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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SK가 '버린경기' 롯데는 승리로 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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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요일 경기를 대패한 롯데는 수요일 경기에서 송승준을 앞세워 반전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송승준의 뛰어난 피칭을 바탕으로 1대1의 연장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12회의 1실점을 만화하지 못하고 SK전 10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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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투를 보인 송승준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월 12일 경기 리뷰 >


 전날 경기를 대패 하였지만 김광현을 상대로 뛰어난 공격을 보인 타선은 최근 하락세를 보인 송은범을 공략하기에 충분해 보였고,

자신의 구위를 되찾은 송승준은 SK의 타선을 침묵시킬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 김주찬의 호수비 -


 전날 박빙의 상황에서 SK에게 흐름을 넘겨준 아쉬운 수비를 보였던 김주찬이 1회 좋은 수비를 보였다.


 투 아웃 상황에서 송승준의 8구째를 받아친 타구는 우중간을 가를 듯 날아갔지만 중견수 김주찬이 쏜살같이 달려와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걷어 올렸다.

김주찬의 수비에 대해 독설을 퍼붓던 이순철 해설위원조차 "어려운 코스를 잘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이미 지나간 경기는 잊고 그의 수비를 칭찬할만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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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호흡을 보인 강민호와 송승준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송승준의 실책과 유일했던 실점 -


 1회초 빠른 공이 높게 제구 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송승준의 투구는 2회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송승준의 5구를 받아친 타구가 1루 강습타구가 되었지만 박종윤이 몸으로 막아내며 좋은 수비를 해냈다.

박종윤이 몸으로 막은 공은 박종윤의 손을 떠나 베이스 커버에 들어오던 송승준의 글러브로 향했지만, 포구보다는 베이스를 더 신경썼던 송승준의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1루수의 좋은 수비가 투수의 실책으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실책은 언제나 실점으로 연결된다.

SK의 최정은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한 롯데의 내야를 한번 더 흔들기 위해 3루 기습 번트를 시도 했고 내야안타가 되었다.

무사 주자 1, 2루는 작전능력이 좋은 SK에게는 좋은 득점 찬스가 되었다. SK는 망설임 없이 희생번트를 성공했고, 김강민의 유격수 땅볼로 득점을 올렸다.


선두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냈기에 실점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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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김재현의 도루를 잡는 장면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상대의 실책과 롯데의 유일한 득점 -


  2회초 실책으로 1점을 헌납했지만 송승준의 투구는 안정되어 갔고, SK의 타자들은 쉽게 송승준을 공격하지 못했다.


1대0의 스코어로 끌려가던 롯데는 송승준의 호투를 등에 업고 동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4회말 선두타자 이대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그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가르시아가 중견수 앞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체크스윙 판정으로 약간의 항의가 있었고, 항의가 끝나자마자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송은범의 공을 받아쳤고 타구는 2루 베이스를 지나 중견수 앞으로 굴러갔다.


 실책으로 실점을 기록한 롯데는 상대의 실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원 아웃 상황, 가르시아를 1루에 강민호가 친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굴러갔고, 더블아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SK의 유격수 나주환은 글러브 밑으로 공을 통과시키는 실책을 범했고 공,수 교대가 되어야할 상황은 원 아웃 주자 1,3루로 바뀌었다.


 상대의 실책으로 찬스를 맞은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상대의 빈틈을 공략했다.

팀의 주장답게 조성환은 송은범의 4개째를 잡아당겨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했고 1타점을 올렸다.


 늘 SK에게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던 롯데가 반대로 상대의 실책으로 점수를 내는 장면이 통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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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손아섭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승부가 결정 난 12회, 또 다시 패배 -


 롯데는 송은범을 상대로 작지 않은 안타를 뽑아냈다. 총 7개의 안타를 뽑아냈지만 득점은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송승준은 8 1/3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물론 5개의 사사구를 허용하긴 했지만 완벽한 투구나 마찬가지였다.


 양팀의 선발투수는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불펜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전날 경기에서 불펜 안정감의 차이를 느끼게 했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상대의 승리조와 대등한 승부를 보여줬다.

하지만 결국 12회 김사율이 1실점하며 SK의 불펜보다 먼저 무릎을 꿇었다.


 SK의 불펜도 롯데에게 기회를 줬다. 

9회 말부터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롯데의 마지막 공격인 12회말 선두타자 박기혁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전준우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롯데는 손아섭의 보내기 번트, 홍성흔의 고의사구로 원 아웃 주자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8개 구단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모두 초구에 내야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어렵게 잡은 찬스를 날렸다.


 이대호은 덕아웃에 들어가 헬멧을 바닥에 던지는 등, 분을 참지 못했다.

롯데의 팬들도 그의 표현만큼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대호가 롯데에게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잘 알기에 그를 원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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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과 임경완의 교체장면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SK가 버린 경기 롯데는 승리로 연결할까? >


 SK에게 10연패를 당한 롯데는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전날의 경기가 끝나자 선발투수가 발표되었다. 롯데는 부상에서 복귀한 이용훈이 선발로 내정되었고, SK는 고졸 2년차 박현준을 내세웠다.


