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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기선제압에 성공한 롯데




 9월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두산의 시즌 18차전은 양 팀 팬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전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았던 두 팀의 팬들은 경기가 진행된 이후 다시 쏟아붓기 시작한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경기장을 지켰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했다.



< 9월 11일 경기 리뷰 >

 9월 11일 경기는 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될 두 팀이 서로 기선제압을 시도할 게임이라는 것에 그 관심이 모아졌다.
이 게임이 기선제압의 경기가 될 것이라 판단한 이유는 양 팀의 선발투수 때문이었다.
롯데는 두산을 상대로 2경기 17 1/3이닝 동안 2승과 함께 2.08의 방어율을 기록 중이던 이재곤을 선발로 내세웠고, 두산도 역시 롯데를 상대로 2경기 13이닝 동안 2.08의 방어율을 바탕으로 2승을 기록 중이던 김선우를 선발투수로 내세운 상태였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투수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

 9월 11일 롯데와 두산과의 대결은 서로에게 천적과도 같은 선수들이 선발투수로 나서는 경기였기에 투수전을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게임은 투수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경기 시작 시각인 5시 이후까지 내린 비가 문제였다.
이 비로 인해 게임이 30분 늦게 시작된 것은 원래 경기 시작 시각에 맞춰 몸을 풀고 있던 투수의 몸 상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고, 비에 젖어 있는 운동장은 수비수들의 행동반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전준우의 지난 8월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초, 전준우의 시즌 19호 홈런

 경기가 시작되고 롯데는 첫 번째 공격기회인 1회초 공격에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1회초 롯데의 선취점을 뽑아낸 선수는 전준우였다.
조성환을 대신해 3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전준우는 김주찬과 손아섭이 각각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투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2-0의 볼카운트에서 몸쪽 스플리터를 잡아당겨 좌익수 뒤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하였다.


 전준우가 롯데의 선취점을 이끌어낸 솔로 홈런은 그의 시즌 19호째 홈런이 되었다.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20-20(홈런 20개, 도루 20개)을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그가 20홈런에 조금 더 다가선 것이다.

평소에는 좋은 수비를 보이는 황재균이다. 지난 8월 두산과의 홈 경기 장면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말,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을 허용한 롯데

 천적과도 같은 김선우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하였던 롯데는 1회말 수비에서 야수들의 아쉬운 플레이가 연속으로 나오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첫 번째 아쉬운 수비는 투 아웃 주자가 없는 이성열의 타석에서 나왔다.
롯데의 선발투수 이재곤이 이성열을 상대로 3루수 옆 파울 플라이 타구를 유도했지만 황재균이 펜스를 의식한 나머지 아웃 처리를 하지 못하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였고, 이재곤은 바로 다음 공에 중전안타를 맞고 말았다.

 이성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김현수의 타석에서도 롯데는 아쉬운 수비를 보였다.
이성열에게 안타를 맞은 이재곤은 바로 다음 타자인 김현수에게 좌익수 왼쪽의 2루타를 허용하였고, 이때 김현수의 투구를 처리하던 손아섭이 공을 더듬는 실책을 저지르며 1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만약 손아섭이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이성열의 발을 감안하였을 때 실점을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야수들이 실책 또는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는 것은 팬들로 하여금 큰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황재균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초, 황재균의 3타점 2루타를 포함한 롯데의 7득점

 3회초 공격에 돌입한 롯데는 김선우를 상대로 3연속 볼넷과 5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대량득점에 성공하였다.


 롯데의 3회초 공격은 문규현의 안타로부터 시작되었다.
3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문규현은 김선우를 상대로 0-1의 볼카운트에서 좌전안타를 기록하며 출루에 성공하였고, 김주찬의 희생번트에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손아섭의 우익수 오른쪽 안타에 홈을 밟으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이끌어냈다.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다시 리드하게 된 롯데는 전준우와 이대호의 연속 안타로 경기를 3대 1의 스코어로 만들었다.
손아섭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가 0-1의 볼카운트에서 한복판의 변화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었고,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도 역시 1-1의 볼카운트에서 몸쪽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3점째 타점을 만들었다.

