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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에이스의 화려한 귀환 조정훈 그리고 가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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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수요일 사직구장에서 안팍으로 잡음이 많은 엘지를 상대로 6 대 0의 완승을 기록하며 연승을 이었다.


점차 안정되어가는 야수들의 공격력과 수비력 그리고 투수들의 투구내용은 롯데가 몇 연승을 이어가게 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4월 7일 경기의 가장 큰 관심사는 롯데의 에이스 조정훈의 복귀였다.


조정훈은 3일 2군 경기에서  2 1/3을 던지며 무실점 삼진 4개를 뽑아내며 복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과연 '1군에서는 어느 정도의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몇 이닝까지 던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기대감만큼이나 컸다.


<에이스의 화려한 귀환>


  사직구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구심의 플레이볼 외침과 함께 경기는 시작되었다.

오랜만의 등판한 조정훈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긴장 되었는지 빠른볼의 제구는 약간씩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조정훈에게는 누구도 쉽게 공략하기 힘든 스플리터라는 무기가 있었다.


  선두타자 이대형과의 승부에서 직구와 슬라이더만을 던지며 승부하다 풀카운트가 되자 자신의 주무기 스플리터를 처음 선보이며 삼진을 잡아냈다.

이대형을 자신의 주무기를 이용해 삼진을 잡아낸 조정훈은 정성훈, 박용택을 빠른볼 위주의 피칭으로 쉽게 잡아내며 1회를 삼자범퇴 처리하였다.


  조정훈은 단 1회의 투구만으로 팬들을 불안감을 날려 버렸다. 그의 투구모습에서는 부상이란 단어를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투구 폼을 보여줬고 이대형을 삼진으로 요리하는 순간의 스플리터는 전혀 위력을 잃지 않은 모습 이였다.


에이스의 복귀를 반겼던 야수들은 첫 이닝의 완벽한 피칭에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벤치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밝았다.


조정훈.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조정훈을 위한 홍성흔의 만루포>


  조정훈의 복귀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 야수들은 1회말 첫 공격에서 환영의 이벤트를 선보였다.


  손아섭이 좌측 폴대쪽으로 밀어 쳐 2루타를 만들어냈고, 2아웃 상황에서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1회부터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2아웃 만루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전날 홈런을 쳐내며 2010시즌 홈경기 자신의 첫 홈런을 기록했던 홍성흔 이였다.


  홍성흔은 상대투수 곤잘레스가 던진 초구 몸쪽공을 잘 골라낸 뒤 연거푸 던진 몸쪽공을 파울로 만들어내더니 3구째 한폭판 약간 낮은 공을 정확히 퍼 올리며 사직구장을 절반으로 가르는 만루홈런을 만들어냈다.

게임이 순식간에 4대 0으로 벌이진것이다.


홍성흔.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조정훈의 원맨쑈>


1회의 삼자범퇴 처리로 약간의 긴장감마저 털어버린 조정훈은 야수들의 4득점 후방 지원을 받으며 어깨에 날개를 달았다.


  타선의 4득점으로 자신감이 배가된 조정훈의 2회초 투구는 더욱 빛났다.

선두타자 이병규를 초구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 다음 타자 이진영을 한복판 느린 변화구와 몸쪽 직구를 하나씩 던져 2스트라이크를 잡고 3구째 스플리터를 던져 3구 삼진을 만들어냈다.

3번째 타자 안치용도 마찬가지였다. 직구 파울, 바깥쪽 슬라이더로 몰아 부친 조정훈은 역시 또 스플리터를 던져 3구 헛스윙을 만들어내며 이닝을 마무리 하였다.

삼진을 두개나 뽑아냈지만 이닝 동안 단 7개의 공만을 던지는 놀라운 피칭을 보였다.


  조정훈은 상황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깔끔한 피칭을 선보이며 6이닝을 채우고 내려갔다.

LG의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 스플리터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헛스윙을 반복했다. 조정훈의 스플리터는 알고도 공략하기 힘든 각임을 증명하는듯했다.

직구 위주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스플리터를 중요한 순간 승부구로만 사용하며 구사 비율을 줄인 것이 주요했다.

가끔 타자의 생각을 역으로 이용하여 2스트라이크 이후 직구를 던진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3조정훈2.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조정훈에 가려진 곤잘레스 호투>


  조정훈의 원맨쑈에 가려졌지만  LG의 선발 투수 곤잘레스도 좋은 공을 던졌다.