SK의 선발 박현준은 지난 시즌 14경기에 등판하며 17이닝만을 투구했고, 21피안타와 12사사구로 11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단 2경기에 나와 1 2/3이닝 동안 2피안타 4사사구 4자책점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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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의 통산 성적 (출처:KBO)


- SK가 버리는 경기가 아닐까? -


 냉정하게 이 경기를 판단하면 SK가 '버리는 경기'로 봐야한다. '버리는 경기'라는 표현이 롯데팬의 입장에서는 거슬릴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리그 133경기를 운영하다보면 어떤 팀이든 분명 '버리는 경기'를 몇 차례 하게 된다. 그리고 이번 SK가 그런 입장이다.

물론 '버리는 경기'가 '포기한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다음 경기를 위다 다른 경기들에 비해 조금 불안한 전력으로 경기를 임한다는 것이다.


3479817.jpg (박현준)


 SK는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기다리고 있다.

SK에게 두산은 몇 년간 물고 물리는 라이벌관계를 유지했다. 비록 지금은 SK가 큰 게임차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두산이란 존재는 그냥 무시할만한 대상이 아니다.


원래 SK의 로테이션이라면 오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야할 선수는 글로버다.

하지만 SK는 최근 부진했던 글로버에게 휴식을 주고 박현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SK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추측은 가능하다.


13일의 경기에는 SK가 자랑하는 철옹성 같은 '승리조'를 등판시키지 못한다.

11일의 경기에서 정우람이 44개의 공을 던졌고, 12일 경기에서 이승호가 전날 20개의 공에 이어 59개의 공을 던졌다.


체력적인 문제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글로버를 13일 원래 로테이션에 맞춰 등판 시킨다면 승리를 챙길 수도 있겠지만 최근 글로버가 보여준 모습으로는 롯데의 파괴력 높은 타선을 막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13일 경기에서 글로버를 출격 시킨다면 SK는 두산전에 '5선발'이 나서야 한다. 하지만 '5선발'을 책임지던 엄정욱 + 고효준 조합은 롯데전에서 많은 투구는 아니지만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SK의 입장에서는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던 글로버에게 휴식을 줘 하루 다음 경기에 출격 시키면서 구멍 난 '5선발'자리를 매울 수도 있다.


두산과 롯데를 상대로 올리는 승리의 수치적 의미는 같을 수는 있지만, 마지막 까지 순위싸움을 해야한다고 판단하는 두산에게 좀 더 좋은 전력으로 경기를 임하고 싶은게 SK의 생각일 것이다.


3479858.jpg (글로버)


 물론 추측에 불과하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SK의 '버리는 경기'로 판단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2년동안 박현준이 기록한 성적보다 더 신뢰를 주는 자원을 올리는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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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에서 임경완은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사진: 롯데자이언츠홈피)


- 롯데는 승리를 챙길 수 있을까? -


 롯데는 이용훈이 선발로 등판한다. 부상에서 복귀해 이용훈이 세 번의 불펜 등판에서 보여준 모습은 나름 만족스럽다.

물론 지난주 삼성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불안하지만 그날의 경기는 몸을 풀 시간조차 보장 받지 않았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 동안의 이용훈을 생각한다면 그의 피칭이 SK의 타선을 압도할 만큼은 아닐 것이다. 부상 복귀 후 첫 선발등판에서 많은 투구를 기대하는 것도 욕심이다. 

결국 롯데의 불펜진이 또 다시 많은 이닝을 SK의 타선과 상대해야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근 롯데의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인 임경완은 전날 투구에서 35구의 많은 투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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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이용훈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SK가 버린 경기나 마찬가지지만 롯데가 쉽게 승리를 챙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의 김성근 감독은 지난 4월 27일 두산의 김경문 감독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당시 두산은 선발진의 구멍으로 고생하고 있었고 상대가 양승진이라는 약한 투수를 내세우자 조승수의 첫 선발등판을 지시했고 팀은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두산은 그날 승리를 챙김과 동시에 이후 선발 로테이션 1바퀴를 안정적이게 돌렸다.

김성근 감독은 박현준을 내세웠지만 고효준, 엄정욱을 대기시키며 여차하면 롯데를 잡아먹으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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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꼭 승리를 챙겨야한다.

상대가 '버린 경기'나 마찬가지인 게임에서 패배를 한다면 10연패를 이어온 SK전 연패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며, 선수들은 더욱 조금함을 보일 것이다.

롯데가 SK의 연패에서 보여준 모습은 실력 이외에도 '조급함'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롯데의 조금함을 이어가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오늘의 경기가 가장 긴장된다. 

2010시즌 좌,우완 투수 중에 톱 랭크에 올라있는 김광현과 송은범에게 당한 패배보다 박현준이라는 상대에게 패배한다면 그 충격은 10배 100배가 된다.


롯데가 연패의 사슬을 끊기 바라는 가장 큰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