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롯데, '이택근의 타임요청' 과 '김수완의 교체타이밍'함정에 빠진 롯데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 팀인 롯데와 LG의 대결이 펼쳐진 서울의 잠실구장은 만원관중이 움집 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빈자리가 많아 보였다. 프로야구 구단들에게만 영향을 줄 것 같았던 장마라는 변수가 관중석에도 큰 영향을 주었나보다.



< 6월19일 경기 리뷰 >

 8연승 이후 5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게임차 없이 5위를 유지 중인 롯데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꼭 승리해야하는 토요일 경기가 조정훈이 부상으로 빠진 로테이션과 맞물리게 되었다.

 조정훈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르게 되는 진명호는
이번 시즌 두 번의 선발 등판기회에서 5 1/3이닝 동안 11피안타(5홈런), 4사사구를 내주며 12자책점을 기록한 상황이라 팬들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큰 상태였다.
하지만 롯데의 승리를 믿는 팬들의 기본적인 자세는 언제나 같았기 때문에 그들의 응원이 진명호에게 힘이 되길 바라며 경기는 시작되었다.

홍성흔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초, 16경기 만에 터진 홍성흔의 홈런

 연패에 빠진 상황이지만 화요일 경기부터 계속해서 1회에 득점을 성공시켰던 롯데는 오늘 경기에서도 1회득점이 나왔다.

 5경기째 1회득점을 성공시킨 선수는 홍성흔이었다.
앞선 두 명의 타자들이 모두 2루 땅볼로 물러나고 투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2-2의 볼카운트에서 몸 쪽으로 제구 되는 직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뒤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냈다.

1회에 나온 홈런은 선취점의 의미도 컸지만 15경기 동안 홈런이 없어 팬들을 걱정시켰던 홍성흔이 오랜만에 다시 홈런포를 가동시켰다는 것이 더 큰 기쁨을 줬다.

진명호의 지난 KIA전 등판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말, 제구력 문제로 내준 3실점

 2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두 명이 출루에 성공했지만 병살타가 나오며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한 롯데는 바로 다음 수비에서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팬들의 걱정과는 달리 1회말 수비에서 안정된 제구력과 과감한 승부를 보였던 진명호는 2회말부터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정성훈과 박용택을 상대하며 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만을 던지며 두 명의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조인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겨우 처리한 뒤 오지환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안타 하나 맞지 않고 원 아웃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투수가 스스로 무너진 상황에서 상대의 득점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었다.
만루 상황에서 권용관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을 기록한 진명호는 결국 이대형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지난 선발 등판에서도 제구력 문제를 보였던 진명호가 다시 똑같은 문제를 보이는 장면이었다.

더블스틸에 실패한 김주찬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3회초, 상대 수비 실책으로 만든 역전 3득점

 2회의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3회초 공격에서 상대실책에 도움을 받으며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기혁은 1-2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공을 당겨 평범한 3루 땅볼을 만들었지만 정성훈의 실책이 나오면서 출루에 성공하였고, 다음 타자인 김주찬이 2-0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내며 상대 투수를 더욱 압박했다. 

 김광삼의 압박에 성공한 롯데는 더욱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조성환의 타석에서 더블 스틸을 시도하였고, 2루 주자는 스타트가 빨라 3루에 안착하였지만 2루 주자의 스타트를 보고 뒤늦게 도루를 시도한 김주찬은 조인성의 노련한 판단에 걸려 횡사하고 말았다.
조성환이 볼넷을 얻어 출루에 성공한 것을 생각하면 약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더블스틸의 실패로 아쉬운 마음을 가졌던 롯데는 또 다시 상대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LG의 유격수 오지환은 홍성흔과 이대호의 병살타가 될 뻔 했던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줬다.
두 타자의 타구는 강습이긴 했지만 노련한 유격수라면 병살타로 연결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 공이었다.

원 아웃 주자 1, 3루 상황에서 나온 홍성흔과 이대호의 유격수 옆을 스치는 연속안타로 2점을 추가한 롯데는 가르시아까지 안타를 기록하면서 세 번째 점수를 올렸다. 

