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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완투승 이재곤!! 백업선발에서 팀의 영웅이 되다.




 일과를 마치고 TV앞에 앉아 야구중계를 보고 있자니 운동장에서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땀이 비 오듯 그들의 목과 팔을 거쳐 흘러내리고 있음을 TV의 화면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지만, 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집 앞의 자그마한 편의점을 가는 것조차도 쉽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나의 모습과 비교되어 존경심이라는 감정까지 생기려한다.



< 8월 3일 경기 리뷰 >

 롯데는 지난주 KIA와 LG를 홈으로 불러들여 3승 2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며 4위 자리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였고, 이번에는 장소를 서울 잠실구장으로 옮겨 두산과의 3연전을 펼치게 되었다.

 롯데에게 이번 두산과의 3연전은 KIA, LG와의 6연전만큼이나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의 경기 결과에 따라 롯데의 4위 자리 경쟁자는 LG가 아닌 KIA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고, 롯데와 KIA가 공통적으로 많은 경기수를 남기고 있는 대상이 바로 두산이기 때문이다.

김주찬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초, 이대호의 적시안타로 선취득점에 성공

 롯데의 첫 공격이 이루어진 1회초, 롯데는 소중한 선취 득점에 성공하며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초 롯데의 공격을 이끈 선수는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은 상대투수인 완론드가 제구력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평소와는 달리 스윙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으며 볼넷을 얻어 출루에 성공했으며, 조성환의 유격수 땅볼에 2루까지 진루하였다.

 롯데의 선취점을 뽑아낸 선수는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홍성흔의 외야플라이로 주자기 3까지 진루한 투 아웃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1-1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낮게 제구 되는 변화구를 잡아당겼고 그 타구가 상대 좌익수 앞에 떨어지면서 좌전 안타가 되었고, 이 안타에 3루 주자 김추잔이 홈 플레이트 밟으며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1회 롯데가 득점을 올리는 장면은 의도 되었건 의도 되지 않았건 팀 베팅이 잘 이루어지면서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노 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나왔던 조성환의 내야 땅볼 타구와 원 아웃 주자 2루 상황에서 나온 홍성흔의 우익수 플레이 또한 좋았다. 안타를 기록하며 타점을 올린 선수는 이대호였지만 득점권까지 선수를 내보내며 득점의 기회를 만든 것은 앞선 타자들의 팀 베팅 이라는 것이다.

전준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투 아웃 이후에 만들어내 2득점

 1회초 공격에서 선취점을 올렸던 롯데는 3회초 공격에서 전준우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롯데의 3회초 득점에 가장 큰 공현을 한 선수는 두산의 완론드였다.
롯데의 타자들은 3회초 공격에서 조성환과 홍성흔이 모두 초구에 플라이 아웃되며 쉽게 이닝이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상대투수 완론드가 롯데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투 아웃 이후 이대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가르시아에게 우익수 왼쪽 2루타를 허용했다.

 상대투수 완론드가 만들어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킨 선수는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0-1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제구 되는 변화구를 받아쳐 유격수 옆을 빠지는 중전 적시타를 기록했고 2, 3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지난 5월 27일 사직에서의 문규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말, 이재곤의 퍼펙트를  날려버린 문규현의 수비

 5회 이전까지 이재곤은 완벽한 투구를 보이고 있었다. 상대에게 안타는 물론 볼넷을 단 한개도 허용하지 않는 최고의 피칭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재곤의 완벽한 투구는 5회말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선두타자 김동주를 3루 땅볼로 잡아냈고 최준석 삼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깔끔한 피칭을 보였다.

 문제의 장면은 투 아웃을 잡아낸 뒤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서 나왔다.
이재곤은 상대의 6번 타자 이성열에게 3루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평범한 외야 플라이를 유도했지만 플라이 공을 잡아내기 위해 접근 중이던 유격수 문규현이 공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고, 이로 인해 이재곤은 상대에게 첫 안타를 내주게 된 것이다.

