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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선택의 기로에선 로이스터 감독!! 3루수 이대호를 고집할 것인가?


 2010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모두 끝이 났고, 그토록 기다렸던 롯데와 두산의 준PO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한국프로야구 8개 구단 모든 팬들의 관심은 한 곳으로 모일 것이고, 롯데와 두산의 감독과 주장은 오늘 오후 잠실구장에서 진행될 미디어데이를 통해 출사표를 던지며 진정한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릴 것이다.


< 준 PO 엔트리 발표와 김수완의 탈락 >


 사실 롯데와 두산의 준 플레이오프는 이미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양 팀의 준 PO 엔트리가 26일 KBO를 통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의 엔트리가 발표되자 많은 팬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재곤과 함께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던 김수완이 명단에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롯데의 팬들은 롯데가 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이후 계속적으로 준 PO에 참여할 선수들의 명단이 어떻게 짜여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팬들 대부분의 생각은 9월 22일에 포스팅했던 '롯데, 26명의 포스트 시즌 엔트리에 선택받게 될 선수는?'에서 밝혔듯이 투수진이 11명이 될 것인가 아니면 12명이 될 것인가에 모아졌을 뿐이지 김수완의 엔트리 포함은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투수가 11명이면 임경완, 배장호, 이정훈 중에 한 명이 빠지고 외야수 황성용이 포함될 것이며, 투수가 12명이면 황성용이 빠지고 앞에서 언급한 3명의 투수는 모두 포함될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하지만 정작 엔트리가 발표되자 엔트리 포함이 당연할 것으로 판단되었던 김수완이 명단에서 빠지게 된 것이었다.

김수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컨디션 저하에 따른 제구력 문제에 발목 잡힌 김수완


 당초 엔트리 포함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김수완이 팬들의 예상을 깨고 선수단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체력저하에 따른 제구력 난조가 그 원인으로 알려졌다.

 팬들도 김수완의 체력적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인식을 하고 있었기에 그 이유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란은 생기지 않았다.
김수완의 경기를 지켜본 팬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그는 마른 체격 탓에 구위가 뛰어나지 않는 반면 칼날 같은 제구력과 자신감 있는 피칭으로 호투를 할 수 있었던 선수였기에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좋은 투구를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수완의 투구는 좌,우 끝을 찌르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든 뒤 스플리터를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를 요리하는 스타일이다. 제구력이 좋지 않은 김수완은 결정구로 사용하는 각도 큰 스플리터를 던질 기회도 가지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9월 25일 한화와의 2군 경기에 등판하였던 김수완이 2이닝 동안 총 12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홈런 2개를 포함한 6피안타를 맞아 5자책점을 기록한 것도 제구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김수완의 공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증명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다만, 로이스터 감독이 시즌 마지막 일정을 진행하는 동안 언론과 했던 인터뷰에서 5선발 체제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었고, 로이스터 감독의 인터뷰 통해 김수완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음을 추측했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김수완이 컨디션 회복에 실패하였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좋지 못했던 김수완이다. (자료:KBO홈피)


- 상처를 발전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김수완이 되길

 김수완은 이번 엔트리 탈락에 나름의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신인선수가 1군 무대를 밟은 첫해에 포스트 시즌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은 선수 본인에게 큰 영광이 될 뿐만 아니라 더 큰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기에 이번 엔트리 탈락은 그에게 아픔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받게 된 상처를 자신을 위한 채찍질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당장에 컨디션 회복에 성공해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 겨울에는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체격을 키우는 것에 열중해야 할 것이며, 조금 더 다양한 공을 던질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팬들은 그가 한 시즌 반짝했던 선수로 기억되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볼 수 있는 롯데의 에이스로 자리 잡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 이대호의 발목 부상, 로이스터 감독의 선택은? >

 정규시즌과 같이 장기 레이스가 아닌 준 PO와 같은 장기 레이스에 돌입하게 되면, 감독들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짧게는 3경기 만에 1년간의 노력을 허망하게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팀의 수장인 감독은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전술과 전략을 짜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전술은 팀의 최고 장점인 공격력에 모든 것을 집중한 것이었다.

