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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자이언츠, 투수진의 몰락과 양상문코치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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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렸지만 춥지 않은 날씨로 야구를 관전하기 아주 좋았던 토요일, 

롯데는 한화에게 '승리'를 넘겨주고 또 다시 부진의 늪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오늘은 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전날의 치욕적 패배에 대한 설욕을 기대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9 대 2 라는 스코어의 패배에 또다시 절망했다.


<4월 10일 경기 리뷰>


- 이명우의 만족할 만한 투구 -


 금요일의 1박2일 경기가 끝나고 다음경기의 선발투수가 발표 되었을 때 롯데팬은 또 한번 큰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선발은 모두가 인정하는 대한 민국 넘버원 좌완 투수 류현진 이였던 반면에 롯데의 선발투수는 새내기 선발 이명우 였기 때문이다.


이명우는 지난경기 4년만의 선발등판에서 KIA를 상대로 6 2/3이닝 7피안타 2실점 하며 5선발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지만 단 한번의 선발호투로 국내 최고 에이스와의 대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팬들의 이런 걱정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이제는 원정이 아닌 홈에서 호투를 보여주며 자신의 능력을 각인시키고 싶었는지 이명우는 좋은 투구로 게임을 이끌어갔다.


KCH_2080-4_big.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첫 실점 -


 1회초 2명의 주자를 출루 시켰지만 이후 큰 무리 없이 류현진과의 대결을 이끌어 오던 이명우는 4회초 홈런으로 첫 실점을 하였다.

선두타자로 나온 이도형을 상대로 두개의 스트라이크를 연속으로 던졌지만 이후 연속적인 유인구에 이도형이 속지 않으며 풀카운트가 되었고 마지막공이 포수가 원하던 곳과 다른 몸쪽으로 몰리면서 홈런을 허용하였다.



- 강민호의 솔로홈런 -


 전날의 5시간 30분이 넘는 혈투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야수들은 국내 최고의 투수를 맞아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만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에게 선취점을 내준 롯데는 단 1점의 점수였지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류현진도 인간이였다. 5회말 선두타자 강민호의 타석에서 초구가 높게 형성되었고 최근 타격감을 잡은 강민호는 강하게 잡아당겨 좌측 펜스 중간에 떨어지는 큰 홈런을 만들어냈다.

게임을 원점으로 만들었으며, 잘 던지던 이명우가 홈런 한방으로 실점한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류현진을 상대로 복수를 해준 것이다.


3KCH_1183-1_big.jpg 4월8일 홈런장면(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불운 -


 강민호의 동점 홈런으로 흐름이 롯데 쪽으로 넘어 오길 빌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한화의 편이였다.

원아웃 주자 1루, 타석에 들어선 최진행을 상대로 이명우와 강민호 베터리는 끈질긴 몸 쪽 승부를 하였고, 6개의 몸 쪽 승부 끝에 3루 라인선상의 빠르지 않은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상대와의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는 듯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전날에 이어 오늘도 한화의 편이였다. 평범한 땅볼은 3루 베이스를 맞으며 3루수를 뛰어넘는 좌전안타가 되고 말았다.

승리할 수 있었던 집념의 몸 쪽 승부가 상대의 행운으로 무산되어서일까? 그동안 류현진과의 맞대결 부담을 안고도 잘 버텨오던 이명우는 정현석, 신경현, 이대수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내주며 3실점 하였고 제구력마저 흔들리며 정원석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주자를 1,3루에 두고 마운드를 나승현으로 넘겼다.


- 못미더운 중간계투 -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나승현에게 아주 잠시 그동안의 중간계투들과 다른 모습을 기대하였지만, 그 기대는 1분도 지나지 않아 물거품이 되었다.

첫 상대인 강동우를 상대로 연속으로 볼2개를 던지더니 3구째 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김태완에게 초구 쓰리런 홈런을 허용하였다.


6회 겨우겨우 이닝을 마무리 하였던 나승현은 7회 선두타자에게도 홈런을 허용하며 2010시즌 첫 1군 등판을 최악의 기록으로 체웠다.


나승현.jpg 


- 부진했던 공격력, 패자에게 남겨졌던 피로 -


 롯데는 9회말 볼넷, 안타를 각각 하나씩 기록하였고 희생타로 1점을 만회하며 게임을 마쳤다.


이날 롯데는 전날의 피로 때문인지 8개의 안타(홈런 포함)와 3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적지 않은 출루를 하였지만 고작 2점의 득점만을 기록했다.


같은 게임을 치렀지만 한화는 16안타와 4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등 전혀 피로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에 대조를 이뤘다.

역시 같은 혈투였음에도 승리를 거둔 팀과 패배를 안은 팀이 받는 각각의 피로도는 큰 차이가 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대목이였다.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중간계투진의 붕괴>


 롯데는 올시즌 수비적인 부분에 큰 문제들을 안고 있다.

내야의 수비력이 첫번째 이며 마무리 투수의 부재가 두번째, 중간계투진의 부진이 세번째이다.