 아쉽게도 첫 안타를 내준 이재곤은 다음 타자인 손시헌과의 승부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초구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5회말에 나온 문규현의 수비로 인해 이재곤의 퍼펙트게임 시도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지나치게 문규현을 비판할 필요는 없다.
그는 오늘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이며 이재곤의 도우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재균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황재균의 이적 후 첫 홈런

 롯데의 6회초 공격에서는 이재곤의 퍼펙트 경기가 깨어져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팬들을 위로할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6회초 롯데 공격의 주인공은 황재균이었다.
6회초 공격의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상대 투수 완론드와 볼카운트 싸움을 벌이고 있던 황재균은 2-3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우익수 뒤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해냈다.


 황재균의 홈런 소식은 모든 롯데 팬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황재균의 장점은 빠른 발과 함께 파워도 갖춘 타자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홈런으로 인해 이후의 경기에서도 장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스타전에서의 조성환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초, 바뀐 투수를 완벽하게 무너트린 롯데

 4대1의 스코어로 리드를 지키고 있던 롯데는 8회초 공격에서 대량 3득점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패에 쐐기를 박은 롯데의 8회초 공격에 선봉대 역할을 한 선수는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완론드와 교체하여 마운드에 오른 오현택의 초구를 공략하였고, 우전안타를 만들며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하였고, 황재균이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 된 이후 문규현의 우익수 왼쪽 안타에 2루 베이스를 밟았다.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한 전준우와 경기 중 첫 안타를 기록한 문규현을 홈으로 불러들인 선수는 김주찬이었다.
김주찬은 1-1의 볼카운트에서 높은 직구를 받아쳤고, 전진 수비 중이던 우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완전히 갈라 원바운드로 펜스를 맞추는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하며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의 8회초 득점은 김주찬의 2타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김주찬의 2타점 적시타 뒤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또 다시 초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기록했고,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팀의 7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롯데가 8회초 공격에서 만들어낸 3득점은 하위타선과 상위타선의 조합으로 얻어낸 득점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기를 펴지 못하는 두산의 공격

 두산의 타자들을 압도했던 이재곤은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고, 오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를 각각 1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완벽한 마무리를 보였다.

 지난 경기 최악의 투구를 했던 이재곤이 8월 3일 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9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을 맞았으며 사사구도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말 그대로 완벽한 경기를 펼친 것이다.


 이재곤의 완투에 롯데의 불펜은 하루의 휴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재곤은 이제 자신의 선발 등판의 날에 팬들과 코치진을 긴장하게 만드는 땜방 투수가 아닌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꼭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된 것이다.



< 홍성흔의 통산 1400안타와 황재균의 롯데 이적 후 첫 홈런 >

 8월 3일의 경기에서는 뭔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많이 나왔다.

 지난 LG와의 3연전 스윕에 큰 역할을 했던 홍성흔은 이날 경기 7회초 원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중전안타를 기록하였는데, 이 안타가 홍성흔의 프로 통산 1400번째 안타였다고 한다.
프로야구 역사상 총 21명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에 홍성흔도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6회초 공격에서 나온 황재균의 홈런도 역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20-20은 쉽게 해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황재균은 롯데로의 이적 이후 후반기 일정에서 2할7푼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는 있었지만 그의 장점인 장타(홈런)가 나오지 않아 약산의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황재균의 홈런을 지켜본 팬들은 이제 그가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 다음은 쉽기 때문이다.



< 아직도 이재곤이 땡빵 선발 투수라고 생각되나? >

  이재곤은 지난 7월 29일 KIA전 선발등판에서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그가 그날 기록했던 성적은 2이닝 동안 9피안타 3피홈런으로 7자책점이었다.

