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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불운의 연장패배,사도스키의 덫에 두번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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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1일, 롯데는 KIA와의 연장 승부 끝에 패배하며 2연패에 빠졌다.


많지 않은 인원이었지만 비가 내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롯데를 응원했던 사직구장의 팬들은 허탈함만을 간직한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 4월 21일 리뷰 >


 전날의 패배로 시리즈의 출발이 순조롭지 않았던 롯데는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KIA에게 연패를 당할 수는 없었다.



KIA의 선발투수가 윤석민 이라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난경기 완봉승을 거둔 장원준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타격의 힘이 좋은 롯데의 승리가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였다.


20100421102631.jpg (출처:KBO)


- 시작이 좋았던 롯데 -


 1회초 장원준이 상대에게 2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장원준은 전날 3점 홈런의 주인공인 김상현을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하였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1회말 공격에 들어갔다.

선두타자 김주찬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전날 플래툰시스템으로 경기에 빠졌던 손아섭이 윤석민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1루에 출루하였다.

다음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이 아쉽게도 내야땅볼을 치며 병살타로 이닝이 마무리 되는 듯 했지만 1루에서 타자주자가 살며 롯데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국내 최고 에이스 중 한명인 윤석민도 롯데의 중심타선을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았나보다. 이대호가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대호의 볼넷으로 주자 1,2루가 된 상황, 타석에 들어선 가르시아가 윤석민의 3구째를 잡아당겨 안타를 만들었고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첫 득점에 성공했다.


어렵게 생각했던 윤석민에 대한 공략이 쉽게 되자 롯데의 타자들은 자신감이 붙었다. 

그동안의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강민호가 2-1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좌중간 안타를 만들어 또 다시 득점에 성공했고, 이어서 등장한 박종윤도 윤석민을 공략하며 우중간 2루타를 만들며 1득점을 추가하였다.


1회에만 2개의 볼넷과 3개의 안타를 허용한 윤석민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게임은 예상외로 쉽게 흘러갈듯 하였다.


WEB-KCH_8628-8_big.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초, 사도스키에게 전염? -


1회말 윤석민을 상대로 3점이란 점수를 얻어냈지만, 장원준의 투구는 1회에 이어 2회에도 정상적인 컨트롤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두타자 최희섭에게 볼넷을 허용한 장원준은 연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상훈과 나지완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쉽게 이닝을 마무리 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이현곤에게 유격수 깊은 안타를 맞았고, 유격수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3루에 보내며 투아웃 주자1,3루의 상황이 되었다.

유격수 깊은 안타로 기록되었지만 유격수가 2루로의 송구만 잘했다면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었기에 장원준은 아쉬움이 남는 듯 했다.


앞선 유격수의 수비 때문일까? 장원준은 또 다시 컨트롤이 되지 않으며 김원섭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의 위기를 맞았고, 결국 다음 타자 이종범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 내기 1점을 상대에게 안겨줬다.


전날의 사도스키에 이어 장원준까지 밀어내기 점수를 주는 씁쓸한 상황이었다.


WEB-KCH_8668-1_big.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추가득점 성공 -


 3대 1의 리드를 지켜가던 롯데는 3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홍성흔이 윤석민의 초구를 받아 쳐 중견수 왼쪽 안타를 만들었지만,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각각 3루수 플라이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강민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다시 한번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게 되었다.

찬스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종윤은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듯 다시 한번 윤석민에게 2루타를 뽑아내며 타점을 1점 더 추가시켰다.

박종윤은 지난 일요일 두산전에서 5타수 4안타를 치며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고, 당일 경기에서도 첫 타석 안타를 만들며 타점까지 만든 상황이었다.


WEB-KCH_8648-9_big.jpg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회 강우콜드에 들떠 있었나? -


 3회 득점에 성공했던 롯데는 4회말에도 득점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2회 아쉬운 수비를 보였던 문규현이 윤석민을 상대로 연속된 3개의 파울을 치더니 4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안타로 1루에 나갔다.

무사 주자 1루 상황, 로이스터는 평소에 쓰지 않는 보내기 번트 작전을 냈다.

하지만 김주찬은 평소 보내기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인지 몸 쪽으로 날아온 공을 피하며 번트를 대지 못하였고 번트를 성공할 것이라 믿었던 문규현은 1루에서 포수 송구에 아웃이 되고 말았다.

문규현과 김주찬이 아웃된 이후 손아섭과 홍성흔의 연속 안타가 나왔기에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었다.


평소의 로이스터답지 않게 보내기 번트 작전을 시도한 것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 중인 비로 인해 강우콜드가 선언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1점을 더 내며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IMG_0429_1_big.jpg 로이스터(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 불운과 실책의 쓰나미 -


  4대1의로 이기고 있던 롯데는 5회 불운과 실책으로 KIA에게 동점을 허용하였다.


선두타자에게 1루선상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맞은 원아웃 주자 1루의 상황, 안치홍의 타구가 우익수 가르시아의 위치로 향하였고,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롯데에 불운이 따랐다. 가르시아가 주시하던 공은 비의 영향이 동반되면서 라이트 불빛 속으로 사라졌다. 결국 공은 가리시아 옆을 가르며 펜스까지 굴렀고 타자와 주자는 2,3루에 안착하였다.

예상 밖의 상황에 당황했는지 장원준은 다음 타자인 홍세완에게 2개의 볼을 던졌고,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굳이 상대할 필요를 못 느낀 롯데는 1루를 채우고 김상현과 승부하게 되었다.

원아웃의 주자 만루상황, 김상현과의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장원준은 승리하였다.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책성 플레이가 발목을 잡았다. 유격수 문규현이 글러브에서 공을 빨리 꺼내지 못 하면서 타자주자가 1루에서 살게 되며 1실점 하였고 위기는 계속 되었다.

