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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SK에게 완봉승을 거두며 괴물로 변해가는 김수완




 8월 17일 늦은 오후, 롯데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TV앞으로 모여든 팬들의 얼굴은 근심으로 가득했다.
지난 주 일요일에 있었던 홍성흔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팀 전력의 상당부분을 잃은 롯데가 때마침(?) 천적과도 같은 SK와의 3연전을 펼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홍성흔의 부상소식이 전해졌을 때, 8개 구단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롯데의 준 플레이오프 진출의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KIA에게 2게임 차이로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의 입장이었지만, 팀의 최고 장점으로 꼽히던 최강의 타격듀오 중 한 축인 홍성흔이 전력에서 이탈 한 것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하기 힘든 구멍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 8월 17일 경기 리뷰 >

 8월 17일의 경기에 앞서 롯데팬들의 관심은 '과연 누가 홍성흔의 빈자리를 메울 것인가?' 로 모아졌다.
그 누구도 장타력과 정교함을 모두 갖춘 홍성흔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울 순 없겠지만, 그의 빈자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누군가가 나타나주길 팬들은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듯 했다.

 한편, 이 경기는 김광현과 김수완의 선발투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는 경기였다.
올 시즌 이재곤과 함께 투수진에서 롯데가 발견한 최고의 보물로 평가받고 있는 김수완이었지만, 14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2위에 올라 있고 롯데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오고 있는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그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1회초, 황재균의 3루 땅볼에 김주찬이 2루에서 아웃 되는 장면 (사진출처:SK와이번스홈피)

- 1회초, 롯데가 놓친 만루의 기회

 롯데는 경기 시작 후 첫 번째 공격인 1회초부터 득점기회를 만들며 SK를 압박했다.


 먼저 상대 팀을 압박한 것은 롯데였다.
주심의 '플레이 볼'외침이 여전히 운동장에 메아리치고 있던 상태에서 김주찬은 김광현의 두 번째 공을 공략하여 3루 강습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선두타자가 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하는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롯데의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만은 않았다.
김주찬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이 3루 땅볼을 쳐 선행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켰기 때문에 전혀 효율적인 공격이 되질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병살타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1회초 김광현의 모습은 경기초반이라서 그런지 컨디션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황재균의 도루를 허용한 김광현은 조성환과의 승부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하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회초에는 행운이라는 녀석도 롯데의 편인 듯 했다.
아쉽게도 이대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투 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강민호가 친 타구가 수비시프트를 보이고 있던 정근우를 향해 날아갔지만, 중간에 서있던 2루심의 발에 공이 맞는 행운이 따랐고, 롯데는 투 아웃 만루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행운이 따랐던 롯데의 1회초 공격이었지만 아쉽게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가르시아가 외야로 큰 타구를 날렸지만 펜스 앞에서 잡히는 중견수 플라이가 되었다.

김수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말, 힘들게 벗어난 두 번의 위기

 1회초 공격에서 상대를 압박했던 롯데는 1회말 수비에서 두 번의 위기에 몰렸지만, 다행이도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가 첫 번째 위기를 넘기는 장면은 원 아웃 주자 1, 3루 상황에서 나왔다.
SK의 1번 타자 박재상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김수완은 정근우에게 투수 옆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박정권에게 1, 2루 간을 빠지는 우전안타를 맞으며 원 아웃 주자 1, 3루의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김수완이 타석에 들어선 박경완을 상대로 2-0의 볼카운트에서 세 번째 공을 던지는 순간 SK는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중 도루를 시도한 것이다.
1루에 있던 박정권이 2루 도루를 시도 했고, 3루에서 큰 리드를 하고 있던 정근우는 강민호의 송구라 2루로 향하자 망설임 없이 홈으로 내달렸다. 타이밍 상 SK의 작전은 성공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는 상대의 이중 도루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근우가 빠른 타이밍에 홈으로 들어왔지만 강민호가 조성환의 송구를 받으며 블로킹을 시도했고, 강민호의 블로킹에 걸린 정근우가 홈플레이트를 터치하지 못하여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위기에 몰렸던 김수완은 강민호의 도움으로 한 차례 고비를 잘 넘겼지만, 곧바로 두 번째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던 김수완이 상대타자들을 상대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승부를 결정 내지 못하며 박경완과 최정을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며 투 아웃 만루의 위기에 몰린 것이다.

