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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팬이 생각하는 PO 1차전 관전 포인트


김경문 감독과 선동렬 감독 (사진출처:KBO 홈피)

 10월 7일 저녁 6시,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된다.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준 PO 5차전 이후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 팬들에겐 다시 한 번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고 그토록 원했던 PO가 시작되는 것이다.



< 삼성의 우세를 예상한 전문가들 >

 준 PO 5차전이 끝난 이후, 모든 언론의 포커스는 두산과 삼성이 펼치게 될 PO에 맞춰지기 시작했고, 양 팀의 장단점을 파악하며 누가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획득할 것인가를 예상했다.
그리고 그 결과 대부분의 언론들을 비롯하여 삼성과 두산을 제외한 6개 구단 코칭스텝들은 삼성의 우세를 점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삼성의 우세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두산이 롯데와 펼친 준 PO 시리즈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고, 이로 인해 두산 선수들의 체력을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홍상삼 (사진출처:두산베어스홈피)

- 벌써부터 문제가 생긴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

 PO 라운드에서 기다리고 있던 삼성은 롯데와 두산의 준 PO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가는 혈투가 되길 바랬을 것이다.
다른 팀도 아니고 8개 구단 전체 중에서도 각각 선발진과 불펜진에 큰 구멍을 안고 있는 두산과 롯데가 장기전으로 가게 된다면 두 팀 중 어떤 팀이 PO에 올라가더라도 삼성의 입장에서는 상대의 약점을 한눈에 보며 경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삼성의 입장에서는 두산과 롯데 중 그나마 선발진이 안정된 롯데보다는 선발진이 약한 두산이 초반 득점 후 철별 불펜진 가동이라는 삼성 스타일의 경기운영에는 더욱 잘 맞아떨어지는 팀이었을 것이다.

 역시나 두산은 PO 1차전에서부터 선발진 문제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모 언론 기사의 제목처럼 '고르고 고른 차우찬 VS 어쩔 수 없이 홍상삼'의 매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올 시즌 중반 이후부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며 10승 고지를 밟음과 동시에 승율 1위를 기록했던 차우찬이 배영수, 장원삼과 같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PO 1차전 선발로 낙점받은 것과는 달리 준 PO 4, 5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김선우와 히메네즈를 쓸 수 없어 1차전 선발로 나서는 홍상삼은 그 무게감에서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산의 더 큰 문제는 지금 상태로는 팀 내 에이스인 김선우를 빨라야 3차전에서나 쓸 수 있다는 것이고, 히메네즈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준 PO에서 처럼 많은 의지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고창성 (사진출처:두산베어스홈피)

- 불펜진은 더욱 심각

 선발진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어진 두산의 입장에서 불펜진의 상황까지 보게 된다면 더 큰 고뇌에 빠지게 될 것이다.

 8개 구단 최고를 자랑하는 삼성의 불펜진을 상대하기에는 그 선수층부터 차이가 나며, 그나마 어디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을 고창성이 준 PO 4, 5차전을 통해 이미 체력적인 문제를 나타냈다는 것 또한 두산에겐 큰 문제이다. 두산은 롯데와의 준 PO 시리즈에서 대부분의 경기를 박빙의 경기를 펼쳤고, 그로 인해 어떻게 보면 패전조라고도 볼 수 있는 김승회, 김창훈에게는 등판 기회를 줄 여유도 없이 승리조로 구분되는 고창성, 완론드, 정재훈, 김현승 등에 과도한 의지를 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야구 몰라요~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삼성이 유리하다고만 생각할 수도 없다.
어느 유명 해설자가 늘 입에달고 다니는 '야구 몰라요~'라는 말이 포스트 시즌에는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 몸 풀린 두산, 감 떨어진 삼성

 야수진의 경우 두산이 준 PO를 통해 긴장감을 해소 하고 몸을 풀 기회를 가졌다면, 삼성의 입장에서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이후 10일에 가까운 휴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포스트 시즌에 대해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런 문제는 두산이 준 PO 1, 2차전을 통해 자신들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수비와 주루플레이에서 미스를 보이며 자멸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위타선까지 모두 완벽에 가까운 스윙을 보임과 동시에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이기 시작한 두산과 10일이 넘는 휴식 뒤에 PO라는 큰 무대에 나서는 삼성, 두산의 입장에서는 상대 전력에서 가장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이것에 희망을 걸 것이다.



