롯데와 함께해온 마산구장이 없어진다면?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마산구장에 닥친 시련 >

 지난 7월 1일, 경남지역에 새로운 시(市)가 태어났다.
그렇지 않아도 경남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마창진'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한묶음(?) 대우를 받던 마산, 창원, 진해시가 통합하여 창원시라는 새로운 이름의 메가시티가 태어난 것이다.

 통합 창원시 뒤에 메가시티라는 별칭은 그냥 붙은 것이 아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STX그룹, LG전자, GM대우, 효성중공업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대기업 본사 및 대형사업장이 (구)창원시를 중심으로 마산, 진해 지역에 들어서 있기에 상대적으로 작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역총생산 지수가 광역시인 대전과 광주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통합 창원시의 출발을 반기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팬들은 딱 한 가지 불안 요소를 떠안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야구의 성지 마산구장 때문이다.
경남지역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마산종합운동장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합 창원시의 청사 소재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 1순위 후보지로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가 2순위 후보지로 창원39사단 부지가 거론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르지만 만약 마산구장 부지가 새 청사 부지로 선택된다면 롯데의 팬들은 야구성지로 불리는 마산구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만약 창원시가 마산구장에 새 청사를 만든다면 새로운 야구장을 건립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추억이 담긴 마산구장이 없어지는 일이 생긴다면 롯데팬들의 마음한구석의 허전함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다.

야구팬으로서 청사의 소재지가 마산구장으로 결정 나지 않길 바래본다.

※ 창원시 새 쳥사에 대한 내용은 잘 모릅니다. 다만 언론을 통해 새청사 후보지로 마산 종합운동장 부지가 1순위로 꼽히고 있다는 내용을 접해서... 만약 소재지로 정해진다면 야구장이 없어지는 것이 맞겠죠?




 마산구장의 새 청사 건립에 대한 내용은 그저 신문을 통해서 들었던 내용일 뿐 더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하지만.. 신문에서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겠죠??

 사실 저는 마산구장에 대한 추억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마산구장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산구장이 없어지면?'이라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오는 군요..
마산구장과의 추억이 없는 제가 이정도로 신경 쓰이는데... 마산구장과 함께 롯데를 지켜봤던 팬들은...

 물론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마산구장이 새 청사 부지로 선정되지 않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