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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최고 용병 사도스키, 7경기 연속 QS는 아무나하나~?

 6월 9일, 목동구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많은 야구팬들이 양팀의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다양한 방법으로 야구에 대한 열의를 표현하고 있었다.
특히 롯데의 팬들은 무기력한 경기로 2득점에 그치며 12회 연장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지난경기에 실망했을 법도 했지만 누가 홈팀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인원이 경기장을 찾으며 최고 인기구단의 위엄을 자랑했다.



< 6월 9일 경기 리뷰 >

 넥센과의 주중 2차전 경기는 크게 두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사도스키가 1군 복귀 첫 경기부터 이어오고 있는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7경기로 연장하며 팀의 연승기록을 5경기로 이을지가 첫 번째 관심이었으며, 
롯데의 타선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두 번째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내용이었다.
지난주 폭발적인 타격을 보였지만 화요일 경기에서 많은 찬스를 놓치고 2득점에 그쳤던 롯데가 이 경기에서도 부진한 공격을 보인다면 타선의 슬럼프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스프링 캠프에서 자율훈련을 하는 손아섭의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초, TV앞에 앉으니 1대0 ? -

 심판의 '플레이' 외침에도 여전히 어수선한 경기장, 경기의 시작을 다시 한번 알리는 홈런이 터져 나왔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상대 투수인 배힘찬의 초구를 파울로 만들고 몸 쪽에 붙는 볼을 골라낸 뒤 한복판으로 몰리는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냈다.
중계방송에 집중하기 위해 화장실에 갔다 오는 부산함을 보인 나는 TV앞에 앉으며 1대0의 스코어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만큼 빠른 타이밍에 올린 선취점이었다.

 손아섭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린 롯데는 이후 투 아웃 상황에서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볼넷을 얻어 출루하였고 강민호의 우익수 앞 안타가 나왔지만 느리기로 소문난 발을 가진 이대호가 홈으로 들어오다 아웃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였다.

전준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 전준우의 3루타와 롯데의 2득점 -

 1회말의 수비에서 예상대로 사도스키가 좋은 출발을 보이자 롯데의 야수들은 좀 더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종윤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뒤 2구째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퍼 올려 우중간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를 만들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박종윤의 2루타로 1회에 이어 좋은 득점 기회를 잡은 롯데는 하위타선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공격을 보이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박종윤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는 배힘찬이 던진 연속 2개의 볼을 골라낸 뒤 높게 제구 되는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쳤고, 중견수 앞에 떨어진 이 타구는 넥센의 장기영이 무리하게 잡으려다 뒤로 빠트리면서 펜스까지 굴러가는 1타점 3루타가 되었다.

 1점의 추가점을 올리고 무사에 주자가 3루까지 출루하자 다음 득점을 올리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기혁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되며 한 번의 기회는 살리지 못했지만 손아섭이 유격수 땅볼을 쳐 3루 주자를 쉽게 홈으로 불러들였고, 팀의 세 번째 점수를 만들어냈다.

롯데의 2회 공격은 하위타선도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님을 상대에게 각인 시키는 좋은 공격이 되었다.

최근 중심타선 앞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고 있는 조성환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초, 아쉬움이 남았던 3득점 -

 3회 이후 투구패턴을 바꾼 배힘찬에게 두 번의 공격을 삼자범퇴로 물러난 롯데는 5회초 공격에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5회 공격의 포문을 연 선수는 9번 타자 박기혁이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기혁은 2-3의 볼카운트에서 좌전안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다.

 박기혁의 안타로 3이닝 만에 출루에 성공한 롯데는 손아섭과 조성환이 연속안타를 만들어내며 3개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의 대량득점 기회를 잡았다.

