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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새로운 천적? 조동찬과 오정복에게 당한 2연패



 평소와 다름없는 일과를 보내다 무심코 바라본 휴대폰에 나타난 '7월01일'이라는 표시는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던 것이 엊그제의 일처럼 생생한데 시간은 총알 같이 흘러 7월의 달력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한해의 절반이 지났듯 프로야구의 2010시즌도 이미 절반을 넘긴 상황이다.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미 결정짓고 8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이고 있던 지난 6월 24일, SK와 두산이 마지막으로 시즌의 67번째 경기를 소화하며 8개 구단이 모두 2010시즌 프로야구의 전환점을 돈 것이다.

 시즌의 절반을 소화한 현재, 우리가 응원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기본목표인 '포스트시즌 진출'에 겨우 턱걸이하며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팬들은 그들이 좀 더 분발하여 좀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오늘도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 6월 30일 경기 리뷰 >

 롯데는 29일 경기에서 '김수완'이라는 스타를 탄생시켰지만 '장원준 VS 장원삼'이라는 나름 유리한(두 투수의 상대 전적에 기준을 뒀음) 선발 매치업에도 불구하고 6대1의 스코어로 완패하고 말았다.

 29일의 패배로 자존심이 구겨짐은 물론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뒷걸음치게 된 롯데는 삼성의 이우선을 상대로 사도스키를 선발로 내정하며 좀 더 완벽한 매치업을 내놓았고, 연패를 끊는 승리를 기대했다.

사도스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2회, 기대에 부응하는 사도스키 and 의외의 호투 이우선

 삼성의 상승세를 이기지 못하고 연패에 빠진 롯데의 팬들은 30일의 경기만큼은 꼭 승리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과의 전적에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2경기에 등판해 두 번 모두 7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한 사도스키와 롯데전에 2경기 선발 등판하여 총 7이닝 동안 11안타(4홈런) 3사사구로 9자책점을 내줬던 이우선의 대결은 이닝 소화능력, 피안타율, 평균 자책점 등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사도스키의 승리가 확실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초반은 롯데팬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사도스키가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1~2회 수비에서 삼진 2개를 포함하여 주자를 허용하지 않는 모습까지는 예상과 같았지만 이우선도 사도스키와 마찬가지로 같은 이닝 동안 2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6명의 타자만을 상대하는 모습은 의외의 상황이었다.

김민성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김민성의 선취 솔로홈런

 두 번의 공격 동안 이우선의 호투에 막혀있던 롯데는 3회초의 공격에서 팀의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면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원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이 몸 쪽으로 제구 된 이우선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의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원 아웃이 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은 이우선의 초구를 노린 듯 했다.
이우선의 입장에서는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첫 타자에게 7개라는 작지 않은 투구 수를 기록했기에 다음 타자에게는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져 투구 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더군다나 하위 타선이라면 더더욱)
그리고 역시나 이우선은 자신 있는 구종(직구)을 선택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피칭을 했고, 김민성의 방망이는 망설임 없이 돌아 나와 홈런을 만들어냈다.

좋은 수비를 하는 이대호지만 기습번트에는...지난 5월 21일 경기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말, 기습번트에 당한 동점허용

 3회초의 공격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리드를 잡은 롯데는 기쁨을 즐길 틈도 없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삼성은 롯데의 약점을 파고들며 롯데를 괴롭혔다.
삼성의 선두타자 오정복은 0-1의 볼카운트에서 3루쪽 기습번트를 시도 했고, 투수와 3루수 사이의 좋은 지점에 타구를 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발이 느린 이대호를 3루수에 둔 롯데의 약점을 공략한 것이다.

