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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사도스키가 아닌 이재곤을 선택한 '이유?' 다음 주까지 생각한 로이스터




 6월 26일의 사직구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얇은 빗줄기가 운동장을 적셨고, SK와의 시즌 10차전은 또 다시 취소되고 말았다.

 SK전 유일한 승리를 안겼던 사도스카와 국내 최고 좌완 에이스 중에 한명인 김광현과의 대결을 놓치게 된 팬들은 아쉬움을 표현했고 심심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야만 했다.



< 사도스키가 아닌 이재곤의 선발등판 의미는? >

- 바뀐 선발투수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양팀의 감독들은 서로 조금 다른 선발투수의 운영을 보였다.

 SK의 김성근 감독은 금요일 경기부터 일요일 경기까지 박현준 - 김광현 - 김광현을 지명함으로써 첫 날 경기가 취소 된 이후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우고 있으며,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의 경우 김수완 - 사도스키 - 이재곤을 차례로 지명하며 모든 경기에서 다른 선발투수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인 야구팬들이 두 감독의 선발 지명 스타일을 본다면 김성근 감독의 방식에는 고개를 끄떡일 것이며 로이스터 감독의 선택에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될 것이다.
선발투수가 5선발 급이나 첫 날 경기와 같이 땜방(?)선발이 아닌 에이스의 경우라면 최대한 경기에 출장시켜 팀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길 바라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사도스키를 일요일 경기까지 선발로 내세우지 않고 대신 이재곤의 이름을 일요일 경기의 선발투수 명단에 올렸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재곤에 맞춘 선발 운영

 사도스키가 아닌 이재곤이 일요일 경기의 선발로 내정된 이유를 추론해 보면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많은 내용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추론을 뽑는다면, 롯데의 향후 일정과 관련된 추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롯데가 SK전 이후 상대하는 팀은 삼성이다.
롯데가 만약 우천취소시의 일반적인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보였다면 일요일 경기에는 사도스키가 선발로 나오고 화요일 삼성전에서 이재곤이 선발로 등판해야 했다.

 결과부터 말한다면 이재곤을 삼성전에 투입하는 것 보다 SK전에 등판시키는 것이 더 좋다는 판단을 로이스터 감독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재곤은 언더핸드 투수로 우타자에 비해 좌타자에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투수이다.
(지금까지의 등판경기에서는 좌타자를 상대로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삼성이라는 팀은 좌타자가 많고 좌타자와 우타자들의 포지션별 실력 차이가 크지 않아 투수에 따라서 플래툰 시스템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팀이다.
실제로 삼성은 이재곤의 선발 등판에서 1~6번 타자 모두를 좌타자로 배치시키기도 했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삼성보다 SK에게 강했던 이재곤

 그리고 이재곤이 삼성전에 나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SK에 조금 더 강한 모습을 보인 것도 그를 일요일 선발투수로 정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곤의 SK와 삼성의 상대 전적 (출처:KBO)

 이재곤은 삼성전에 2경기 선발 등판하여 1승을 챙기며 총 11 1/3이닝 동안 6자책점을 기록하며 4.76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SK전에서 보인 성적은 더 좋았다.
SK전에서는 한 번의 선발 등판과 한 번의 불펜등판으로 총 11 2/3이닝 동안 3자책점을 기록해 2.31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로이스터 감독이 이재곤을 선발로 등판시키며 승리를 예상하는 것은 결코 욕심이 아니다.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또 다른 이유? 다음 주의 로테이션

 로이스터 감독이 우천 취소 경기의 투수운영에 있어 일반적인 방법과 다른 스타일을 보이는 것은 이재곤과 관련된 이유 이외에도 사도스키의 활용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다음 주 경기에서 앞서 말한 삼성 이외에도 LG를 주말에 만나게 된다. 롯데를 가운데 두고 위, 아래의 두 팀을 연속으로 만나는 일정이다.
이런 다음 주 일주일간의 일정은 롯데의 하반기 순위를 결정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의 입장에서는 다음 주 좋은 성적을 내야지만 좀 더 편한 후반기 일정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발투수의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화요일 경기의 선발투수가 누구냐는 것이다.
여기서 화요일 선발투수가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화요일 경기의 결과 및 내용에 따라 일주일의 팀 분위기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5인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이상 화요일 선발 투수가 마지막 경기인 일요일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직구장 등산로(?)에서 찍은 사직구장 풍경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롯데의 다음 주 선발로테이션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추론을 해본다면 사도스키가 화요일 경기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아주 높다. 롯데에서 나름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사도스키를 화요일과 일요일에 등판시키는 것이 롯데에게 있어 가장 좋은 카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로이스터 감독이 사도스키에 비해 장원준의 컨디션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면 장원준이 화요일, 일요일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고 사도스키의 순서는 뒤로 밀릴 수도 있다.(장원준을 언급한 이유는 사도스키가 화요일 등판하지 않는다면 로테이션 상 장원준이 순서이기 때문이다.)

 여튼 어떤 선수가 화요일 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하든 원래 로테이션이던 이재곤이 다음 주 두 경기에 등판하는 것 보다는 안정감이 있을 것이다. (이재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 이재곤이 김광현을 넘을까? >

 일요일 경기에서 롯데를 상대하는 SK의 투수는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국내 최고의 좌완투수 중에 한 명으로 분명 쉬운 상대는 아니다.

 다른 팀의 팬들 입장에서 이 경기의 양팀 선발투수를 비교한다면 분명 롯데의 이재곤 보다는 SK의 김광현의 손을 들어줄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의 경기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올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 이재곤은 SK와의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하여 결코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이번에도 그 때와 같은 투구를 보이다면 롯데의 폭발적인 타선이 그를 도와줄 것이다.



 두 경기 연속 우천취소는 열광적인 롯데팬들을 승리에 굶주리게 만들었다.
SK가 쉽지 않은 상대임은 분명하지만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만 보인다면 승리가 결코 어렵지 만은 않을 것이다. 


- 덧 -

 태극전사들의 행진이 아쉽게도 8강의 문턱에서 끝이나고 말았네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비판보다는 위로와 응원의 한 마디가 필요한 순간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