 첫 번째 위기보다 더 큰 위기에 몰렸던 김수완은 다행이도 두 번째의 위기도 잘 이겨냈다.
투 아웃 만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을 상대로 1-1의 볼 카운트에서 2루 땅볼을 유도해내며 실점을 막은 것이다.


 1회말 수비에서 김수완이 두 번의 위기를 이겨내긴 했지만 팬들은 걱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 공격적인 피칭과 함께 몸 쪽, 바깥쪽 빠른 공의 제구가 장점이었던 김수완이 전혀 자신의 장정을 발휘하지 못했고, 1회에만 26개나 되는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7일 SK와의 홈 경기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초, 조성환과 이대호의 백투백 홈런

 1회의 만루 기회와 4회초의 투 아웃 주자 1,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롯데는 5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득점에 성공했다.


 5회초 공격의 포문을 연 선수는 문규현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김광현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던 문규현은 5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고 풀카운트의 승부 끝에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좌중간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에 성공했다.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이 김광현에겐 부담으로 작용한 듯 했다.
김광현은 문규현을 출루시킨 뒤 김주찬을 상대로 한 초구에 폭투를 던졌고, 1루에 있던 문규현은 쉽게 2루에 안착했다.

 선두타자의 안타와 김광현의 폭투, 경기의 흐름이 묘하게 롯데쪽으로 흐르는 듯 했다.
그리고 그 흐름을 완전히 롯데쪽으로 만든 것은 김주찬의 기습번트였다.
무사 주자 2루의 상황이었지만 김주찬의 발과 타격감을 믿고 있던 로이스터 감독은 아무런 작전을 지시하지 않았고, 자신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던 김주찬은 진루타를 기본으로 출루까지 성공시킬 수 있는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김주찬의 기습번트는 자신의 목적을 넘어서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김주찬의 기습번트 타구를 잡은 김광현이 1루 송구 에러를 저지른 것이다. 김주찬은 당연히 1루 출루에 성공하였고, 3루로 향하던 문규현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면서 팀의 첫 득점이 만들어졌다.

 첫 득점이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자 롯데의 공격은 더욱 불을 뿜기 시작했다.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원 아웃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김광현을 상대로 2-1의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4구째 승부구를 파울로 만든 뒤 5구째 몸 쪽에서 각이 덜 꺾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뒤 펜스 상단에 떨어지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조성환의 투런 홈런으로 3대0의 스코어를 만들었지만, 롯데의 공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조성환의 홈런에 대한 환호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고 있는 순간 다음 타석에 들어섰던 이대호가 0-1의 볼카운트에서 높게 제구 된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또 다시 좌익수 뒤 홈런을 만들어낸 것이다.


 롯데의 5회초 공격은 홍성흔의 부상으로 답답하게 막혀있던 롯데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출전 자체만으로도 욕을 먹었지만 최근 '문선생'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문규현이 선두타자 안타를 치는 장면이나, 김주찬의 센스 있었던 기습번트, 그리고 홍성흔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3번 타자로 출장한 캡틴 조성환과 타격 7관왕을 노리고 있는 이대호의 백투백홈런. 모든 것이 물 흐르듯 흘러갔던 공격에 팬들은 행복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지난 6월 27일 사직 SK전 김주찬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초, 승리를 자축하는 김주찬의 홈런포

 승패의 추가 롯데쪽으로 90%이상 넘어온 상태였던 9회초, 마지막 10%의 확율마저도 롯데의 것으로 만든 홈런포가 터져 나왔다.


 9회초 공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를 쏘아 올린 선수는 김주찬이었다.
문규현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원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1-2의 볼카운트에서 연속 두개의 파울을 만들며 투수의 공에 대한 타이밍을 조율한 뒤 6구째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의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지난 주, 4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던 김주찬이 하루의 휴식 뒤에도 계속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과 마지막 공격에 홈런을 기록하였다는 것은 나머지 일정에도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김수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수완

 8회말 수비까지 97개의 공을 던졌던 김수완은 9회말에도 역시 마운드에 올랐다.
아주 마른 체격으로 보통의 선수들보다 체력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팬들의 걱정을 무색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이닝에 마운드에 오른 김수완은 그 이닝이 9회라 것을 잊게 만들 정도로 여전히 완벽한 피칭을 했다.
시즌 최다 투구 수를 이미 넘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제구력에 있어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였고, 마지막 타자인 박정환을 상대할 때는 145km의 공을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인 박정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는 순간, 팀에게 아주 소중한 승리를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는 생애 첫 완봉승을 선물했다.



