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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패자'가 아닌 사도스키와 걱정스런 중심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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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경기가 펼쳐진 전국의 4개 구장이 매진사례를 이룬 석가탄신일, 롯데의 사직구장도 팬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4위팀 KIA와의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두고 돌아온 롯데는 3연패에 빠져있는 3위팀 삼성을 사직구장으로 불러들여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삼으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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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1일 경기 리뷰 >


 5월 21일의 경기는 각성모드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의 대결이었다.

두 명의 투수 모두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사도스키가 3경기 21 1/3이닝 동안 5자책점, 나이트는 2경기(선발 복귀 후 2경기) 13 2/3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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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로 가득한 사직구장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를 잘 넘긴 사도스키 -


 1회초, 사도스키는 선두타자 이영욱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번 타자 신명철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하였고, 박석민의 3루 땅볼에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시즌 초반 사도스키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법칙과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야수들의 실책 뒤 사도스키는 꼭 볼넷이나 안타를 허용하는 것이었다.


사도스키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타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채태인을 1루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이대호의 송구 실책으로 사도스키가 흔들리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불필요한 걱정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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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투를 보여준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 선취점을 내주다 -


 1회의 위기를 잘 넘긴 사도스키는 2회초 삼성에게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타자를 외야플라이로 잘 처리한 사도스키는 타격 2위를 달리고 있는 박한이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박한이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진갑용을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지만 투 아웃의 상황에서 조동찬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주자가 1루에 있었지만 투 아웃이라는 상황과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는 상대가 어렵지 않게 득점을 올리게 하였다.


실점을 하였지만 마치 맞춰 잡는 듯한 사도스키의 투구는 이전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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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조동찬이 1타점 안타를 친 뒤 3루에서 아웃되는 장면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회말, 반가운 가르시아의 타점 -


 1대0의 스코어로 삼성에게 끌러가던 롯데는 4회말 동점의 기회를 만들었다.


4회말 부상 복귀 이후 처음으로 3번 타자로 나선 조성환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손아섭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뒤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1-2의 볼 카운트에서 나이트의 한복판으로 제구 된 변화구를 잡아당겨 좌익선상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대호의 타석에서는 상대의 에러까지 나왔다. 이대호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조동찬이 공을 더듬으며 타자는 출루에 성공했고 주자는 3루에 안착했다.


원 아웃 주자1, 3루의 상황 타석에는 KIA와의 경기에서 판정문제로 퇴장을 당했던 가르시아가 들어섰다.

가르시아는 나이트의 초구를 헛스윙한 뒤 높은 쪽 유인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 냈다.


4경기 만에 보여진 가르시아의 반가운 안타와 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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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진한 가르시아를 직접 과외하는 로이스터감독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결승점이 되어버린 최형우의 홈런 -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경기는 절반이 지나가고 6회초의 수비가 시작되었다.


이영욱을 3루 땅볼로 아웃 시킨 사도스키는 또 다시 원 아웃의 상황에서 신명철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6회 신명철에게 안타를 맞을 때 까지 사도스키는 5개의 안타 중 4개를 원 아웃 상황에서 맞았다.

0-2의 볼카운트에서 몸쪽 높게 제구 된 공은 신명철의 노림수에 걸려들어 좌측 펜스 상단에 맞는 2루타가 되었다.


신명철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박석민을 7구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날의 결승점이 나왔다.

타점 2위를 달리고 있던 최형우와의 승부에서 8구째 변화구에 홈런을 허용했다. 

최형우가 계속 변화구 타이밍에 스윙을 하였기에 충분히 변화구를 노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2-3의 볼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과 비슷하게 제구 되는 변화구를 던진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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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사도스키와 호흡을 맞춘 장성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7회말, 아쉬운 추격점 -


 3대1의 스코어로 리드를 당하고 있고, 삼성의 나이트를 상대로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던 롯데에게 7회말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홍성흔이 초구에 중견수 앞 안타를 만들어 출루하였다.