1회말 만루홈런을 맞으며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곤잘레스의 공도 위력적 이였다.

싱커, 컷패스트볼 등의 다양한 구질을 바탕으로 구석구석의 제구도 좋았다. 특히 컷패스트볼의 홈플레이트 앞 무브먼트는 정말 좋아보였다.

1회의 실점 이후 집중력을 높이며 2,4,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였고 2회에도 조성환에게 내야안타를 줬을 뿐이다.


  다만 곤잘레스는 주자가 있을 때 심리적인 문제가 있어 보였다.

주자가 없을 때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하는 듯 했지만 주자가 나가면 양쪽 구석의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가운데 쪽으로 공이 몰리는 듯 했다. 1회 상황도 그랬고 6회의 추가 실점 상황도 그랬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추가점>


  1회말의 만루홈런으로 4 대 0의 리드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곤잘레스의 각성 후 호투에 꼼작 못하던 롯데는 추가점이 필요했다.

조정훈이 상대를 압도하고는 있었지만 부상 복귀 후 첫 경기였기에 많은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황 이였다.

만약 LG가 득점을 시작하면 오랜 이닝 득점이 없었던 롯데로서는 상대에게 쫒기는 부담이 크게 작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롯데와 LG의 게임은 다른 팀들과의 게임에 비해 분위기와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기다리던 추가점은 6회말 터져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온 조성환이 볼넷으로 나가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1루에 주자가 있어서 그런지 곤잘레스는 컨트롤 문제를 보였다.

싱커의 무브먼트는 좋았지만 포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뿌리지 못했다. 

이대호는 결국 곤잘레스의 공을 받아쳐 1,2루간의 안타를 만들어 내며 무사 주자 1,2루의 찬스를 이었다.


  추가득점은 1회 만루홈런의 주인공 홍성흔이 만들어 냈다.

가르시아의 내야 땅볼로 만들어진 원아웃 주자 2,3루 찬스, 타석에는 만루홈런의 주인공 홍성흔.

1루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굳이 타격감이 좋은 홍성흔과 승부를 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4점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며 실점의 규모를 줄이려는 의도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LG의 입장에서는 1루를 채우고 하위 타선들과 상대하며 무실점으로 막는 것이 최선의 선택 이였다.

하지만 홍성흔과 승부하였고, 홍성흔은 자신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홍성흔 설정샷.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조정훈의 시너지 효과?>


중간계투로 올라온 김사율도 호투하였다.

7회초 조정훈이 6이닝 71구를 던지며 무실점 7개의 삼진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조정훈에 이어 올라온 투수는 김사율이였다.

김사율은 조정훈의 완벽투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3이닝 동안 2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 하나와 삼진 3개를 만들어 내며 9회까지 호투하였다.

김사율은 슬라이더와 커브를 주로 쓰면서 간혹 스플리터를 던졌고 26 개의 공으로 아웃 카운트 9개를 만들어냈다.


김사율.jpg 


숨은 수훈선수>


  개인적으로 오늘의 숨은 수훈선수를 가르시아로 뽑고 싶다.

1회의 홍성흔 만루홈런은 가르시아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평소 같으면 아주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가르시아는 연속 3개의 볼을 골라냈고 4구째의 스트라이크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5구째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기 힘든 좋은 높이의 바깥쪽 공도 가르시아는 참아내며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게임을 보면서 "왜 저러지? 상대 투수가 다혈질에 주자가 나가면 흔들린다는걸 알고 일부러 참는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그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특히 볼넷을 얻어냈던 5구째를 참아낸 것이 곤잘레스를 흔들리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3가르시아2.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수요일 양 팀의 대결은 그동안 보기 힘든 깔끔한 경기였다.

두 팀의 대결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하나도 나오지 않은 경기를 본적이 있을까?


  특히 롯데는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이 없는 경기였다.

선발투수는 올 시즌 두고두고 회자될 투구를 선보이며 화려한 컴백을 하였고 

야수들은 에이스의 컴백을 환영하듯 6개의 안타로 6득점을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그동안 불안했던 중간계투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였다.

그리고 말이 많았던 내야 수비 또한 퍼팩트했다.

 

3연승의 기쁨 속에 팬들을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은 연승기간 동안 게임을 거듭할수록 완벽한 플레이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과연 어떤 플레이로 팬들을 기쁘게 만들지 기다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