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롯데, 절정의 타격감 이승화!! 롯데의 가을 남자가 되어줄까?




 9월 25일 토요일, 서울의 목동구장에서는 롯데와 넥센의 시즌 19차전이 펼쳐졌고, 롯데는 이 경기를 끝으로 2010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마무리하였다.
 
롯데의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성공시킨 최고의 시즌이 되었지만, 지난 3월말 개막전의 축포를 쏘아 올린 뒤 180여 일 동안 이어졌던 대장정이 막상 마무리되니 시원함과 섭섭함이 섞인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 깔끔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던 9월 25일 경기 >

 24일 삼성전을 통해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완승으로 이끌었던 롯데는 25일 오후, 장소를 목동으로 옮겨 넥센을 상대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를 펼쳤다.

장성우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백업요원으로 짜여진 선발 라인업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시점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부분은 주전선수들의 부상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 마지막 게임이었던 9월 25일 경기에서 로이스터 감독이 가지고 나온 선발라인업에서는 이런 점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롯데의 선수들 중 확실하게 '주전선수'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은 김주찬과 홍성흔밖에 없었다. 25일 경기에서 롯데의 내야진에는 박준서, 정훈, 장성우가 그 이름을 올렸고, 외야진에는 이승화, 황성용, 정보명이 자리를 차지하며 경기에 나섰다. 그 외에는 로이스터 감독의 '이대호 3루 기용론'으로 인해 준 플레이오프 선발출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된 문규현이 그나마 주전급 선수로 분류할 수 있었다.

 즉, 도루왕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김주찬과 부상 복귀 이후 타격감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홍성흔을 제외하고는 팀의 주전급 선수들을 벤치에 앉혀둔 것이다.

김주찬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김주찬의 독무대였던 경기

 이날 경기는 백업선수들을 주축으로 경기에 나선 롯데에게 평소와 같은 공격력을 기대하기란 약간의 무리가 있었던 경기였고, 또 예상대로 공격의 흐름을 잘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김주찬만은 달랐다.
이대형과의 치열한 도루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주찬은 1회초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성공시켰고, 이승화의 내야안타와 홍성흔의 유격수 땅볼에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김주찬의 활약은 1회초 선취득점을 올리는 것에만 관여한 것이 아니었다.
김주찬은 선취득점 이외에도 팀이 기록한 득점장면에 모두 관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3회초 공격에서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우익수 오른쪽 안타를 기록하며 출루한 뒤 이승화의 타석에서 2루와 3루 베이스를 연달아 훔쳐내 무사 주자 3루의 득점찬스를 만들었고, 또다시 홍성흔의 유격수 땅볼에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그리고 팀의 마지막 점수가 만들어졌던 7회초 공격에서는 원 아웃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뒤 투수 왼쪽의 내야안타를 만들며 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주찬은 이날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을 만들어내며 1번 타자로서의 활약을 완벽하게 해냈고, 총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이대형과의 도루싸움에 대한 마지막 희망도 남겨뒀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홈피)

- 완벽하게 컨디션 점검을 마친 이재곤

 공격에서 김주찬이 뛰어난 활약으로 팀의 3득점을 만들어내는 것에 관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면, 마운드에서는 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섰던 이재곤이 자신의 장점을 100% 발휘하며 멋진 활약을 펼쳤다.


 이재곤의 경기 초반 출발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야수들이 만들어준 1득점을 등에 업고 1회말 마운드에 올랐던 이재곤은 넥센의 선두타자 장기영을 상대로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김주찬의 토스 볼을 놓치며 타자 주자를 살려줬고, 이 주자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바로 2번 타자 장영수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맞으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재곤은 곧 안정감을 찾는 모습을 보이며 호투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실점 이후 무사 2루 상황에서 유한준, 강병식, 송지만과의 승부를 필치게 된 이재곤은 세 타자를 상대로 각각 2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 3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마지막 투구가 되었던 5회말까지 12명의 타자들을 상대로 9개의 내야 땅볼을 유도하였고 단 한 명의 주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곤이 이 경기를 통해 땅볼 유도 능력이 여전함을 보였다는 것은 준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 이승화!! 롯데에게 가을 남자가 되어줄 것인가? >

 SK 와이번스의 조동화에게는 '가을동화'라는 별명이 있다.
2007, 2008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우승을 견인한 조동화에 가을(포스트시즌)에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라는 의미를 부여해 인기드라마 제목과 같은 '가을동화'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이다.

 조동화는 2007년 당시 정규시즌에서는 그렇게 뛰어난 활약을 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 끝에 다른 시즌에 비해 엄청난 발전을 하긴 했지만, 그가 기록했던 타율은 0.272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시리즈가 시작됨과 동시에 미친듯한 활약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7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한 24타수 9안타를 기록하며 팀 우승을 이끈 것이다.
특히 그가 기록했던 2개의 홈런이 모두 당시 최고의 용병투수로 인정받고 있던 리오스와 렌들을 상대로 만들어낸 홈런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2007포스트 시즌 이전까지 기록하고 있던 통산 홈런이 단 한 개밖에 없었다는 점은 영웅 탄생의 좋은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승화와 문규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승화!! 롯데의 가을 남자가 되어주길
 
 프로야구 역사에는 위에서 언급한 조동화의 예 이외에도 다양한 가을의 전설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그만큼 포스트 시즌 중에는 팀의 핵심 선수가 아닌 예상치도 못했던 다른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끈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며, 또 팬들은 그런 스타가 탄생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롯데의 팬들도 역시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자신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스타가 탄생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대상으로 이승화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화 최근 5경기 성적 (자료:KBO홈피)

 그럼 왜 롯데팬들은 이승화에 기대를 걸고 있을까?
그 이유는 그가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타격감각이 큰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근 5경기에서 보인 타율은 0.471의 고 타율이었으며, 또 5경기 중 4경기에서는 멀티안타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8개 구단 중 외야 수비능력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 유일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 그가 최근 경기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승화의 최근 페이스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팬들이 꽤 많다. 그 이유는 이승화가 타석에서 보여주는 자세가 이전에 비해 많이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승화의 타격폼을 보면 하체가 몸을 지탱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는 했고, 그 결과 공을 정확하게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이승화의 타격을 보게 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스윙자세에서도 하체는 그 축을 잘 잡아내고 있는 듯 보이며 타구는 센터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승화는 과거 2006시즌이 끝난 뒤 당시 팀 동료였던 이원석과 함께 일본 지바 마린스 캠프를 다녀온 뒤 타격폼이 교정되었고 2007시즌에는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 마무리하면서... >

 롯데의 2010 프로야구 정규시즌 일정이 완벽하게 끝났다.
롯데는 시즌 초반 연패의 늪에 빠지며 불안하게 시즌을 시작하였지만 이것을 잘 극복해냈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5할 승율이 되지 않는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일부 언론들의 설레발이 있었지만 롯데는 당당히 69승 3무 61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그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리고 롯데는 9월 한 달 동안 12승 5패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좋은 흐름의 경기를 펼쳤고, 이런 최근 분위기는 포스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가 끝난 뒤 로이스터 감독이 했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우리가 원하는대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어떻게 시작하느냐보다 마무리가 종요한데 좋은 흐름으로 마무리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