 무사에 만루 상황,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서자 롯데의 팬들은 일제히 홍성흔의 응원가를 부르며 타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시작했고, 홍성흔은 몸에 맞는 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타점을 만들어 냈다. 
홍성흔의 몸에 맞는 볼로 롯데는 1점을 추가하고 계속 된 만루기회에서 타석에는 이대호가 들어섰다.
전날 경기에서 만루찬스를 살리지 못한 이대호는 전날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이를 갈고 있었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1타점을 기록하며 물러났다. 물론 희생 플라이로 만든 1타점도 소중하지만 4번 타자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롯데는 이후 가르시아의 볼넷으로 계속 만루 기회를 연결시켰고, 강민호의 잘 맞은 타구가 클락의 호수비에 걸리면서 또 다시 희생 플라이 1득점을 올렸다.

 롯데가 5회에 기록한 3점이라는 점수는 결코 작은 점수는 아니다. 하지만 9, 1, 2번 타자가 연속 3개의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고 클린업트리오에게 대량 득점의 기회를 넘겼지만, 클린업 트리오가 만든 타점이 몸에 맞는 볼과 희생플라이 2개로 만든 것이 전부라는 것은 화끈함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사도스키에게 홈런을 뽑은 클락 (사진출처:넥센히어로즈홈피)

- 5회말, 사도스키의 실점 -

 5회초 롯데의 긴 공격 탓인지 사도스키의 5회말 투구는 공이 조금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다.

 넥센의 선두타자 클락에게 던진 초구가 한복판에 밋밋하게 들어갔고 클락의 힘찬 스윙에 맞은 공은 중견수 뒤 펜스를 넘기는 홈런이 되었다.

 사도스키의 투구는 다음 타자 송지만과의 승부에도 가운데로 몰렸다.
0-1의 볼카운트에서 던진 공이 한복판으로 몰리며 송지만의 방망이에 걸려들었고 타구는 중견수 뒤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가 되었다.

송지만을 2루에 출루시킨 사도스키는 강귀태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한 뒤 김일경에게 희생타를 허용하며 두 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전준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넥센의 추격 의지를 꺾는 득점 -

 롯데는 5회말 2실점을 하며 4점차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했다.
하지만 넥센이 좋은 흐름을 타지 않게 추격의 의지를 꺾어 놓을 필요는 있었다.

 6회초 선수타자로 나선 전준우가 1-3의 볼카운트에서 김상수의 5구째를 받아쳐 출루에 성공했다.
박기혁의 외야 플라이로 1사 주자 1루 상황, 전준우는 손아섭의 타석에서 도루를 시도했고 쉽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전준우가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하자 넥센은 스스로 무너졌다.
도루 성공 직후 넥센은 폭투를 기록했고 전준우는 3루 베이스를 밟았다.
원 아웃의 주자 2루 상황과 주자 3루의 상황은 확실히 다르다.
주자 2루의 상황이라면 득점을 위해서는 안타가 필요하지만 원 아웃 주자 3루의 상황이라면 외야 플라이나 내야 깊숙한 땅볼로도 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넥센이 스스로 무너지며 만들어준 기회를 놓칠리 없었다. 손아섭은 중견수 플라이를 쳤고, 경기 자신의 3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5회초, 강민호의 안타성 타구를 멋진 수비로 잡아내는 클락 (사진출처:넥센히어로즈홈피)

- 8회말, 사도스키의 마지막 실점 -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사도스키는 경기의 분위기가 8대2로 롯데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었기에 편안한 투구를 했다.

 김일경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장기영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황재균과의 대격에서 폭투를 던져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다.
그리고 황재균에게 던진 다음 공에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 세 번째 실점을 기록했다.

김민성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말, 내일을 위한 5득점 -

 이미 승부의 추가 롯데 쪽으로 크게 기운 상황, 롯데는 목요일 경기를 위한 타격감 조율의 시간을 가졌다.

 홍성흔의 좌중간 2루타, 이대호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무사 주자 1, 2루 찬스에서 가르시아의 내야 땅볼과 장성우의 삼진이 나오며  득점에는 실패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경기에서 타점을 기록하지 못했던 박종윤이 중견수 오른쪽 2루타를 치며 타점을 기록했고, 부진 탈출의 모습을 보인 전준우가 유격수 옆 내야안타로 타점과 함께 자신감을 찾았으며, 부상이후 1군에 복귀해 적응 기간을 가지고 있는 김민성도 우중간 안타로 오랜만에 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하위타선의 폭풍 같은 연속안타에 넥센은 실책까지 저지르며 다음 경기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승화의 2루수 땅볼에 김일경이 공을 더듬는 실책을 저질러 이승화를 살려주며 추가 실점을 기록했고, 다음 타자인 조성환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해 불필요한 2실점을 롯데에게 내줬다.