 문규현의 안타와 2, 3, 4번 타자의 연속 안타로 3대 1의 스코어를 만든 롯데는 원 아웃 주자 1, 2루의 상황에서 이번에는 연속 볼넷으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의 적시타 이후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가르시아와 정보명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각각 9구째와 6구째의 볼을 골라내며 밀어내기 득점을 만들어냈다.

 연속안타와 연속 볼넷의 패턴으로 4점을 뽑아내고 있던 롯데의 3회초 공격은 황재균의 3타점 싹쓸이 2루타로 마무리되었다.
두산은 3연속 볼넷을 내준 김선우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김승회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고 있던 황재균이 김승회의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초구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루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롯데의 3회초 공격은 준 플레이오프를 앞둔 시점에서 아주 큰 소득이 될 수 있는 경험이었다.
그동안 이닝 대비 1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하면서도 롯데 선수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역으로 이용하는 김선우의 투구에 번번이 당하는 모습을 보였던 타자들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는 장면은 특히 준 플레이오프에 대한 큰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이재곤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회말, 너무 오래 쉬었나? 이재곤의 3실점

 경기의 시작이 늦어지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재곤은 타자들의 3회초 공격이 길어지게 되면서 또 긴 시간을 대기해야만 했고, 이것이 이재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이재곤은 3회말 첫 타자와의 승부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0-1의 볼카운트에서 임재철을 상대로 던진 바깥쪽 공이 높게 제구되면서 우중간을 뚫는 3루타를 허용한 것이다.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허용한 이재곤은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게임 두 번째 실점을 하였고, 오재원에게도 연속안타를 맞으며 무사 주자 1, 2루의 위기에 놓였다.

 선두타자부터 연속 3안타를 허용한 이재곤은 이성열을 상대로 1루 땅볼을 유도하며 원 아웃을 잡아냈고, 김현수를 상대로는 타점을 내주긴 했지만, 외야 희생플라이로 아웃 카운트를 늘리며 2실점을 끝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두산의 김동주라는 큰 산을 넘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재곤은 김동주를 상대로 긴 승부를 펼쳤지만 9구째의 공을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실투를 던지면서 좌익수 왼쪽 1타점 2루타를 내준 것이다.


 3회말 수비에서 이재곤이 보여준 투구는 분명히 앞선 두 이닝과는 달라 보였다.
긴 시간의 휴식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온 탓인지 이재곤의 투구는 높게 제구되는 공이 많았고, 이것은 임재철과 오재원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지난 7월 홈경기에서의 강민호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회초, 강민호와 황재균의 솔로 홈런

 3회초의 3실점 이후 8대4의 리드를 하고 있던 롯데는 5회초의 공격에서 두 개의 홈런을 만들어내며 두산과의 점수 차를 더욱 벌려놓았다.


 롯데의 5회초 첫 번째 홈런을 뽑아낸 선수는 강민호였다.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1-3의 볼카운트에서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뒤 펜스를 넘기는 시즌 22호 홈런을 기록하였다.

 강민호의 홈런 이후 롯데의 5회초 두 번째 홈런을 뽑아낸 선수는 황재균이었다.
3회초 공격에서 김승회의 초구를 공략해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뽑아냈던 황재균은 5회초 공격에서 가르시아와 정보명이 삼진으로 물러난 투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이재학을 상대로 또다시 초구를 공략하여 좌익수 뒤 솔로홈런을 만들어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였다.

유재웅 (사진출처:두산베어스홈피)

- 5회말, 유재웅의 쓰리런 홈런을 포함하여 4실점을 허용한 이재곤

 경기 초반부터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낸 이닝마다 실점을 허용하였던 이재곤은 5회에도 역시 똑같은 패턴의 모습을 보였다.