장원준은 계속된 불운에도 불구하고 최희섭을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이닝을 잘 마무리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승부구를 최희섭이 골라냈고 결국 5구째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2점을 추가로 실점하였고 스코어는 4대4의 동점이 되었다.


가르시아_3_big.jpg 가르시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 집중력이 떨어진 장원준 -


 5회의 어이없는 실점으로 장원준은 집중력이 떨어져 있었다.

이미 100개가 넘는 투구를 했던 장원준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원아웃 주자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한계투구에 근접했고 집중력까지 떨어진 장원준은 김원섭과의 대결에서 폭투로 주자를 3루에 보내더니 결국 안타를 맞으며 역전의 점수를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 7회 동점에 성공, 하지만 아쉬웠던 추가점 -


 장원준에 이어 올라온 배장호가 호투하며 6,7회의 수비를 잘 막자 롯데의 공격도 힘을 내야 했다.


7회 윤석민에 이어 손영민이 올라왔지만 손영민은 시즌 초반의 완벽했던 모습을 잃은지 오래였다.

선두타자 홍성흔이 중견수 왼쪽 2루타로 출루하였고 이대호가 좌익수 앞 안타를 치며 주자 무사 주자 1,3루의 찬스를 맞았다.

한때 미스터 쓰리런으로 불려 지던 가르시아가 아쉽게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최근 타격감이 살아난 강민호가 뒤를 받히고 있었다.

이미 2안타와 몸에 맞는 볼 하나로 자기의 몫을 충분히 하고 있던 강민호는 다시 한번 안타를 쳐 내며 동점을 만드는 좋은 타점을 기록하였다.


강민호가 안타로 타점을 만들고 좋은 기회가 계속 되었지만 박종윤과 박준서의 연속 삼진으로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였다.


WEB-KCH_8874-12_big.jpg 강민호타점장면(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라인드라이브의 아픔, 그리고 역전 허용 -


 롯데는 7회 동점을 만든 이후에도 좋은 기회들을 만들었다.

9회 선두타자 이대호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과감히 이대호를 빼고 대주자를 투입시키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가르시아의 잘 맞은 타구가 최희섭의 글러브에 다이렉트로 빨려 들어가면서 더블 아웃이 되었다.

그리고 10회말에는 투아웃의 주자 2루 상황에서 김주찬의 타구가 투수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가며 끝내기의 기회가 무산되었다.


계속된 불운으로 좋은 찬스에도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던 롯데는 11회 최희섭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패배하고 말았다.


9회 마운드에 올라 상대를 틀어막던 이정훈이 11회 까지 올라오면서 많은 투구로 지쳐있었고 결국 투 아웃의 만루상황에서 던진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만 것이다.


롯데는 결국 KIA와의 2번의 경기에서 연패하였다.

그리고 매끄럽지 않은 경기로 연패를 기록한 롯데의 팬들은 허망함으로 할말을 잃고 말았다.


WEB-KCH_8777-10_big.jpg 5회 더블플레이 실패장면(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사도스키가 파 놓은 덫에 걸린 발목 잡힌 롯데 >


 KIA와의 주중 2차전에서 패배한 롯데에게는 3개 정도의 패배요인이 존재한다.

하나는 지지리도 복도 없었던 롯데의 공격과 수비에서의 불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언제나 그렇듯 실책과 실책성의 플레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도스키가 될 것이다. 

'뜬금없이 왜 사도스키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사도스키는 오늘의 패배의 원인이다.


11회 이정훈은 힘이 떨어져 있었다. 이미 2이닝을 소화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물론 10회 6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 하였지만 25개의 공을 던진 마무리 투수가 다음이닝에 다시 올라오는 것은 부담이 된다. 그리고 비까지 내리는 날씨라면 더욱 그렇다.


많은 팬들의 머리속에는 '또 올라오나?'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게도 이정훈은 KIA의 주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고, 결국 최희섭에게 던진 공이 몰려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주자를 내보내기 시작한 이정훈을 바라보며 '왜 안 바꿔 줘?'라는 생각을 가졌겠지만 바꿔줄 투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사도스키가 2군으로 내려가고 배장호가 복귀한 1군 투수진 11명 가운데 선발자원인 송승준, 이명우, 장원준, 조정훈을 제외하면 불펜진은 7명이며 

불펜진의 명단은 이정민, 이정훈, 김사율, 허준혁(우), 허준혁(좌), 강영식, 배장호가 된다.

이미 이날 경기에서 배장호, 허준혁(우), 강영식을 올린 불펜진은 김사율, 이정민, 허준혁(좌)이 남아 있었지만 그들은 전날의 경기에서 많은 공을 던진 상태였다.


전날 사도스키가 빨리 강판당하면서 이정민과 김사율은 20개 중반의 공을 던진 상태였고 허준혁(좌)은 5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진 상태였다.


결국 전날의 사도스키의 부진은 오늘의 경기로 이어졌다. 

이정민.jpg 김사율.jpg 허준혁(좌).jpg 


< 내일의 경기는? >


 이런 문제는 같은 패턴으로 내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위험하다.

장원준이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마운드는 불펜진이 11회까지 던지게 되었다. 그 결과 이정훈이 46개의 공을 뿌리며 내일은 볼 수 없게 되었고 자칫 이틀 뒤의 경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4월21일의 경기는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최고 우완투수인 윤석민의 공략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강한 불운과 실책이 겹치면서 게임은 KIA의 승리가 되었다.

이런 흐름은 팀의 연패를 지속되게 하기도 한다.


롯데가 내일은 좋지 않은 흐름을 끊고 도약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