 사도스키는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운이 조금 따르지 않았다.
다음 타자 이정식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상대가 치고 달리기의 작전을 펼쳤기 때문에 병살타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선행주자를 살려줬고, 김상수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이영욱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위기에 몰린 사도스키는 삼성의 상승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투 아웃 주자 1, 3루의 위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상대타자는 조동찬이었고, 최근 아주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조동찬을 이겨내지 못한 사도스키는 초구에 우중간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3회말 롯데에게 점수를 빼앗아간 오정복과 조동찬은 전날 경기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롯데를 힘들게 했다.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회초, 이대호의 솔로홈런

 동점을 허용한 롯데의 4회초 공격은 3번 타자 홍성흔 부터 시작되는 타선이었기 때문에 득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초구를 노려 좌익선상 방향의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어 냈지만 출루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삼성의 3루수 조동찬이 자신의 머리 위로 지나가는 총알 같은 타구를 엄청난 점프력과 순발력을 바탕으로 잡아낸 것이다. 만약 조동찬이 잡지 못했으면 2루타가 당연했던 타구였기에 롯데의 입장에서는 선두타자 2루 출루를 조동찬의 호수비로 놓치고 말았다.

  이대호는 홍성흔의 타구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 체 타석에 들어섰고, 2-0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다른 타자라면 2-0의 볼카운트에 몰리면 팬들의 기대감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이대호는 그들과 다른 존재였다.
2-0의 볼카운트에서 높은 유인구를 파울로 쳐낸 이대호는 한복판으로 제구 되는 이우선의 4구째 변화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외야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큰 홈런을 만들어냈다.

 결과론이지만 이대호의 홈런이 나왔기에 홍성흔의 타구가 조동찬의 글러브에 빨려들어 간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4회말, 2실점으로 역전 허용

 롯데는 3회에 이어 4회에도 홈런을 뽑아내며 리드를 가져 왔지만 또 다시 득점 이후 위기를 맞았다.

 롯데의 4회말 위기는 급작스런 사도스키의 제구력 문제가 원인이 되었다.
사도스키는 선두타자 채태인과의 대결에서 연속 된 두 개의 유인구에 방망이가 나오지 않자 구종을 직구로 바꿔 던졌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면 위기가 찾아오는 법이었다.
채태인을 출루시킨 사도스키는 조영훈과의 승부에서 좌중간 2루타를 맞으며 무사 주자 2, 3루의 위기에 몰렸고, 신명철의 1루 땅볼에 타자 주자만 아웃시키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동점을 허용한 롯데의 4회말 실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원 아웃 주자 3루의 계속 된 위기에서 오정복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경기는 역전이 되었다.

임경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8회말, 실점 위기를 막아낸 임경완

 4회말의 실점 이후 5~7회에도 선두타자를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을 하지 않고 있던 롯데는 이번에는 선두타자 출루는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두 번째 타자에게 3루타를 맞으며 더 큰 위기에 몰렸다.

 1점차 팽팽한 승부의 8회말 원 아웃 주자 3루의 상황, 
롯데는 투수를 강영식에서 임경완으로 교체했고, 대타로 나온 양준혁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며 병살타를 노리는 작전을 펼쳤다.

 양준혁을 고의 사구로 내보냈기 때문에 임경완이 진정한 첫 상대는 오정복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였다.
중요한 순간에 마운드에 오른 임경완은 무조건 땅볼이나 삼진을 잡아내야만 했기 때문에 최형우를 상대로 철저하게 낮은 공을 던졌고,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첫 번째 큰 위기를 넘겼다.

첫 번째 위기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잘 넘겼지만 아직도 하나의 아웃카운트가 남아있었기에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임경완은 1루 주자에게 도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타자 이정식과의 승부에 집중했고 3구 투구 끝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하였다.

 1점차의 승부가 4회 이후 계속 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점은 곧 패배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임경완의 멋진 투구로 승부를 마지막 이닝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한화와의 지난 마산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던 홍성흔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초, 홍성흔의 동점 홈런

 4회말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했던 롯데는 이후의 공격에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고 9회까지 오고 말았다.