 3회말 수비에서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맞으며 많은 실점을 하였던 이재곤은 5회말 수비에서도 역시 선두타자와의 승부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내며 실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5회말 두산의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허용한 뒤 오재원의 2루 땅볼에 주자를 3루까지 보냈고, 이성열의 1루 땅볼 타구에 실점하였다.

 이재곤의 5회말 실점은 1점에서 끝나지 않았다.
1실점 이후 투 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와 김동주를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스스로 자처한 이재곤은 두산의 6번 타자 유재웅과의 승부에서 2-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몸쪽 높은 곳의 실투를 던져 쓰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5회말 수비에서 이재곤이 1실점 하는 장면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하였지만, 다음 두 타자를 상대로 내야땅볼을 유도한 것은 오히려 칭찬을 받을 만했다. 하지만, 투 아웃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를 상대로 안타를 맞고 김동주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은 결코 좋은 플레이가 아니었다. 

지난 9월 7일, 9경기 연속 홈런 기념 황금 배트를 받는 이대호와 배우자 신혜정씨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회초, 또다시 도망가는 이대호의 투런 홈런

 5회말의 수비에서 4점을 내주며 2점 차까지 추격을 당하게 된 롯데는 6회초 공격에서 또다시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롯데의 6회초 득점은 투 아웃 이후에 만들어졌다.
김주찬과 손아섭이 각각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투 아웃 상황에서 전준우가 바뀐 투수 고창성을 상대로 2-2의 볼카운트에서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며 공격의 기회를 이대호에게 넘겼다.

 투 아웃 주자 1루의 상황에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선다는 것은 두산의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5번 타자 강민호가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하였기에 이대호를 상대로 도망가는 피칭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앞선 타석에서 두 개의 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이대호의 방망이는 역시나 매서웠다.
고창성을 상대로 두 개의 볼을 골라내며 0-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이대호는 3구째 몸쪽 공에 망설임 없는 스윙을 가져갔고, 잠실구장 외야관중석의 중간에 떨어지는 좌익수 뒤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이대호가 8회초 공격에서 기록한 투런 홈런은 일부의 몰상식한 네티즌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성적관리의 의혹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김사율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두산의 추격을 뿌리친 승리

 롯데가 6회초 공격에서 나온 이대호의 투런 홈런으로 두산과의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려놓았지만, 두산의 추격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롯데의 선발투수 이재곤은 6회에도 역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임재철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이재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허준혁이 첫 상대인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은 뒤 오재원의 1루 땅볼 타구에 1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6회말의 1득점으로 롯데를 3점 차로 쫓던 두산은 마지막 이닝인 9회말에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으며 추격하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8회말 투 아웃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강영식은 9회말 두산의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중견수 왼쪽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하였고, 김현수와 김동주를 각각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 했지만, 최준석에게 우익수 왼쪽의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롯데의 10점째 실점을 하였다.


 롯데는 9회말 공격에서 최준석의 적시타로 1실점을 하긴 했지만, 강영식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김사율이 손시헌을 상대로 포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 김선우의 공략에 성공한 롯데, 준 플레이오프의 전망을 밝게 하다. >

 앞선 도입부에서도 말했지만 9월 11일 잠실에서 펼쳐진 롯데와 두산의 시즌 18차전은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벌어지는 기선제압을 시도하는 경기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그리고 롯데가 이 경기에서 승리를 하게 됨으로써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경기가 되었다.