< 김수완의 생애 첫 완봉승 >

- 완봉승을 기록한 김수완

 1회에만 하더라도 투 아웃 만루의 위기에 몰리며 팬들을 걱정시켰던 김수완은 이닝이 거듭 될수록 더욱더 안정된 피칭을 보이기 시작했고, 야수들이 5점이라는 점수를 뽑아내는 동안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김수완이 보여준 투구 수 관리는 놀랍기만 했다.
경기초반 투구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생하던 김수완은 3회까지의 투구에서 53개나 되는 공을 던지며 긴 이닝 소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게 만들었지만 이후 완벽한 투구 수 조절을 하며 9회말 수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고 총 111개의 공을 던지며 완봉승을 만들어냈다.

김수완 (사진출처:KBO홈페이지)

- 야수들이 득점을 만들어주면 더욱 힘을 내는 김수완

 바로 다음 주면 2010시즌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 된다.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되면 지금과 같이 모든 팀이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팀에 따라서 일주일에 3~4경기만을 치르게 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각 팀은 선발로테이션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며, 투수진 운영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롯데도 역시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일정에 따른 변동이 있겠지만 불펜진의 보강 방법이 더 이상 없는 롯데의 입장에서는 투구성향에 따라 선발투수 중 한 명을 불펜투수로 보직을 변경시킬 가능성이 높다.

 투수진 운영에 변화를 준다면 김수완을 불펜으로 활용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팬들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팬들이 김수완을 불펜으로 활용하자고 하는 이유는 그가 선발투수로서 비중이 낮기 때문이 아니다.
김수완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이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지며 승부를 가져갈 수 있는 배짱, 그리고 뛰어난 제구력인데, 지금의 롯데 불펜진 중 이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춘 선수가 없기에 김수완을 불펜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큰 이유는 팀이 리드를 하거나 팀 야수들이 득점을 만들어 줄 때면 더욱 힘을 내고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
8월 17일 경기에서도 김수완은 4회말까지 5개의 피안타와 1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야수들이 대거 4점이라는 점수를 뽑아준 뒤 5회말 수비부터는 단 1개의 안타와 사사구도 내주지 않으며 상대를 퍼펙트로 막아내는 활약을 보였다.



< 팀의 최고 에이스가 된 듯한 김수완 >

- 승리의 여신 김수완

 올 시즌 나의 블로그에서 선수 개인의 활약에 대한 표현 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선수가 바로 김수완일 것이다.

 시즌 두 번째 경기 출장이었던 지난 6월 29일, 선발투수가 상대에게 무너진 뒤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5타자 연속 삼진을 포함해 8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뒤 8월 17일의 완봉승을 기록하는 날까지 늘 기대이상의 피칭을 하며 팬들을 열광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김수완은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했다.
총 6경기의 선발 등판에서 그는 네 번의 승리투수가 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이 승리 투수가 된 4경기 이외에도 선발로 등판하였던 6경기 모두 롯데가 승리하였다는 것이며, 그 중 선발 등판 이후 최악의 투수를 했던 지난 7월 30일 LG전에서는 3 2/3이닝 동안 6자책점을 기록했음에도 팀은 승리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롯데에겐 승리의 여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김수완 (사진출처:KBO홈페이지)

- 1, 2, 3위 팀을 무력하게 만든 김수완

 김수완은 8월 17일 SK전에서 완봉승을 거둠으로서 자신의 능력에 대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김수완이 전반기 막판 좋은 활약을 할 때만 하여도, 그의 활약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팬들과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가 상대한 대부분의 팀들이 약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 되고 8월 17일의 경기가 끝난 지금 그에 대한 평가는 이전의 평가와는 완전하게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최근 세 번의 선발 등판이 1~3위를 달리고 있는 SK , 삼성, 두산이었다는 점과 세 경기에서 모두 김수완이 승리투수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세 경기(21 1/3이닝) 동안 단 1실점만을 했다는 것은 그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고교시절 김수

- 독기가 만든 김수완의 활약

 김수완이 신고 선수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팬은 이제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간단하게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다시 하자면...