 1점 차로 뒤지고 있는 롯데의 마지막 공격이었지만 타격 1~3위에 랭크 된 타자들이 줄줄이 나오는 롯데의 공포의 타선은 마지막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공포타선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두 개의 볼을 골라내며 0-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스트라이크가 선언 된 세 번째 공을 그냥 흘려보낸 뒤 파울을 만들며 2-2의 볼카운트에 몰렸고 마지막 5구째에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선두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롯데는 홈런순위 4위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홍성흔과 이대호가 남아있었기에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조성환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본 뒤 가운데서 덜 떨어진 변화구를 받아쳐 홈런을 기록했고, 9회초 극적인 동점을 이끌었다.

롯데는 9회초 득점도 홈런으로 뽑아내면서 3점의 득점을 모두 솔로홈런으로 만들어냈다.

임경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은 임경완

 9회초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낸 롯데는 8회에 이어 9회말에도 임경완을 마운드에 올렸다.

 8회말의 위기를 완벽하게 막아낸 임경완은 9회말의 수비에서도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김상수를 3개의 공으로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했고, 이영욱을 7구 승부 끝에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웠다.

 완벽한 투구를 보이며 경기의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 것 같았던 임경완은 단 하나의 실투에 무너지고 말았다.
0-1의 볼카운트에서 조동찬을 상대로 던진 싱커가 가운데로 몰렸고, 싱커를 노리고 있던 조동찬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좌중간 뒤 쪽의 펜스를 넘기는 홈런이 되고 말았다.

 완벽한 투구를 보이던 임경완이 단 하나의 실투로 인해 패전투수가 되는 모습은 마무리 투수의 숙명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 오정복과 조동찬, 롯데의 킬러가 되나? >

 롯데는 전날 경기에 이어 주중 두 번째 경기도 패하면서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장원준과 사도스키라는 에이스들을 올리고도 연패를 당한 롯데의 입장에서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 왜 롯데는 연패를 기록하게 되었을까?
6월 29일의 경기와 30일의 두 경기를 모두 지켜봤다면 몇 가지의 이유가 떠오르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오정복과 조동찬이라는 두 선수를 막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오정복

- 6월 29일의 오정복과 조동찬

 오정복과 조동찬은 6월 29일의 경기에서 삼성의 10안타 중 정확히 절반인 5개의 안타를 합작해 냈으며 각각 4점과 2점의 타점으로 팀 득점 6점을 모두 만들어냈다.
특히 1회초에 나왔던 오정복의 2타점 홈런은 장원준을 힘들게 만들었다.

조동

- 6월 30일의 오정복과 조동찬

 6월 30일 경기에서도 역시 오정복과 조동찬은 롯데를 괴롭혔다.

 우선 오정복은 롯데가 김민성의 홈런으로 1점을 따낸 직후, 3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기습번트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했고 동점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의 활약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2대2의 동점을 유지하던 4회말 원 아웃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회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역전 타점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럼 조동찬은 어땠을까?
29일의 경기에서 오정복이 조동찬에 비해 좀 더 많은 활약을 했다면 30일의 경기에서는 조동찬이 오정복을 밀어내고 주연이 되었다.
조동찬은 1대0으로 삼성이 뒤지고 있던 3회말 공격에서 투 아웃 주자 1,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 동점 적시 안타를 기록했고, 9회말에는 투 아웃 3대3 동점 상황에서 임경완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kbsnSports 방송 캡쳐)

- 두 명의 타자에게 농락당한 롯데

 조금 격한 표현을 쓰자면... 롯데는 단 두 명의 타자에게 농락당하며 중요한 2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오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르지만.. 첫 날 경기에서 호되게 당하고도 두 번째 경기에서 대응하지 못했던 모습을 오늘도 보여준다면 롯데의 연패는 길어질 것이다.



 모든 롯데팬들은 이번 주 삼성과 LG의 연전에서 치열한 순위싸움을 예상했고, 내심 3위 자리 탈환을 기대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롯데는 주중 3연전 첫 두 경기를 모두 패배하며 3위 자리는커녕 4위  자리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장마 비로 인한 휴식 이후 타격마저 좋지 않은 롯데가 오늘 경기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이며 연패를 끊기 위해 노력하는지 지켜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