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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사도스키and이대호 주연!! '징크스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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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경기의 승리로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온 롯데는 또 다시 두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홈팬들을 즐겁게 했다.


토요일의 승리는 사도스키의 첫 승, 롯데 킬러 홍상삼에 대한 징크스 탈출 이란 미션을 성공한 의미 있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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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8일 경기 리뷰 >


 토요일 두산과의 경기를 앞둔 롯데의 입장에서 두 가지 징크스가 마음에 걸렸다.

지난 시즌 롯데킬러로 자리 잡은 홍상삼에 대한 것과 올 시즌 토요일 경기에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징크스였다.


물론, 징크스 때문에 약간의 걱정은 있었지만 롯데에게는 아주 좋은 조건들이 만들어져 있었기에 충분히 징크스를 해결 할 것이란 믿음도 있었다.


홍상삼의 지난해 보다 떨어진 구위와 삼성과 두산을 꺾으며 이어오고 있는 상, 하위 타선의 균형, 그리고 사도스키의 각성은 희망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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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용희 전 감독의 시구로 시작된 경기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사도스키의 순조로운 출발 -


 사도스키는 첫 타자와의 상대에서 자신은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이종욱을 상대로 초구에는 볼을 던졌지만 이후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는 직구 두개로 파울을 유도했고 2-1볼카운트에서 구종만 바꿔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는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 했다.

직구 두개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한 것도 달라진 모습이었지만 좋은 볼카운트에서 지나치게 낮은 변화구나 바깥쪽 공으로 상대를 유인하던 모습과는 달랐다.

사도스키의 공격적인 볼 배합은 첫 타자 삼진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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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스키 투구 장면 (촐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 징크스탈출의 시작, 이대호 홈런 -


 롯데는 연승을 이어간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홍상삼에 대한 징크스 탈출은 시즌 전체를 위한 큰 목표가 되었다.


전날 경기에서 폭발적인 타격을 보였던 롯데의 공격이 시작되고 김주찬, 손아섭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홍성흔, 이대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게 투 아웃이라는 조건이 큰 방해가 되지 않았다.


홍상삼은 홍성흔이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강했는지 앞선 두 타자를 상대 했던 것과는 달리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주자를 내보냈다.

이대호를 앞두고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는 것은 어떤 투수라도 돌이킬 수 없는 악수(手)가 된다.

자신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팀 성적이 좋지 않자 분위기 전환을 위해 삭발에 가까운 머리를 하고 있는 이대호는 롯데의 4번 타자로서 자질이 충분했다.

1-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이대호는 바깥쪽으로 제구 되는 홍상삼의 슬라이더를 밀어 쳐 우중간 홈런으로 만들었다.


2사 이후에 주자가 출루하고 홈런으로 2점을 뽑는 모습은 롯데의 중심타선의 힘의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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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홈런을 뽑아내고 홈으로 들어오며 세레모니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말, 상대의 실책을 파고들다 -


 1회에 그동안 약점을 보였던 홍상삼을 상대로 2득점을 올리자 롯데의 공격력은 더욱 거침이 없었다.


2회의 공격은 전날 2개의 홈런으로 5타점을 올렸던 전준우가 포문을 열었다.

1-1의 볼카운트에서 홍상삼의 공을 받아친 타구는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좌익수 뒤 펜스를 강타했고 1루 출루에 성공했고, 박기혁의 타석에 도루를 성공하며 2루까지 진루했다.


박기혁이 외야플라이로 물러나 투 아웃 주자 2루의 상황, 김주찬은 홍상삼의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되며 이닝이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두산의 오재원은 전날에 이어 또 다시 실책을 저질렀다. 김주찬의 타구를 더듬으며 타자를 살려줬고 투 아웃이라 베팅순간 스타트 했던 2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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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상대의 실책으로 얻은 보너스 찬스를 허비하지 않았다.

김주찬은 상대가 피치아웃을 시도했음에도 도루를 성공하며 득점권까지 이동했고, 손아섭의 타구가 홍상삼에 맞으며 내야안타로 연결되자 빠른 판단의 주루플레이로 홈으로 들어왔다.

타점 1위 홍성흔도 역시 흔들리는 홍상삼을 그냥 두지 않았다.