 사실 8월 3일의 경기를 앞두고 많은 팬들은 이재곤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가 지난 경기에 보여준 피칭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보다 팬들이 더욱 걱정했던 부분은 이재곤이 직전 게임에서 최악의 투구를 하였기에 8월 3일 경기에서도 심리적인 문제를 겪지 않을까? 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재곤은 팬들의 걱정과는 전혀 다른 투구를 했다.
그는 5회 투 아웃까지 두산의 타선을 꽁꽁 묶는 완벽한 투구를 했고, 문규현의 아쉬움이 남는 수비로 퍼펙트 행진이 깨어졌을 때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뛰어난 투수 다운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기도 했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이재곤이 완벽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하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옆구리 투수의 특징 상 다른 투수들에 비해 체력적 부담이 많고, 누상에 주자가 나갔을 경우 그들을 묶어 놓는 능력이 아직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구종이 다양하지 않아 몇 번의 대결이 더 이루어질수록 상대가 좀 더 나은 공략을 할 것이라는 걱정도 안고 있어야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문제들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그의 문제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으며 그 것을 고치려는 마음을 확실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8월 3일의 경기가 끝난 뒤, 경기의 해설자는 이재곤에게 아쉬운 부분을 지적했고 그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해설진이 지적한 부분은 이재곤의 투구 시 그의 왼팔이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투구를 할 때 투구를 하는 팔이 아닌 반대쪽 팔이 낚아채는 동작만 같이 하게 되면 구속이 상당 수치 올라갈 수도 있는데 그것을 가만두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이재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다만 시즌 중이기 때문에 지금 폼을 바꾸는 것에는 무리가 있기에 시즌 종료 이후 노력할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풀타임 출전을 하고 있는 그가 스스로 체력적인 문제가 자신도 모르게 찾아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것 역시 스스로가 문제를 인식하고 앞으로를 대비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추어 졌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다양한 공을 던지지 않고 있음에도 좋은 승부를 하고 있다는 점은 쉽지는 않겠지만 구종을 좀 더 보강하게 되면 지금 보다도 훨씬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프로 데뷔 첫 완투승을 기록한 이재곤

 이재곤의 자신감 넘치는 투구, 위기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성격, 그리고 자신의 입으로 말한 지저분한 싱커는 단 93개의 공만으로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는 특급 투수의 재능이 될 것이다.

 이재곤의 뛰어난 자질과 팀의 핵심 투수로서의 심리적 자세는 그에게 프로 데뷔 이후 '첫 완투승'이라는 선물을 줬다.
이제 이재곤은 좀 더 높은 목표와 기록을 향해서 달려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이재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팬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그가 2006 세계 청소년 대회 동기인 김광현, 양현종과 같은 수준의 무게감을 팬들에게 느끼게 하는 것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 마무리하면서.. >

 롯데는 8월 3일의 두산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원정 6연전을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남은 일정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야하는 팀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은 앞으로 남은 두 팀 간의 경기에서 좀 더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지난 주말 LG와의 경기부터 8월 3일까지 보여준 롯데의 타선은 정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력임을 확실히 느끼게 하였다.
문제는 계속 골칫덩어리 역할을 했던 불펜진과 최근 갑작스럽게 붕괴한 선발진이 얼마나 타선을 받쳐주느냐이다.

 8월 4일의 경기는 붕괴된 선발진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지는 게임이 될 것이다.
고졸 3년차 하준호가 선발로 내정되었기 때문이다.

8월 4일 경기의 선발투수로 내정 된 하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하준호는 좌투수에 최고 150Km에 달하는 구속의 공을 던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제구력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도 1이닝이 되지 않았던 등판에서 몸에 맞는 공을 던지는 등, 제구력 불안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에 대한 기대를 미리 없앨 필요는 없다.
그는 2군에 머물면서 제구력을 잡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고, 또 이닝당 사사구의 비율을 줄이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투수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준호에게 이번 선발 등판 기회는 여러 가지로 좋은 조건이 맞춰지고 있다.
다행이도 두산의 타격감은 좋지 않은 상태이며, 경남고 1년 선배인 이재곤 전날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것은 다른 선수들이 호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보다 훨씬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하준호는 고등학교 1년 선배인 이재곤이 전날 경기에서 보였던 강한 자신감을 머리 속에 그릴 필요가 있다.

 하준호라는 선수가가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던지는 공은 누구도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는 것을 팬들은 잘 알고 있다. 
그의 호투를 응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