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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 한눈에 보는 2010시즌 전반기 최악의 경기들



 2010시즌 프로야구 전반기를 마감 하는 올스타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한동안 '올스타 롯데월드'는 달갑지 않은 비판을 받았던 롯데팬들은 홍성흔, 가르시아, 이대호 등의 뛰어난 활약으로 당당해질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롯데 선수들이 볼거리가 많았던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은 전반기 마지막 일정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후반기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도 한다.



< 롯데, 2010프로야구 전반기 결산, Worst 경기? >

 전반기 정규 경기를 마무리하고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되었던 지난 금요일, 그동안의 포스트 내용을 살펴보게 되었다.
정말 빠르게 흘러갔던 시간 속에 롯데는 다양한 경기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음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지난 경기의 내용을 글로 읽기만 하는데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경기가 있었던 반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기들도 작지 않았던 것이다.

 롯데의 전반기 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7월 24에 발행했던 ' 롯데, 2010시즌 전반기 최고의 경기는?'에 이어 이번에는 팬들을 울상 짓게 만들었을 것 같은 최악의 경기들을 개인적인 시각에서 뽑아보도록 하겠다.

순서는 일정 순, 혹은 비슷한 경기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포미닛의 공연으로 시작 되었던 2010프로야구 개막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3월 27일 넥센전, 개막전의 패배 -

 시즌 초반, 나와 나의 절친은 '이러니 봄데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다.
3월 한 달 동안 계속 되었던 시범경기에서 10승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1위 자리에 올랐던 롯데가 시즌 개막과 동시에 5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롯데가 연패에 빠지게 된 것은 최악의 경기가 되었던 개막전 탓이 컸다.

 3월 27일에 치러졌던 개막전에서 롯데는 넥센에게 2대3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단지 개막전의 점수만을 본다면 치열한 투수전에서 롯데가 아쉽게 패배한 경기로 보인다.

 하지만 그 경기의 내용을 다시 훑어보면 왜 이날의 경기가 최악의 경기였는지 알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최고의 타율과 함께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했던 야수들은 총 10개의 안타와 3개의 사사구를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호, 가르시아가 기록한 홈런 두 방으로 단 2점 만을 뽑아내는 집중력부족을 나타냈고, 수비에는 2회 투 아웃 상황에서 김민성이 3루 땅볼 타구를 뒤로 흘리는 실책을 저지르며 결승 투런 홈런을 맞게 되는 빌미를 제공해줬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는 관중도 롯데의 승리를 가로막는 역할을 했다.
3대2의 스코어로 1점 차 리드를 당하고 있던 롯데의 마지막 9회말 공격, 
원 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이 친 홈런성 타구가 볼데드로 선언 되며 2루타 처리 되는 장면이 그랬다.
당시 심판진은 김주찬의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기 전에 어떤 관중에 의해 관여를 받았다고(펜스를 넘어간 타구를 건드렸다면 홈런이겠지만 펜스를 넘어가기 전에 건드렸기에 규정상 즉시 볼데드) 판단하였고, 볼데드를 선언함과 동시에 김주찬의 타구를 2루타로 인정한 것이다.
만약, 당시에 관중이 타구에 대한 관여(날아오는 타구를 건들임)를 하지 않았다면 김주찬의 타구는 홈런이 되었을지도 모르며, 홈런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시 공의 궤적과 김주찬의 발 그리고 사직구장의 펜스 상단 철조망의 특진을 생각한다면 3루타가 충분했었기에 모든 면에서 롯데에겐 마이너스의 효과를 준 것이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패배하며 최악의 팀 분위기가 형성되고 말았다.
첫 경기를 망친 롯데의 선수들은 조급증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5연패를 하는 동안 경기당 평균 2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최악의 경기를 펼쳐야만했다.


4월 9일 경기에서 득점 후 즐거워하는 홍성흔.. 이때까지는 좋았는데..(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월 9일 한화전, 8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역전패 당한 롯데 -

 4월 9일의 사직구장, 팀의 핵심전력을 FA로 잃으며 2010시즌 최약체로 평가받던 한화를 홈으로 불러들인 롯데는 이 경기부터 시작되는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개막전부터 당했던 5연패를 만회하려는 꿈을 꾸고 있었다.