야수의 실책으로 2점을 헌납하고 타구까지 맞은 홍상삼의 높게 제구 된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홈런을 만들었다.


두산의 실책으로 투 아웃 이후 4득점을 기록한 롯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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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을 뽑아낸 홍성흔의 세레모니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사도스키의 유일한 실점 -


 2회말 불필요한 4점을 롯데에게 헌납한 두산의 반항이 시작되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양의지가 좌익수 앞 안타로 출루하였고, 이원석의 내야 땅볼에 2루까지 진루 하였다.

이종욱이 외야플라이로 물러났지만, 2회 실책을 저지른 오재원이 1, 2루 사이를 뚫는 안타로 타점을 기록했다.


사도스키가 비록 1점을 내줬지만 모든 타자에게 공격적인 피칭을 보였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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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기간의 사도스키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말, 스스로 무너지는 홍상삼 -


 2회의 4실점으로 홍상삼의 의지는 꺾였나보다. 홍상삼은 3회말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발톱 부상으로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가르시아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하였고, 강민호가 삼진으로 아웃 된 뒤 조성환도 역시 볼넷으로 출루하였다.

볼넷 2개로 만들어진 주자 1,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는 전날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전준우가 들어섰다.


 전준우는 또 다른 매력을 보이며 다시 타점을 올렸다.

1-1의 볼카운트에서 직구타이밍에 스윙을 시도했지만 변화구가 들어오자 베트 컨트롤로 2루수를 살짝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냈고, 2루 주자 가르시아가 홈으로 들어와 타점이 올라갔다.


두 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처했던 홍상삼은 폭투로 실점을 추가 하였다.

문규현의 타석에서 홍상삼은 폭투를 던졌고, 공이 홈플레이트 뒤 가장 구석으로 굴러가자 2루에 있던 조성환이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홈까지 들어왔다.


앞선 2회 야수의 실책과 투수가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은 롯데가 가장 좋지 않을 때 보이는 플레이기 때문에 두산의 수비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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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투에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보인 2루 주자 조성환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홍상삼 징크스를 마감하는 이대호의 홈런 -


 4회말, 홍상삼의 징크스를 완전히 마감하는 마지막 공격이 시작되었다.


손아섭이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를 받아쳐 우익수 뒤 2루타를 만들어냈고,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타점왕 홍성흔이 좌중간 2루타로 1타점을 올리고 출루했다.


홍상삼 공략의 시작을 알렸던 이대호가 마무리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미 힘이 빠질 대로 빠진 홍상삼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슬로우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홈런으로 만들었다.


억지로 투구를 이어왔던 홍상삼은 결국 이대호의 홈런 뒤 강판 당했고, 징크스를 깨기 위한 롯데의 공격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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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점차 대승 -


 사도스키의 훌륭한 투구와 야수들의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롯데는 두산을 상대로 10점차 대승을 올렸고, 3연승을 기록했다.


사도스키는 단 4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1실점을 기록했고, 그의 최고의 문제였던 사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공격에서는 한동안 부진(?)을 보였던 홍성흔이 완벽히 부활했으며, 이대호를 비롯한 모든 타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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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4회 홈런, 타격장면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두 가지 징크스를 정복하다 >


 삼성과의 세 번째 경기에서 최상의 경기운영으로 승리를 챙기며 홈으로 돌아와 두산마저 제압한 롯데의 팬들은 주말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간혹 징크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징크스들은 약간의 걱정을 더해주고 있었다.

물론, 징크스란 것을 무시 할 수도 있지만 롯데는 여러 투수들에게(특히 전병호, 롯데 상대 12연승 기록) 징크스가 있었고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기에 팬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했다.


팬들이 걱정했던 징크스는 홍상삼에 대한 징크스였다. 홍상삼은 롯데를 만나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두더니 지난해에만 롯데에게 4승과 2.7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작은 징크스는 올 시즌이 한 달 하고 보름이라는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아직 토요일 경기 승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롯데는 토요일 경기에서 팬들의 이런 작은 걱정들을 날려버렸다.