 롯데의 3회초 공격은 상대의 미숙한 수비에 덕을 보는 행운도 있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가르시아의 안타 이후 손아섭의 안타도 나왔지만 이대호의 발이 느린 탓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다음 두 명의 타자들이 각각 2루수 플라이와 3루 라인드라이브로 물러나며 원 아웃 만루의 찬스에서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진명호를 상대로 홈런을 기록한 이진영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3회말, 이진영의 홈런과 김수완의 등판

 3회초의 3득점으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지만 진명호의 불안한 피칭은 나아지지 않았다.
앞선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5개나 되는 홈런을 허용했던 진명호은 3회말 첫 상대인 이진영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고,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한 뒤에도 2회에 이어 여전히 제구력의 문제를 보이며 이병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계속된 제구력 난조에 로이스터 감독도 인내심의 한계가 찾아왔다. 
로이스터 감독은 진명호를 강판시키며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수완을 등판시켰다.

 김수완의 첫 이닝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첫 상대인 정성훈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김수완은 포크볼을 던지며 폭투가 나와 2루 주자에게 3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또 다시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켰다.
그리고 김수완은 수비의 실책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투 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조인성의 3루 땅볼 타구에 수비 실책이 나오며 위기에 몰렸지만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회초, 이대호의 만루홈런

 동점이 되었지만 김수완의 좋은 피칭은 야수들은 집중력을 더욱 높였고, 4회초 공격에서 그 결실을 맺었다.

 박기혁의 선두타자 안타와 나왔지만 김주찬의 내야 땅볼로 주자만 바뀐 원 아웃 1루 상황, 조성환이 박기혁과 마찬가지로 초구를 노려 좌전안타를 만들며 기회를 연결했고,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성흔이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의 찬스를 4번 타자 이대호 앞에 만들었다.

 최근 3경기 동안 4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대호는 김광삼의 초구에 큰 헛스윙을 하고 두 번째 몸쪽 직구를 그냥 지켜보며 2-0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의 볼카운트에서 김광삼의 바깥쪽 유인구가 조금 안쪽으로 몰리자 망설임 없는 스윙이 나왔고, 이대호가 밀어 친 타구는 펜스에 붙은 우익수의 키를 훌쩍 넘기는 만루홈런이 되었다.

 만루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다시 한번 최진행과 함께 홈런 공동 1위 자리에 올랐고, 홍성흔과 경쟁 중인 타점도 7점차로 따라 붙었다.

김수완

- 5회말, 지쳐버린 김수완의 3실점

 3회의 인상적인 투구에 이어 4회의 수비에서 상대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김수완은 프로 데뷔 첫 1군 등판이라는 중압감 탓인지 5회의 첫 상대부터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에 힘이 떨어진 김수완은 선두타자 이진영과 이병규에게 각각 2루수 강습안타와 우익수 앞 안타를 맞은 뒤 정성훈에게도 다시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연속 3개의 피안타로 1실점을 하였고,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서 폭투를 하며 무사 주자 2, 3루의 계속된 위기에 몰렸다.

계속된 위기에서 다행이도 박용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김수완은 롯데팬들에게 약간의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은 LG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조인성이 김수완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기록한 것이다.

 김수완은 5회에 3실점을 했지만 앞선 이닝에서 보였던 피칭은 그의 가능성을 보이기에 충분했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경기, 국내 최고 인기구단끼리의 대결, 국내 최대 규모의 구장을 찾은 양팀의 많은 관중들이라는 많은 변수들이 그의 체력을 고갈시켰지만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김수완에게 2타점 좌중간 2루타를 친 조인성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8회말, 롯데의 승리를 날린 이택근의 '타임'요청

 5회말의 3실점으로 1점차의 불안한 리드였지만 불펜 투수들의 좋은 활약으로 승리를 코앞에 뒀던 롯데는 이택근의 '타임'요청과 그에 따른 심판의 판단으로 위기에 몰렸고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강영식은 선두타자 이대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한 시작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택근과의 대결에서 발생했다. 1-2의 볼카운트에서 이택근은 타임을 요청하였지만 주심은 타임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강영식의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는 주심의 판단에 볼이 되고 말았다.

