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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똑똑한 사도스키, 진화하는 사도스키, 팔방미인 키스도사'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로 짜여진 5월의 일정을 무난하게 마친 롯데의 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하위권 팀인 LG와의 대결에서 4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하면서 6월을 맞이했다.
 하지만 롯데의 6월 시작은 팬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주중 3연전 중 1, 2차전을 중요한 순간 저지르는 실책들로 인해 LG에게 내줬고, 팀은 4연패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순위도 5위를 내주고 6위로 내려앉았다. 



< 6월 3일 경기 리뷰 >

 승승준과 조정훈을 투입시키고도 연패를 당하며 5위 자리를 내준 롯데는 6월 3일의 경기가 마지막 보류와도 같았다. 두 번째 선발 등판하는 이재곤과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장원준이 투입되는 주말 경기는 삼성의 상승세 때문에 결코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스키가 선발로 등판하는 이 날의 경기는 꼭 승리를 챙길 필요가 있었다.

사진출처 : 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말, 빠른 공략으로 심수창을 괴롭히다. -

 롯데의 타자들은 40여일 만에 1군 무대를 다시 밟은 LG 투수 심수창을 상대로 1군 타자들의 매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롯데 공격의 시작은 다시 2번 타자로 돌아간 손아섭이 앞장을 섰다.
손아섭은 2-2의 볼 카운트에서 낮게 제구 된 심수창의 볼을 끌어올려 우익수 뒤 펜스를 살짝 넘기는 홈런을 만들었다.
나쁘지 않았던 제구에도 홈런을 허용한 심수창은 약간의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손아섭의 홈런 뒤 롯데의 타자들은 빠른 공략을 시작했다.
홍성흔이 1-0의 볼 카운트에서 바깥쪽에 제구 된 공을 밀어 쳐 펜스를 직접 맞추는 안타를 만들었다.
이대호도 역시 2구째를 공략했다. 이번에도 역시 나쁘지 않은 제구였지만 이대호의 방망이에 걸려든 공은 좌익수 앞 안타가 되었고 1루주자 홍성흔은 3루까지 출루하였다.

 좋은 득점 찬스가 만들어지고 타석에는 조성환이 들어섰다.
조성환은 나쁘지 않은 타격을 하고 있었지만 타점이 낮은 약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롯데의 타선에서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성환도 역시 홍성흔,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상대의 2구째를 받아쳐서 안타를 만들었다. 1-0의 볼 카운트에서 던진 심수창의 변화구가 높은 곳에 제구 되었고, 망설임 없이 돌아 나온 방망이에 맞은 공은 좌중간 안타가 되었다. 한동안 타점이 없던 조성환이 타점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손아섭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계속되는 맹폭, 6연속 안타 -

 조성환의 안타로 2대0의 스코어가 되었고 주자는 1, 2루에 있는 상황, 최근 타격감이 좋은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강민호는 심수창의 초구를 받아쳐 자신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몸 쪽으로 제구 된 공을 잡아당긴 타구는 좌중간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가 되었고, 2루주자 이대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연속 안타의 마지막은 가르시아가 장식했다. 
가르시아는 초구에 큰 헛스윙을 한 뒤 바깥쪽에 제구되는 공을 잡아당겨 안타로 만들었고, 조성환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롯데의 4번째 타점을 올렸다.

 롯데의 타자들이 심수창을 상대로 기록한 6연속 안타를 보면 롯데 타자들의 컨디션이 얼마나 좋았는지 알 수 있다. 모두 빠른 타이밍에 공략하였다는 공통점도 있었지만 가르시아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헛스윙과 파울도 없이 처음으로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 모두 안타가 된 것이다.

최근 부진한 가르시아와 그럼에도 그를 신뢰하는 로이스터감독 (사진출처:롯데자이언홈피)

- 2회말, 심수창을 끌어내린 득점 -

 1회말 공격에서 4점을 뽑아낸 롯데는 2회에도 심수창을 괴롭혔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2-0의 볼카운트에서 몸쪽 무릎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익수 옆 2루타로 출루에 성공했고, 손아섭의 2루 땅볼에 3루까지 진출했다.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성흔이 타점을 올릴 기회를 놓칠리 없었다.
1-3의 볼 카운트에서 바깥쪽 낮게 제구 되는 공을 밀어 쳐 팀 5점째 타점을 만들었다.