  경기 초반은 롯데의 뜻대로 모든 것이 풀려가는 듯했다. 4회말까지 무려 11점을 뽑아내며 8점차의 리드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경기는 롯데의 희망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5회초부터 연속이닝 실점을 하기 시작한 롯데는 8회초에만 무려 6실점을 하며 역전을 당하였고, 겨우 8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내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결국 12회초 수비에서 결승점을 내주며 15대14의 대역전패를 당하고 만 것이다.


 롯데가 전반기 동안 기록했던 45패 가운데 이 경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팬들은 거의 없다.
다양한 기록들을 쏟아내며 야구역사에 기록 될 이 경기에서 롯데는 패자로 기록되고 말았다.
한 경기 최다 안타,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등의 기록을 누군가가 찾아보게 된다면 롯데는 그 배경이 되었던 게임의 패자로 기억되고 말 것이다.


4월 21일 경기에서 선발투수였던 장원준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4월 21일 기아전, 문규현의 실책으로 윤석민을 쓰러트리지 못했던 롯데 -

 KIA를 홈으로 불러들였던 4월 21일의 경기는 상대의 에이스를 쓰러트릴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수비실책으로 인해 놓쳐버린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롯데는 이 경기에서 상대 선발투수인 윤석민을 궁지로 몰고 있었다.
3회말 공격까지 총 4점을 뽑아내는 등 윤석민을 계속 몰아붙이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롯데의 것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롯데의 완벽했던 분위기는 5회초 수비에서 한 선수의 아쉬운 수비로 인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 주인공은 문규현이었다. 
선발투수인 장원준이 원 아웃 주자 만루의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김상현을 상대로 병살타성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냈지만 뮨규현의 미숙한 플레이가 나와 선행주자만을 아웃시키며 3루 주자에게 점수를 허용했다.
문규현의 아쉬운 수비는 장원준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장원준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다음 상대인 최희섭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추가 2실점을 하였고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문규현이 보여준 미숙한 수비는 5회초에 나왔던 플레이만이 아니었다.
문규현은 이미 2회초 수비에서 실책을 저지르며 밀어내기 볼넷의 빌미를 제공한 상태였고, 결국 문규현이 저지를 실책과 미숙했던 플레이가 총 4실점과 연관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5월 11일 경기에서 박종윤이 4회말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장면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월 11일 SK전, 불펜 투수의 능력차를 확연히 보여준 롯데 -

 사직구장에서 벌어졌던 5월 11일 SK전은 게임 초반만 하여도 롯데팬에게 최고의 경기가 되어 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최고의 경기가 최악의 경기로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롯데의 팬들은 이 경기에서 비참함까지 느껴야만 했다.

 사실 이 경기는 버리는(?) 게임에 가까웠다.
그렇지 않아도 SK에게 약한 롯데의 입장에서 김광현과 김대우의 선발 대결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욕심과도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경기 초반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국내 최고의 좌투수 중에 한명인 김광현이 제구력에 문제를 보이며 롯데의 타자들에게 난타 당하기 시작 한 것이다.
비록 김대우도 역시 SK의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고 있었기에 4회말의 공격이 끝나는 상황에서 11대10의 1점차 리드를 당하고 있었지만, 김대우를 몰아붙이고 있는 SK에 비해 김광현을 몰아붙이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가 더 좋은 것은 누가봐도 당연해 보였고 역전도 쉽게 해낼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롯데의 역전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는 집중력을 보이며 점수를 벌려놓기 시작했고, 롯데는 4회말 이후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의 두 팀의 점수차는 21대10의 스코어로 11점이나 벌어져 있었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불펜진의 능력차를 확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SK의 경우 김광현이 3 1/3이닝 투구 이후 물러난 4회 중간부터 총 4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며 5 2/3이닝 동안 2자책점으로 롯데를 막았지만, 롯데의 불펜투수들의 경우 김대우 이후 6이닝 동안 총 6명의 투수가 투입되며 총 16자책점을 기록했다.