이승화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연승을 달리다 -

 롯데는 전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무승부 = 패'라는 공식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패배와 다름없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연승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장치가 되었고 수요일 경기 승리로 롯데는 5연승을 기록했다. 

 연승의 숫자가 실질적 전력에는 큰 도움을 주지 않지만, 롯데를 만나는 상대들에겐 그 숫자가 커질수록 압박을 주는 심리적 무기로 사용 될 수도 있다.

 다행이도 전날의 부진한 모습에서 탈출하여 다시 최고의 모습을 찾았다.
이제 5연승이 아닌 10연승을 향해 달려가면 된다.



< 타격 슬럼프는 없다 >

 화요일 경기가 2대2의 무승부로 끝나자 많은 롯데팬들은 지난주의 아주 좋았던 타격감이 무너졌을까 큰 걱정을 했다.

 월요일의 휴식은 분위기가 좋지 않은 팀이 다시 살아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팀의 분위기를 깨트리기도 한다.

 롯데는 월요일의 휴식 뒤 화요일경기에서 아주 좋지 않은 경기운영을 했다. 득점의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는지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였지만 롯데는 계속 되는 득점 실패를 보였다. 특히 득점 찬스마다 중심타선이 걸렸다는 것이 더욱 큰 걱정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롯데는 수요일 경기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타격에 불을 붙이며 13득점을 올렸다.
특히 안타와 타점의 분포가 상, 하위타선의 구분 없이 골고루 이루어 졌다는 것은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리고 체력적인 문제로 부진을 보이던 전준우가 3안타를 기록하며 팬들의 걱정을 떨쳐버린 것도 좋은 수확이었다.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최고가 되어가는 사도스키 >

 사도스키는 6월 9일 경기에서 한국무대 진출 이후 최고 많은 이닝 투구를 했고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시즌 초반의 사도스키의 모습이라면 전혀 상상도 못했던 결과이다.

 사도스키의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원인은 우선 인성과 마음가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한국무대를 밟은 사도스키는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국인 미국을 벗어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 그는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스프링 캠프부터 열심히 공부한 한국어 실력은 벤치에서 사투리 사용하며 동료들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이미 기사화 된 사실이다.
그리고 사직구장에서의 수훈선수 인터뷰 때는 짧지 않은 문장을 구사하여 팬들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고 있는 상태다.

 이런 사도스키의 새로운 것을 인정하고 적응하려는 자세는 경기에 임하는 그의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에서 느껴진다. 이닝을 거듭 하면서 앞선 대결에서 좋지 않았으면 다음 대결에서는 투구 내용을 바꾸기도 하며, 또 타자의 성향이 공격적이나 아니냐에 따라 투구 스타일도 달라진다.
물론 이런 것들은 포수의 영향도 크겠지만 일부의 외국인 용병들이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자신이 원하는 경기 운영만을 펼치다 짐을 싸고 돌아간 선수가 작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그의 자세가 얼마나 큰 자산인지 알 수 있다.

 좋은 인성과 자세를 가진 사도스키는 용병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의 부진으로 인해 승수와 방어율은 조금 부족하지만 지금 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누구도 따라잡기 힘든 페이스를 보여 주고있다.

그가 1군 복귀 이후 보여주고 있는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스의 기록은 평균 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괴물 투수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사도스키가 유일하다.

시즌이 끝났을 때 투수부분의 모든 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올려져있는 모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슬럼프는 없는 타선과 최고의 용병투수인 사도스키를 필두로 한 선발진의 활약으로 롯데의 연승이 5연승이 아닌 10, 15연승으로 이어지길 욕심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