오랜만에 1군 무대에 복귀한 심수창은 홍성흔의 안타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심수창이 롯데타자를 상대로 기록한 성적은 1 1/3이닝 8피안타, 5자책점 방어율 33.750이었다.

홍성흔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말,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3득점 -

 LG의 투수가 심수창에 이어 한희로 바뀐 뒤 롯데의 타자들은 4회말 공격까지 단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5대0의 스코어로 앞서고 있고 사도스키가 좋은 투구를 보이고 있었지만 롯데와 LG 대결에서는 중요한 순간 실책이 많이 나오는 특성이 있었기에 5득점에 만족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5회말이 시작되고 한희에게 막혀있던 안타가 나왔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2-1의 볼 카운트에서 3루 간을 빠지는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며 출루하였다.
그동안 롯데 타선을 봉쇄하고 있던 한희는 강민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르시아에게 연속으로 볼 3개를 던지더니 겨우 스트라이크를 하나 잡아내고 1-3의 봎 카운트에서 결국 우전안타를 허용했고, 박종윤의 타석에서는 폭투를 범하며 주자를 1, 2루에서 2, 3루로 진루 시켰다.

 한희에게 막혀 있던 롯데의 타선은 한희가 흔들리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원 아웃 주자 2, 3루 상황에서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박기혁이 좌중간 2타점 적시 안타를 뽑아냈고, 한희를 강판 시켰다.

 홍성흔은 다시 한번 타점을 올렸다.
한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재복에게 김주찬은 삼진을 당했지만 손아섭이 볼넷을 얻어 출루하였고, 손아섭의 출루로 만들어진 투 아웃 주자 1, 2루 기회에서 홍성흔은 좌익수 옆 안타를 쳐서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타점을 기록했다.

부진이 아쉬운 이정훈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 첫실점 -

 사도스키가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보이고 물러난 뒤 마운드에는 이정훈이 올라왔고, 포수는 장성우로 바뀌었다.

사도스키에게 막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있던 LG의 타자들은 이제서야 조금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이정훈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1루수 키를 넘겨 우측 라인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허용했다.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한 이정훈은 이후 김태군과 김태완을 각각 3루수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결국 이대형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팀의 첫 실점을 기록했다.

 사도스키에게 꽁꽁 묶여 꼼작도 못하던 LG의 타자들이 투수가 바뀌자 바로 안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니 사도스키에 대한 믿음은 더욱 커졌지만 반대로 이정훈에 대한 안타까움도 같이 커졌다.

박종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8회말, 오지환의 두 개의 실책으로 만든 득점 -

 8대1의 스코어로 승부가 롯데쪽으로 크게 기운 상황, LG는 1, 2차전의 롯데가 보여준 플레이를 하며 자멸했다.

선두타자 홍성흔의 안타성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낸 오지환은 바로 다음 타자인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타구에 실책을 저질렀다. 2분 안에 최고의 수비와 최악의 수비를 동시에 보여준 것이다.

 이대호가 상대의 실책으로 나가자 롯데의 타선은 또 다시 불을 뿜었다.
조성환이 1-3의 볼카운트에서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 내며 주자 1, 2루의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강민호와의 교체로 첫 타석에 들어선 장성우는 정재복의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우측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를 뽑아냈고, 2루 주자 이대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되는 주자 2, 3루 찬스, 가르시아는 2루 땅볼 타구로 손쉽게 1타점을 올렸다.

 투 아웃 주자 3루 상황, 선발 출장한 선수 중에 유일하게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박종윤이 타석에 들어서 정재복의 공을 받아쳤고 깎여 맞은 타구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었다.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동시에 팀의 마지막 득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8회말에만 오지환은 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두 팀의 대결은 실책이 하나라도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김일엽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 김일엽마저 1실점 -

 9회말, 마운드는 이정훈에서 김일엽으로 바뀌었다.