 이택근의 '타임'요청과 주심의 '타임'불허는 결국 롯데에게 큰 영향을 주고 말았다.
강영식은 흔들리며 볼넷을 허용했고 다음 타자인 이진영에게도 안타를 맞았으며 주자 1, 3루 상황에서 폭투까지 나오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박병호를 고의 사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내렸지만 이미 크게 요동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강영식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경완은 정성훈과 손인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고 역전을 허용했다.

롯데는 또 다시 이적생의 비수에 꽂혔다. (사진출처:LG트윈스홈피)

- 또 다시 역전패 

 8회에 역전을 허용한 롯데는 9회초 공격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하며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서 롯데는 6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연패의 숫자가 늘어났고, 앞선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경기 후반 역전을 허용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 경기를 패배로 몰고 간 2가지 요소들 >

- 이택근의 적절(?)하지 않았던 '타임' 요청, 그리고 흔들린 롯데

롯데는 이택근의 '타임'요청과 이에 따른 일련의 상황들로 흔들리며 패배하고 말았다.

 냉정하게 말하면, 심판이 이택근의 '타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강영식의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었다면 최고의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가장 큰 실수를 한 사람은 이득을 보게 되었고, 타자의 적당하지 않은 타임요청에 피해자가 될 뻔한 다른 사람은 1차적인 피해는 면했지만 2차적인 피해를 당했다는 것이다.

 분명 이택근의 '타임'요청은 문제가 있다. 동업자 정신이 투철한 그라면 있다면 투수가 투구모션에 들어갔을 때 절대 타임을 요청하지 않았어야한다. 투구모션에 들어간 투수가 갑작스런 타임요청에 밸런스가 무너지며 신체적으로 타격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주심은 타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고 말이다.
(이택근이 동업자 정신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택근은 투수가 투구 모션에 들어가고 가지 않고의 순간적인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다. 그럼에도 동업자 정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적당하지 않은 타이밍에 '타임'을 요청하고 그 타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에도 타석에서 벗어나는 실수를 저지른 타자는 볼을 얻게 되는 이득을 보게 되었고, 타임이 선언되지 않았지만 타석에서 벗어난 타자를 보며 찰나의 집중력이 떨어졌던 투수는 손해를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여졌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택근의 겸연쩍어하는 표정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경기를 지켜보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투수의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스트라이크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타자들은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말이다. 정해진 룰은 없지만 심판의 선언이 없었음에도 마음대로 타석에서 벗어나는 타자에 대한 하나의 경고(?)와 같은 의미가 아닐까? 그리고 그런 이유 때문에 로이스터 감독이 항의를 했는지도 모른다.

 어찌하였든 심판이 '타임'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이택근도 역시 적당하지 않은 타이밍에 타임을 요청하는 실수를 했지만 그에 따라 '타임'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그를 비판 할 수도 없다.

계속 말하지만.. 일련의 상황들에 롯데만 피해를 보게 된 것 같아 롯데팬의 입장에서 아쉽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좋은 감독임에는 틀림없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로이스터감독의 한 타임 느렸던 투수교체 타이밍

 이날 경기에서 롯데의 가장 큰 패배원인은 김수완의 교체 타이밍이라는 생각이다. 

 김수완이 2이닝 좋은 피칭을 보였지만 그가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오른 선수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난조를 보일 때 즉각적으로 선수 교체를 지시할 준비를 했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조인성의 타석까지 김수완을 올릴 것은 결과적으로 나쁜 판단이 되었다.
조인성의 타석에 다른 선수를 올릴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였지만 박용택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것을 보고 김수완을 좀 더 믿어 보기로 했던 것 같다. 로이스터 감독 입장에서는 김수완이 우타자인 조인성을 잘 처리해 주고 다음 타자인 오지환의 타석에 좌완 허준혁을 바로 넣는 것이 가장 편안한 투수운영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김수완은 조인성의 벽을 넘지 못했고 안타를 맞으며 2실점하고 말았다. 최악의 수가 되고 만 것이다.



 연승을 기록할 때는 내, 외부의 다양한 변수를 잘 이겨내던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조그마한 변수에도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패에 따른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 사도스키가 연패를 끊기 위해 나선다.
전문가들은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연패를 끊는 투수가 진정한 에이스라고들 한다. 
사도스키가 롯데의 에이스로 우뚝 서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