이대호를 중심으로 타자들은 단시간에 엄청난 화력을 퍼부어 홍상삼을 상대로 11점을 뽑아냈고,

사도스키는 마운드를 지키며 후방지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홍상삼을 침몰시킨 롯데의 공격진은 이제 홍상삼의 공이 축구공만큼 크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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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 정복기'의 주연 사도스키, 이대호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대호의 의지와 활약 >


 지난 금요일 경기가 시작되자 많은 팬들의 눈은 한 선수를 향해있었다. 그리고 그 선수는 바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였다.


삭발에 가까울 정도로 짧게 자른 머리와 스타킹 안으로 유니폼 바지를 넣은 농군패션을 하고 나타난 이대호의 모습은 신기하기도 했지만 '왜지?'라는 의문도 생겼다.

보통 성적이 부진하거나 슬럼프에 빠진 선수가 농군 패션을 하기도 하고, 혹은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몇몇의 선수가 단체로 짧게 머리를 자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대호는 두 가지의 상황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팔목부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홈런 공동 2위와 타격2위, 타점 4위를 달리며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었고, 더군다나 최근의 페이스도 역시 시즌 평균을 웃돌고 있었기에 개인의 성적 부진에 의한 변화가 아니다.

그렇다면 후자의 경우일까? 그것도 아니다. 팀 성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대호를 제외한 다른 선수 중에 머리를 짧게 자른 선수가 없었고 갑자기 농군 패션으로 바꾼 선수도 없었다.(다른 선수들은 원래 하던 선수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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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는 팀의 성적이 저조하기 때문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스스로 머리를 짧게 하고 그렇게도 싫어하는 농군스타일로 유니폼을 입었다고 했다.

팀의 성적이 원인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경우들 처럼 단체의 활동인 아닌 개인적인 의지에 의한 변화라는 것이다.


두산과의 2연전에서 이대호는 7타수 5안타(홈런 2개)의 맹타를 휘두르며 5타점을 기록했고, 볼넷1개와 사구 1개를 얻어내며 팀의 승리에 앞장섰다.

토요일 경기에서 홍상삼을 침몰시킨 두 개의 홈런은 팬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환상적인 기록을 유지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팀의 4번 타자의 의지표현은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제 타율 1위에 올라섰고 홈런 단독 2위를 기록하며 타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이대호의 머리와 유니폼은 선수단 전체의 보약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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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이대호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사도스키의 달라진 모습 >


 공격에서 이대호가 징크스를 깨기 위한 선봉을 했다면 마운드에서는 사도스키가 후방지원을 했다.

홍상삼의 징크스는 단순 홍상삼의 투구만이 문제가 아니다. 홍상삼이 흔들릴 만하면 득점 지원을 해줬던 두산의 타선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두산의 타자들을 사도스키는 제압했다.


 사도스키는 2군으로 내려가기 이전에는 좋은 볼카운트에도 상대를 쉽게 요리하지 못했다. 

사도스키가 변화구로 유인구를 계속 던진다는 것을 알고 있던 상대는 변화구 타이밍에 스윙을 맞춰두고 스트라이크 존과 비슷한 공은 커트를 반복하며 볼을 골라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사도스키는 자신감을 잃고 더욱 도망가는 피칭만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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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직구 비율을 높이고 유인구의 비중을 낮춘 투구는 기다리기만 하던 상대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결국 생각이 많아진 상대는 사도스키의 싱커와 슬라이더 등에 쉽게 속기 시작했다.


 사도스키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팀 평균 타율과 득점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을 상대로 7이닝 동안 단 4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인정할만한 투구였다.

자신감을 찾은 그가 직구와 함께 사용하는 싱커, 슬라이더 등은 상대가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다.


가장 고무적인 내용은 역시 사사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5이닝 기준 평균 5~6이상의 사사구를 허용했던 그는 지난 등판에 1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한 것에 이어 오늘 경기에는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총 14 1/3 이닝 동안 1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한 그의 모습에서 예전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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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며 하이파이브하는 선수들 (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롯데는 어느덧 5위의 팀 순위로 올라섰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선발진은 장원준, 송승준의 컨디션 회복에 이어 사도스키의 각성까지 이뤄졌다.

아직도 부족한 계투진의 활약이지만 완벽한 팀 타선과 선발투수의 안정은 그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이며 스스로 일어나게 할 것이다.


롯데의 목표는 이제 4강이 아니다.

멋진 날개짓으로 좀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가는 갈매기의 모습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