9월 11일 경기에서의 김선우 성적 (자료:KBO홈피)

- 김선우에 대한 공략을 성공한 롯데

 이날 경기를 통해서 롯데가 얻은 최고의 수확은 김선우에 대한 공략에 성공하였다는 점이었다.
올 시즌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하여 2승을 챙기며 2.08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던 김선우는 경험과 롯데를 상대로 한 성적 등에서 준 플레이오프 1선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김선우에 대한 공략 방법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단기전인 준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반감시키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롯데 타자들은 김선우의 공략에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김선우를 상대로 앞선 두 경기에서 13이닝 동안 3점을 뽑아내는 것에 그쳤던 롯데의 타자들은 이날 경기에서 2 1/3이닝 동안 총 8점이라는 큰 점수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수확은 그동안 단 한 개도 뽑아내지 못했던 볼넷을 3개나 골라냈다는 점이다.
김선우가 팀 득점과 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를 상대로 2.08이라는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었던 것은 볼넷이 없었기 때문인데(앞선 두 경기에서 롯데는 김선우를 상대로 12이닝 동안 15안타를 만들어내며 결코 작지 않은 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것은 김선우가 롯데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역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지난 경기까지 롯데를 상대로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고 있던 김선우, 반면 피안타율은 높다.(자료:스탯티지)

- 김선우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3개의 볼넷

 앞서 말한 3개의 볼넷은 김선우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김선우가 롯데의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보여준 투수패턴은 주자가 없을 시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만 주자가 나간 이후에는 철저하게 유인구 위주의 피칭을 보였고, 이런 패턴의 피칭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김선우의 이런 패턴의 피칭은 9월 11일 경기에서도 역시 나타났다.
김선우는 3회초 롯데의 공격에서 강민호, 가르시아, 정보명의 연속 3명의 타자를 상대로 2-3 풀카운트 상황에서도 우타자 바깥쪽(좌타자인 가르시아에겐 몸쪽) 낮은 곳의 유인구를 던졌다.
강민호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풀카운트 이후 유인구를 던진 것은 어느 정도는 가능성이 높은 투구였지만, 가르시아와 정보명 타석의 경우 만루 상황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가 평소 롯데를 상대로 어떠한 승부를 주로 펼쳤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렇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유인구 승부를 많이 했던 그가 9월 11일 경기를 통해 연속 3개의 볼넷을 허용하게 되었을 때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그가 내준 볼넷이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공이 빗나가 볼넷이 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유인구를 던진 것을 상대가 골라낸 볼넷의 허용이라면, 다음 승부의 같은 상황에 몰리게 된다면 승부구를 어떤 공을 던질지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황재균의 컨디션 상승? >

 9월 11일 경기에서 롯데가 얻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수확은 황재균의 활약이었다.

 지난 시즌 넥센에서의 활약과는 달리 손목 부상 등의 이유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황재균은 이날 경기에서 솔로 홈런과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포함한 5타수 3안타 4타점의 활약을 보였다.

 롯데 내야안정을 위해서는 모든 경기의 선발라인업에 들 수밖에 없는 그가 2할대 초반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롯데 타선의 유일한 약점이나 마찬가지였고, 이런 황재균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선수 한 명의 활약이 아닌 팀 타선 전체의 공격력이 몇 배는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황재균이 기록한 홈런과 3타점 적시타가 방망이 중심에 잘 맞은 안타였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록했던 7회초의 안타가 유인구에 속은 상황에서 배트 컨트롤로 만들어낸 안타라는 점은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 마무리하면서.. >

 사실 이날 경기에서 롯데가 얻는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앞선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1실점 완투승을 비롯하여 두산에게 아주 강한 모습을 보였던 이재곤이 두산의 타자들에게 공략당하였다는 점은 롯데가 이날 경기에서 얻는 수확만큼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주전으로 분류되지는 않는 임재철과 정수빈, 유재웅이 이재곤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것은 두산의 선수활용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롯데의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롯데가 공략에 성공한 김선우는 두산의 선발 투수 중 롯데에게 강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투수였던 반면, 롯데의 경우 이재곤이 아니라도 팀의 선발투수 중 사도스키와 김수완이 두산을 상대로 1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사도스키 1경기 7이닝 1실점 방어율 1.29, 김수완 2경기 11 1/3이닝 2실점 방어율 1.59)에서 상대적으로 그 타격이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튼 잃은 것도 있었지만, 얻은 것이 더 많아 보였던 9월 11일의 두산전 경기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