다음 타자 박종윤의 타석에서는 행운이 따랐다. 1-3의 볼 카운트에서 박종윤이 친 빗맞은 공은 포수와 3루수 중간의 어정쩡한 위치에서 멈춰 섰고 내야안타가 되었다.


무사 주자 1, 2루에서 장성우의 보내기 번트가 투수 정면으로 가며 아찔한 상황이 될 뻔 했지만 상대투수의 실수로 롯데는 원 아웃 주자 2, 3의 찬스가 이어졌다.

로이스터 감독이 보내기 번트를 지시한 것은 나이트의 힘이 빠졌기에 안타 한방이면 동점이 가능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선동열 감독은 투수 출신의 감독답게 나이트의 문제를 파악하고 빠르게 안지만으로 교체를 지시했다.


롯데는 2, 3루의 상황에서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박기혁의 3루 땅볼에 3루 주자 홍성흔이 홈을 밟은 것이 마지막 득점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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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경기마다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허준혁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연승 뒤의 패배 -


 롯데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나이트의 공에 철저하게 막혀 단 4개의 안타만을 만들어낸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서 감독이 고민하지 않고 올릴 수 있는 삼성의 불펜진도 부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도스키의 호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팬들에게 큰 위안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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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의 뒷 모습은 아주 듬직하게 느껴진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패전'이지만 '패자'가 아닌 사도스키 >


 2010시즌 양 팀 간의 시즌 4차전 경기는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대결이었다.


두 명의 투수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의 선발 나이트는 4월까지 26 1/3이닝 동안 24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3.56이라는 방어율을 기록했던 투수가 이닝 당 1실점을 하는 모습에 팬들은 실망 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의 사도스키 역시 엄청난 부진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늘 도망가는 피칭으로 팬들을 답답하게 하였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투수들은 최근 아주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각각 마운드에 올랐고 팽팽한 투수전을 보였다.


승부라는 것의 특성상 누군가 한명은 패자가 되고 만다.

사도스키는 아주 훌륭한 투구에도 불구하고 패자고 되고 말았다. 하지만 팬들은 사도스키를 패자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저 시즌성적의 '패'란에 숫자 하나가 추가 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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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4/20의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걱정스러운 롯데의 중심 타선 >


 롯데의 타선은 8개 구단 어느 팀과 비교하여도 뒤쳐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주전선수들이 모두 자기 자리를 지켜줬을 때의 경우이다. 


최근 롯데 중심타선(3~5번)의 부진이 눈에 띈다. 그리고 그 문제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때 '과연 이런 타선이 있을까?'라는 행복한 질문을 던지게 했던 중심타선의 주역들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와 전혀 다른 선구안으로 3할 초, 중반의 타율을 기록하던 가르시아는 지난 달 당한 발톱 부상 이후 선구안에 문제가 생기며 2할3푼의 타율까지 떨어졌다.

가르시아의 부진 이후 다음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선수는 홍성흔이다.

지난 5월 9일 부터 시작된 홍성흔의 부진은 10경기째 계속 되고 있으며 그동안 기록한 타점은 단 3점에 불과하고, 베팅 포인트가 전혀 맞지 않고 있다는 인상도 느껴진다.

타율 1위인 이대호의 앞에 배치되어 있기에 후광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부진이 길어지고, 찬스에 매우 강했던 그가 오히려 흐름을 끊는 경우가 보이기 시작하자 팬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홍성흔의 부진이 길어지자 같은 기간 13개의 안타를 친 이대호의 타점은 단 1점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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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팬사인회에 참석중인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더욱 큰 문제는 최근 경기에서 손아섭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부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애매한 판정을 받은 뒤 볼에 베트가 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10경기 동안 롯데의 3~5번 타자가 올린 타점은 단 7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6~8번 타자인 강민호, 조성환, 박종윤이 올린 타점이 각각 10, 8, 10 점이란 것을 생각하면 중심타선의 부진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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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흔과 가르시아의 능력을 팬들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부진이 오래될 것이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롯데타선의 약점으로 지목받던 하위타선은 이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성흔과 가르시아의 부활과 함께 상대팀 마운드를 공습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