이용훈의 5월 13일 투구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5월 13일 SK전, SK가 버린 경기에서 패배한 롯데 -

 5월 13일 사직에서 벌어진 경기는 상대가 SK였지만 롯데가 꼭 승리를 챙겼어야하는 게임이었다.
그 이유는 13일의 경기는 SK가 '버리는 게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당시 선발투수의 체력적 문제를 겪고 있었던 SK는 롯데와의 3연전 이후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었다.
SK의 김성근 감독은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선택한 결과는 로테이션상 13일 롯데전에 등판해야했던 글로버를 대신해 박현준은 선발로 내세우고 글로버에게는 휴식을 줘 두산전을 대비하는 것이었다.
시즌 막판까지 두산과 순위싸움을 할 것이라 판단한 김성근 감독은 롯데에게 패배하여도, 두산에게는 패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였다.

 SK가 '버린 게임'이나 마찬가지였던 이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다면 롯데의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기에 롯데는 이경기를 어떻게든 이겼어야만 했다.
하지만 부상 복귀 이후 첫 선발 무대에 섰던 이용훈이 경기초반부터 난타당하더니 정근우에게 빈볼을 던져 게임 분위기를 망쳐 놓았고, 타자들은 박현준과 고효준, 정우람을 상대로 무기력한 공격을 보이며 2점밖에 뽑지 못해 패배하고 말았다.


 이 경기는 SK가 버린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 못한 것도 큰 문제였지만, 4회초 수비에서 나왔던 정근우를 향한 이용훈의 빈볼퇴장은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정근우가 아픔을 참으며 두 팀의 충돌을 막은 것에 반해 변명으로 일관하던 이용훈의 모습은 롯데팬들 조차도 큰 실망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패전 투수가 되었던 6월 15일의 임경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6월 15~17일, 6월 29~ 7월 1일의 삼성과의 6경기 -

 롯데가 6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상대했던 팀은 9번(7월 1일 경기도 포함)의 대결을 펼쳤던 삼성이었다.

 6월달 삼성과의 첫 대결은 아주 좋았다.
롯데는 6월 4일부터 6일까지 이어진 대구 원정 3연전을 승리로 이끌었고, 이 승리를 발판으로 8연승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의 6경기가 문제가 되었다.
두 번의 3연전에서 롯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며 승리 없이 1무 5패만을 기록한 것이다.
 
 6월 중반에 있었던 3연전에서 롯데가 노출한 문제는 경기 후반의 집중력 부족과 불펜의 신뢰감 부족이었다.
롯데는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졌던 3연전에서 세 경기에서 모두 1회말 득점에 성공하는 등 경기 초반
나름 활발한 공격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롯데는 경기후반으로 가면서 불펜투수들이 실점을 주기 시작했고, 상대가 점수 차를 좁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끝내는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3연전에서 롯데가 기록한 14득점 가운데 5회까지 기록한 점수가 13득점이었던 반면 이후의 득점은 단 1점에 불과했고, 투수들이 내준 22실점 가운데 8회 이후 내준 점수가 11점이나 되었다.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이어진 3연전의 패배는 경기내용의 문제도 있었지만, 순위싸움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3연전에 돌입할 당시 3위였던 삼성과 3.5의 게임차로 4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3연전에서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3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3연전을 모두 패배하면서 삼성과의 게임차는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되었고, 이제는 삼성을 따라잡는 것은 생각도 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 마무리 하며.. >

 위에서 언급한 내용 말고도 불펜투수들이 역전패를 당했던 많은 경기들과 27개의 안타를 주고받으며 난타전 끝에 14대13의 스코어로 승리하였던 7월 3일의 LG전도 최악의 경기로 떠오릅니다.
롯데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에 잘했던 경기보다 못했던 경기가 더욱 눈에 많이 들어오게 되더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아주 힘들게 표를 구해서 갔던 개막전 패배와 또 오랜만에 대학 후배들을 만나 직관(직접관전)했던 4월 9일의 한화전은 패배는 잊혀지지가 않네요 ㅠ.ㅠ

 '후반기를 시작한 지금, 전반기 최악의 경기를 나열하는 것이 좋지 않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빴던 경기를 다시 훑어보며 후반기에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금요일에 포스팅했던 '전반기 Best경기와 순서를 바꿨어야하는데...ㅠ.ㅠ)