< 서로가 조심해야 할 부분 >

 두산과 삼성, 삼성과 두산의 팬들이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너무 원초적인 질문과 답변이 되겠지만, '상대가 가지고 있는 약점을 내가 응원하는 팀이 얼마나 잘 압박할 것인가?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팀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얼마나 잘 살릴 것인가?'를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잘 살펴보면 된다는 것이다.

차우찬 (사진출처:삼성라이온즈홈피)

- 차우찬, 긴장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우선 선발투수에서는 분명 삼성이 우위를 보이며 출발을 한다.
그렇다면 삼성의 차우찬은 대부분 전문가의 예상처럼 홍상삼에 비해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까?

 물론, 데이터 상으로는 차우찬이 월등히 좋은 활약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변수는 존재한다.
삼성과 차우찬이 조심해야 할 변수는 '긴장감 극복'이 될 것이다.

 사실 차우찬이라는 투수가 선발 투수로서 자리 잡게 된 것은 3개월이 되지 않았다.
데뷔 이후부터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새가슴' 혹은 일부 팬들에 의해서는 '불펜 류현진'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선수가 차우찬이다.
그만큼 위력적인 공을 가지고는 있지만 선발투수로 경기에 나섰을 때는 그 부담감에 짓눌려 자신을 공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를 삼성팬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생에 첫 포스트 시즌 선발투수로 나서게 된 차우찬이 정규시즌 보다는 몇 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오늘 경기에서 그 부담감을 이겨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삼성이 선발투수에서 이런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두산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벌써 포스트 시즌 선발 경험을 한 홍상삼을 선발로 올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금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차우찬과 홍상삼 (사진출처:KBO홈피)

- 두산의 이종욱과 하위타선, PO에서도 영웅이 될까?

 두산의 입장에서는 하위타선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종욱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준 PO와 같은 활약을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두산이 롯데를 상대로 2연패 뒤 3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임재철, 손시헌, 용덕한, 이원석 등으로 짜여진 하위타선과 1번 타자에 배치된 이종욱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면 두산의 하위타선과 이종욱은 삼성을 상대로 롯데와의 경기만큼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사실 롯데전의 임재철, 손시헌, 이원석, 이종욱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것이었다.
롯데만 만나면 슈퍼맨이 되어버리는 롯데출신 이원석과 임재철, 그리고 홈런은 1개밖에 기록하지 않았음에도 이성열, 최준석에 이어 롯데를 상대로 타점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시헌, 마지막으로 전체 타율 0.312의 이종욱은 롯데팬들에게는 김현수, 김동주보다 더 무서운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삼성에게도 롯데전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이게 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우선 손시헌과 이원석의 경우 기록 면에서는 롯데전에 비해서 더 좋은 활약을 보였기에 어느 정도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종욱과 임재철이 삼성을 상대로 보여준 활약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이종욱의 경우 시즌 타율보다 훨씬 부족한 0.250의 타율을 기록했고, 임재철의 경우 0.182의 타율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삼성의 불펜과 롯데의 불펜은 분명 질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상대 투수가 강하면 강할수록 3할 타자와 그렇지 못한 타자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분명 좋은 선수들임이 분명하지만, 김현수, 김동주 등 중심타선의 부진에 대한 짐까지 짊어진 두산의 하위타선이 삼성의 막강 불펜을 상대로도 롯데전과 같은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 마무리하면서.. >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롯데팬으로서 삼성과 두산, 두산과 삼성의 PO경기에 대한 예상을 하거나 그에 대한 코맨트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그들보다 두산과 삼성이라는 팀, 그리고 선수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두 팀의 대결에 관심을 가지는 팬들은 많지 않았겠지만, 이 경기가 PO 첫 경기라는 것만으로도 전국의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 많은 팬들 중 한 명이다.

 만약 삼성과 두산을 응원하는 팬들이 나의 글을 읽고 얼토당토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미안하다는 말을 하겠다. 
그러나 비판보다 '다른 팀의 팬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는 자세로 다른이의 의견을 들어본다면 이것 또한 포스트 시즌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아주 조심히 글을 썼음도 알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