 김수완은 2007년 대통령배 고교야구 1차전에서 15년 만에 고교야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하였고, 이런 이유로 2008시즌 프로야구 신인지명 상위 라운드에 지명 될 것이라는 언론의 관심을 가졌던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던 김성현이 현대에 2차 1라운드에 지명 되었음에도 몸무게가 작다는 이유로 8개 구단 그 어떤 팀에도 지명을 받지 못해 신고 선수로 롯데에 입단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고, 입단 이후 2군 경기의 등판기회도 많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다 올 시즌 박정태 감독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 김수완에겐 큰 기회가 되었다.
2군 경기에서 예전보다 많은 등판기회를 보장 받았던 김수완은 운 좋게도 모 케이블 방송에서 중계를 하는 2군 경기에서 선발 등판을 하였고, 이 경기를 TV로 지켜보던 로이스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1군으로 올라오는 기회를 얻었다. 오랜시간 힘든 과정 속에도 자신의 능력을 키워 가던 선수가 우연히 찾아온 행운을 기회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짧은 시간 동안 선발 4승의 기록을 만들었고, 오로지 몸무게 때문에 받아야 했던 불이익들을 자신의 실력으로 이겨내게 되었으며,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제주관광고 시절 김수완 

- 괴물 투수가 되고 싶은 김수완

 김수완은 8월 17일 경기가 끝난 뒤 함만정 해설위원과의 인터뷰에서 닮고 싶은 선수로 류현진을 지목했다.

 그의 투수스타일과 주무기가 류현진과는 분명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류현진을 룰 모델로 삼고 싶다는 표현은 투구스타일이 아닌 그가 가진 존재감을 닮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을 할 수 있다.

 8월 17일의 경기가 끝난 뒤 각종 야구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타 팀 팬들에 의해 김수완이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롯데팬들 사이에서만 뛰어난 투수로 인정받던 선수가 이제 전국구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게 류현진이라는 존재는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6번의 선발 등판만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을 상대로 완봉승을 기록하고, 네 번째 선발 승을 기록한 김수완의 활약을 지켜본 팬들의 입장에서 그가 류현진과 같이 괴몰과 같은 존재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어러운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 된다.

 김수완은 또 다른 괴물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김수완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그동안의 활약 ※





< 조성환이 팬들에게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홍성흔을 대신해 선발 엔트리에 올라온 선수는 정보명이었지만, 홍성흔의 역할과 타순을 책임지게 된 선수는 조성환이었다.

 조성환은 8월 17일 경기에서 홍성흔을 대신해 3번 타자로 출장하였고, 5회초 투런 홈런을 포함하여 4타수 2안타 1사사구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홍성흔 선수가 해줬던 활약을 조성환이 완벽하게 해낸 것이다.

 조성환의 활약에 대하여 팬들은 크게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대호와 홍성흔의 지나치게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그가 꾸준하게 3할 3푼과 3할 4푼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모든 팬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스타전에서의 조성환 (사진출처:롯데자이언홈피)

-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조성환

 사실 올 시즌 롯데에서 가장 다양한 타순을 소화한 선수 중 한명이 조성환이다.
시즌 초반 김주찬과 손아섭이 모두 좋은 활약을 보이는 반면 하위타선에서 전혀 공격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7번 타순에 배치되어 상, 하위 타선의 균형을 맞췄고, 김주찬의 부상 이후 다시 2번 타자로 활약을 했으며, 가르시아와 강민호의 컨디션에 따라 5반타자의 활약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조성환이 여러가지 타순에 배치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빠른 배트 스피츠를 바탕으로 좋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좋고, 또 중거리 타자로서 언제든지 홈런을 기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 어떤 언론은 조성환에게 자신의 타순과 홍성흔의 활약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리고 조성환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자신은 타순에 맞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며, 2번 타자이기 때문에 출루에 중점을 둔다고 하였다. 홍성흔과 이대호가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출루에만 중점을 두고 중심타선의 선수들이 타점을 기록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조성환은 3번 타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가 과거 3번 타자로서 활약했던 모습을 많은 팬들은 기억하고 있기에 이번에도 역시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8월 17일 경기에서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완벽하게 3번 타자의 역할을 소화해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만능의 활약을 하는 조성환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 마무리하면서.. >

 롯데의 선수들은 8월 17일 경기에서 승리에 대한 집중력을 확실히 보였다.

 홍성흔의 부상으로 팀 전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팀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지게 되었다면, 그의 부상에 대한 슬픔과 안타까움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SK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것은 그동안 롯데의 선수들이 가지고 있던 SK에 대한 부담감을 지워버릴 수 있는 큰 기회가 되었다.

 롯데의 선수들은 과연 8월 17일의 승리에 대한 기쁨과 자신감을 8월 18일 경기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이제 김수완의 손에 들려져 있던 바통은 송승준에게로 넘어왔다.
그가 좋은 활약을 보이며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올 시즌 SK 상대 첫 2연승이라는 선물을 전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