로이스터 감독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대호의 3루수 기용을 단언했던 로이스터 감독, 그리고 팬들의 우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가 준PO 진출권을 확보한 직후부터 계속적으로 이대호의 3루수 출장을 이야기했다.
이대호를 3루수로 출장시킴으로써 이대형에 이어 도루 2위를 차지하며 팀 내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김주찬을 1루수로 투입하고, 외야 자원을 손아섭, 전준우, 가르시아로 배치한다는 것이었다.
즉, 이 전술은 이대호가 1루수로 출장할 경우 벤치를 지켜야만 하는 손아섭을 타선에 넣음으로서 팀 공격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전술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이 이대호의 3루수 출장에 대한 단언이 이어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어차피 롯데가 불펜과 수비에서 강정을 가지고 있는 팀이 아니기에 그 불안요소를 막기 위해 급급하기보다는 팀의 최고 장점인 공격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전술을 쓰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지만, 더 많은 팬들은 단기전의 특성상 수비력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로 단기전의 경우 작전에 의한 경기를 많이 펼치기 때문에 내야수들은 평소에 비해 훨씬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한다. 특히 작전능력이 뛰어나고 발 빠른 선수들이 많은 두산을 상대라면 더욱 그럴수밖에 없다.

 그리고 몸쪽 승부를 많이 하는 롯데 투수들의 성향을 생각한다면 빠른 타구가 많이 가게 되는 3루수에 이대호를 배치하는 것은 내야수비에 있어서 큰 구멍이 된다. 여기에 기존의 3루수인 황재균이 유격수로 가게 되는 것 또한 큰 문제이다. 3루 수비는 수준급이지만 유격수 수비에서는 풋워크와 송구에서 문제를 여러 차례 나타낸 황재균이 유격수로 나선다는 것은 이대호의 3루 출장과 함께 내야 절반의 전력을 크게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팬들은 로이스터 감독의 이대호 3루수 출전 단언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다.

가르시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경기 감각이 떨어진 가르시아 꼭 써야 하나?

 이렇게 팬들의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가르시아의 출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팬들도 작지 않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하였지만, 이대호를 3루수로 출장시키는 이유는 손아섭을 경기에 출장시키기 위함이다.
타율 0.306의 선수를 벤치에 앉혀 두는 것은 감독의 입장에서 용납하기 힘든 현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손아섭을 꼭 경기에 출장시키기 위해서는 이대호를 3루수로 출장시키며 내야의 수비를 약하게 만들어 두산에게 발야구를 시도할 기회를 제공하기보다는 차라리 KBO의 징계로 인해 정규시즌 마지막 7경기에 출전하지 못하였고 후반기 일정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가르시아를 라인업에서 제외시키고 그 자리에 손아섭을 넣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9월 5일까지의 가르시아 후반기 성적, 9월 5일 이후 4게임에 더 출장했지만 12타수 1안타에 그쳤다. (자료:스탯티즈)


 실제로 후반기 이후의 가르시아를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롯데 타선의 유일한 구멍에 가까웠다. 그가 후반기 일정에서 기록한 타율은 114타수 2안타로 0.22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타율이 낮더라도 장타력을 뽐냈던 과거와는 달리 홈런도 후반기 33게임에서 단 2개만을 기록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런 가르시아의 상태라면 상대에게 위협적인 존재조차도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대호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이대호의 발목 부상은?

 위에서 언급된 몇 가지 이유들로 인해 이대호의 3루수 출장문제가 이슈가 된 상황에서 팬들을 더욱 동요하게 만든 것은 이대호의 발목부상문제였다.
정규시즌의 마감을 앞둔 지난 9월 19일 한화전에서 홈 슬라이딩을 하다 발목 부상을 당하고 말았던 이대호의 발목 부상이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아직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사가 계속 나오게 될수록 팬들은 이대호의 3루수 출전에 대해 더 큰 우려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컨디션이 좋은 상황에서도 3루 수비에 문제가 있었던 이대호가 발목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3루수를 보게 된다는 것은 내야수비의 안정을 떠나 로이스터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팀 공격력의 핵심인 이대호에게 부담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부상을 더 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분명 로이스터 감독의 전술이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가르시아의 컨디션, 이대호의 발목 부상 등의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다면 그는 조금 다른 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다.


< 마무리하면서.. >

 이대호의 부상에 대한 팬들의 걱정이 계속되고 있던 9월 27일 오후, 한 스포츠 전문지를 통해 이대호의 부상과 3루수 출전 문제에 대한 로이스터 감독과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고, 이 기사로 인해 롯데팬들은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그 이유는 기사 말미에 언급된 로이스터 감독의 "이대호가 3루수로 나서지 못한다면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발언이 일부 팬들에게는 이대호의 가치를 공격이 아닌 수비에 두는 표현으로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 기사의 내용은 통역을 통한 의사전달의 과정에서 그 표현이 잘못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로이스터 감독의 '이대호 3루수 출전'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롯데팬들은 로이스터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에 대해 응원할 것이다.

 그러나 롯데를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그의 선택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이 되길 바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