 김일엽은 9회초 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하나의 옥의티를 남겼다.
이진영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이택근에게 허용한 홈런이 바로 그것이었다.

김일엽의 최근 투구를 보면 분명 힘이 느껴진다.
하지만 예전부터 홈런공장이라고 불리던 그의 약점은 아직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아 많은 팬들을 아쉽게 만들고 있다.

- 4연패 끝에 승리 -

 롯데는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한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타선의 응집력도 살아났다.

비록 팬들이 원하는 6월의 출발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경기 결과였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월 4일 경기에 대한 기대 >

 롯데는 LG와의 대결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며 마음 편하게 대구원정을 가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다.

 금요일 경기는 두 번째 선발 등판인 이재곤이 마운드에 오른다.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킥 모션이 길어 도루를 많이 허용하는 이재곤에게 좌타자가 많고 팀 도루 3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어려운 상대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1위팀 SK와의 대결에서 보여준 배짱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재곤의 호투를 기대해 본다.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진화하는 사도스키의 호투 > 

- 사도스키의 투구 내용 -

 사도스키의 1회 출발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투 아웃을 잡은 이후 안타와 볼넷을 차례로 내주며 약간의 불안함을 보였다.
그리고 2회에서도 사도스키는 1개의 안타를 허용했고 투구 수에서 비교적 많은 공을 던져 긴 이닝 소화에 대한 걱정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3회부터 사도스키는 좀 더 공격적인 피칭을 보이면서 투구 수 관리에 들어갔고, 조금 더 공격적이게 변한 사도스키의 투구에 LG타자들은 맥없이 내야땅볼로 물러나거나 삼진을 당하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1~3회까지 각 이닝 한 개씩의 피안타를 기록하였지만 이후부터 마지막 투구 이닝이었던 7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고, 사사구도 1회 이병규에게 내준 볼넷 이후 더 이상의 사사구 허용은 없었다.

- 최근 사도스키의 성적 -

 사도스키에게 이젠 시즌 초반의 부진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시즌 초반에 보여준 유인구 일변도의 피칭과 도망가는 피칭으로 인한 사사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최근 투구를 보면 시즌 전 양상문 코치가 말했던 '최고의 용병이다'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사도스키 최근 6경기 성적

- 경기 안에서 진화하는 사도스키 -

 사도스키가 올리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가 매 경기마다 보여주는 모습은 팬들을 더욱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사도스키는 경기 안에서 진화한다.
최근 두 경기 투구를 보면 묘하게 닮아있는 구석이 있다.
지난 SK전과 어제 있었던 LG전을 보면 경기 초반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다.
이런 부분은 그가 이닝을 거듭할수록 상대 타자들의 스타일과 그날 상대의 공격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투구를 보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실제 어제 경기를 보면 경기초반에는 상대에게 스트라이크에 형성되는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는 변화구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에 형성되는 공은 빠른공을 던져주고 변화구로 유인구를 던져 내야땅볼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닝이 거듭되고 상대가 자신의 유인구를 커트하고 그러면서 투구수가 많아짐을 파악한 사도스키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변화구의 구사비율을 높였다. 
 
사도스키가 조금 더 공격적인 피칭을 하기 시작하자 상대는 빠른 타이밍에 내야땅볼로 아웃이 되고 삼진의 갯수는 늘어났다.
물론 이런 현상이 가능한 것은 사도스키가 기본적으로 상대가 안타를 치기 힘든 무브먼트가 좋은 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팔방미인 사도스키 -

이렇게 경기 안에서 진화하는 사도스키의 모습 때문에 그의 투구는 이닝이 늘어날수록 더욱 좋은 승부를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교체 될 때면 '좀 더 던져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지만 투구 수를 살펴보면 분명 교체 타이밍이 맞다.
경기 안에서 진화하고 많은 투구 수에도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팔방미인 같은 사도스키다.

외국인 투수 중에는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투수가 있다.
상대보다는 자신의 공만을 생각하는 그런 성향 때문인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시즌 초반 사도스키처럼 오히려 너무 긴장해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우리는 좋은 공을 가지고도 심리적, 환경적 변화에 적을을 하지 못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패배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간 선수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우리의 사도스키는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도스키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