첫번째와 두번째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이미 인식하고 있던 문제라 어느 정도 무덤덤한 반응이지만

중간계투진의 문제는 너무나도 뼈아프게 다가온다.


1군에 엔트리에 포함되어있는 7명의 불펜투수들(4월9일 기준) 이름을 나열해 보자.


강영식, 김사율, 배장호,  이정훈, 이정민, 임경완, 허준혁

 

이들 선수들의 이름을 보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드는가?

혹시 가슴이 턱 막히지는 않았는가?


자신이 생각했을 때 각각의 선수들에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줄수있는 선수가 몇 명인가? 아니, 50점은 몇 명인가?


임경완.jpg 배장호.jpg 


- 불펜진의 부족했던 활약 -


  임경완과 배장호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자신의 몫을 해낸 적이 없다. 

임경완은 총 2 2/3이닝 동안 16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4개의 피안타와 5개의 볼넷을 내줬다. 거의 타자 3명중에 2명은 출루 시킨 꼴이다.

배장호는 더욱 가관이다. 2 1/3 이닝 동안 20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0개의 피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줬다. 아니다.. 볼넷을 5개나 내준 임경완 보다는 잘했다고 볼 수도..


4임경완성적.jpg (임경완 성적)


4배장호최근성적.jpg (배장호 성적)


그럼 나머지 선수들은 잘했을까?  

개인적으로 그나마 자신의 역할을 만족시킨 선수는 강영식, 김사율, 허준혁 정도에 불과하다.(허준혁도 좋지는 않았지만 기대치 만큼은 해준듯)

이정민과 이정훈의 기록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두 명 모두 들쑥날쑥하며, 특히 이정훈이 마무리라고 생각한다면.. 이정훈도 역시 임경완과 배장호와 같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거론된 선수 외에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간 박시영과 하준호까지 생각한다면, 이런 불펜진으로 이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해 보일 정도다.


- 대안조차 보이지 않는 불펜 -


더욱 큰 문제는 이런 불펜진에 대안조차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시즌 전 이명우와 함께 5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진명호는 2군에서도 이닝 당 한개 이상의 피안타율을 보이며 난타 당하고 있다.

그리고 임경완과 배장호를 2군으로 보내고 1군에 등록한 나승현과 김대우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좋지 않다.

김대우는 지난 시즌의 5연속 볼넷의 주인공으로 한국프로야구 기록의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 선수기에 기대감은 크지 않지만 아직 평가를 받지 않았기에 기회가 있다.(오늘 게임의 투구는 좋아보였다.)

하지만 나승현의 경우 오늘 경기에서 2개의 피홈런을 비롯하여 난타당하면서 벌써부터 팬들의 눈밖에 난듯하다.


3KCH_2267-15_big.jpg 4/10 김대우(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던 사이드암 투수들이 모두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배장호의 지난 시즌 후반 선발후보로 거론되던 모습이 그립기만 하다.


<양상문 코치의 책임론>


중간계투진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다 보니 팬들은 원인 찾기에 바쁘다.

그리고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측이 코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면서 부터 롯데의 투수 코치를 맡았던 아로요가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롯데감독을 경험했던 양상문 코치가 2군 코치에서 승격했다.


올 시즌을 보면 불펜투수들도 문제지만 선발투수인 송승준과 장원준이 지난해에 비해 구위가 좋지 않으며 특히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장원준의 경우는 양상문 책임론을 이야기 하는 팬들에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예'이다.

아로요가 코치로 영입되면서 이전의 '롤러코스터 피칭'을 해결하며 좌완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 잡았던 장원준이 코치가 바뀌면서 또 다시 예전의 자신 없는 피칭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렇게 특정 선수를 제외하더라도 투수코치가 교체되고 바로 다음 시즌 대부분의 투수진이 지난 시즌에 비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어쩌면 코치의 변화에 따른 문제로 여론이 모아지는건 당연하지 않을까?


여기에 과거 LG팬들의 양상문 코치 능력에 대한 비난이  '양상문코치 책임론'의 당사자인 양상문 코치에게 불리하게 작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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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책임론에 더욱 긴장하는 이유>


투수진의 몰락에 대한 양상문코치의 책임론은 또 다른 이유로 팬들을 긴장하게 한다.

2008시즌이 끝나고 양상문 코치를 LG에서 이적 시켜 2군 감독으로 임명할 때부터 대부분의 팬들의 생각은 같았다.

'로이스터 감독이 물러나면 차기감독 자리에 양상문 코치를 앉히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구나..'

과거 롯데 감독으로 활약하며 암흑기 나름의 좋은 성적을 이끌었던 전력이 있기에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였다.


정황상 차기 감독의 1순위로 예상되고 있는 현직 투수코치가 투수진의 몰락으로 지도력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3양상문감독01_big.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개인적으로 양상문 코치의 감독 취임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8888577'의 지난 암흑기 최고 성적인'5'를 기록하게 했던 감독이기에 좋은 감독으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차기 감독이 되려 한다면 지금의 지도력 논란은 실력으로 잠재워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